스타벅스 사태, ‘국민선동죄’ 형법으로 단죄해야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탱크데이’로 상징되는 최근 스타벅스 사태는 우리 사회의 양식 있는 모든 사람들의 커다란 분노를 일으킨 사건이었다.
독일에서 나치 학살 왜곡은 국민선동죄 형법으로 처벌
주지하는 바와 같이, 히틀러 나치의 유대인 집단학살, 즉 ‘홀로코스트’는 독일만이 아니라 인류의 비극이었다. 사실 독일에서도 이 학살행위를 부인하고 왜곡하는 행위가 단절되지 않았고 오히려 네오나치에 의해 발호하는 양상도 존재해왔다. 이는 유럽 전체의 집단지성에 대한 도전으로서 이에 대한 법적 대응은 지속적으로 모색되어왔다.
이른바 ‘부인주의’(否認主義, Negationism)란 역사적 사실의 공개적 부인”을 의미하는 신조어로서 일반적으로 집단살해의 부인”을 의미하는 개념이다. 기존 독일 형법 제130조에 규정된 국민선동죄는 폭력이나 증오를 선동하는 행위가 동시에 인간 존엄”을 침해할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었지만, 1994년 10월 28일 중대범죄대책법(Verbrechensbekämpfungsgesetz)을 통하여 현행 독일 형법 제130조 제3항에 독자적인 홀로코스트 부인 금지 조항이 신설되었다. 해당 규정이 신설되면서 특정 집단에 대한 폭력·증오 선동행위로 처벌하는 경우(제130조 제1항)에도 인간 존엄의 침해” 요건을 공공 평온의 침해”로 대체하였다.
여기에서 범죄구성요건은 행위를 통해 공공의 평온”이 이미 침해되는 ‘결과’를 요구하지 않으며, 심지어 구체적으로 위태롭게 할 ‘위험’의 발생도 요구하지 않는다. 행위의 불법성을 인정하는 데는 그 행위로 법적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근거 있는 우려가 존재하기만 하면 된다( 기억과 왜곡 사이의 5·18 - ‘기억의 형법’을 위한 시론”, 박학모, 5·18 민주화운동 35주년 기념 학술토론회, 2015 참조).
21일 광주 서구 광천동 이마트 광주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광주·전남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5·18 탱크데이 행사로 물의를 빚은 스타벅스 코리아와 정용진 회장을 규탄하고 있다. 2026.5.21. 연합뉴스
표현의 자유? ‘보호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
5·18 민주화운동 과정의 집단살해는 이미 헌정질서 파괴 범죄행위”로 단죄된 국가범죄이다. 따라서 그 국가범죄에 대한 부인(否認)과 왜곡 그리고 비방 행위는 단순히 명예훼손에 그칠 수 없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공동으로 약속한 공공질서를 공공연하게 파괴하는 행위이며, 이는 ‘국민선동죄’에 해당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더 이상 개인적 법익인 모욕죄의 차원이 아니라 사회적 법익인 공공질서에 대한 범죄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여전히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행위 처벌과 관련하여 ‘표현의 자유’를 운운하고 있다. 그러나 이 ‘표현’ 범주와 관련하여,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표현의 자유(독일기본법 제5조)의 제한에 대하여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태도를 견지하지만, 홀로코스트 부인은 이미 입증된 명백한 허위사실로서 의견 형성”에 아무런 기여를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본권의 보호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여 아예 헌법적 보호를 배제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현대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준수해야 할 최소한의 인륜(人倫)과 사회윤리가 존재한다. 대한민국이라는 우리의 민주주의 공동체의 사회적 법익인 공공질서를 위하여 결코 외부에 드러내서는 안 되는 ‘표현(表現)’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지금 5.18을 비롯하여 세월호, 고 노무현 대통령, 박종철 열사를 왜곡하고 망언을 거듭하는 이들 부인주의자들에게는 지극히 비정상적 ‘확증 편향(confirmation bios)’에 토대를 둔 ‘부인 및 왜곡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비상한 조치가 필수불가결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이 열린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일베 로 추정되는 청년들이 특정 손가락 모양으로 인증샷을 찍는 등 노 전 대통령을 조롱하고 모욕하는 행위를 벌였다. 조수진 변호사 페이스북
5·18 등에 대한 끝없는 모독, 조롱, 폄훼
우리 사회에서도 현재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각종 모욕 행위에 대한 처벌은 입법조치가 추진되어 시행중이다. 하지만 현행 5·18 민주화운동 관련 처벌 규정은 여전히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조건에서 스타벅스 사태처럼 비인간적이고 저열하기 짝이 없는 조롱을 비롯하여 각종 희화화나 폄훼 행위가 빈발해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이들의 극단적인 ‘일탈 행위’에 대해 전혀 처벌 수단이 부재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하여 ‘일베’를 비롯해 극우 세력들은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사실상 무법천지로 마음대로 조롱하고 희화화하면서 모욕해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우리 사회를 더욱 극단적으로 분열시키고 사회 양극화를 조장하는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진정한 통합을 위해서도 이러한 모독의 행태들은 반드시 바로잡아야만 한다.
이제 5·18 민주화운동을 모욕하는 각종 범죄 행위는 이미 우리 사회에 충분히 축적된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철저하게 처벌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5·18만이 아니라 ‘위안부’ 문제와 세월호에 대한 모욕 행위, 박종철 열사 관련 모욕 행위 그리고 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희화화와 폄훼 및 모독 행위들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비인간적이며 비문명적인 ‘악행’들은 감소는커녕 오히려 증가일로에 있다. 차제에 5·18 민주화운동만이 아니라 현재 우리 사회의 ‘공공 평안’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파괴하는 각종 행태에 대해 국가 형법상 ‘국민선동죄’에 의하여 단호한 단죄가 모색되어야만 한다. 이러한 일련의 왜곡 및 부인(否認)의 행태들은 결코 정상적인 의사소통의 과정을 통하여 완화되고 해소될 수 있는 수준으로 보기 어렵다. 국내외적으로 특별히 비상한 이 시기에 우리 사회의 정상적인 전진을 위해서는 극단적 세력의 비정상적 ‘확증 편향(confirmation bios)’에 대한 단호한 형법적 수단의 적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소준섭 전 국회도서관 조사관 namoo00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