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교도관 김성태, 검사실서 옥중경영 … 법무부 진술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연어·술파티 회유 의혹 과 관련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6.1.8. 연합뉴스
수원지검 박상용 검사실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쌍방울 임원에게 주주총회 준비를 시키는 등 검사실을 집무실처럼 이용한 정황이 김성태 녹취록 에서 드러난 가운데, 법무부 감찰에 응한 복수의 수원구치소 교도관들도 김성태의 옥중경영이 있었다 고 진술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박 검사를 직권남용과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전환해 강제수사에 착수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관 김성태 옥중경영했다…검사실 온 사람들 참고인 조사 안받아
10일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이 확보한 1600여 쪽 분량의 법무부 특별점검팀 문건을 보면, 수원구치소 보안과에 근무 중인 김아무개 씨는 지난해 8월 법무부 감찰팀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박상민(김성태 전 수행비서)을 자주 보았다. 공범들을 계호하러 1313호실(수원지검 박상용 검사실)에 올라가면 매번 있었다. 김성태의 심부름꾼 역할을 했다. 보통 옥중경영이라고 하는데, 김성태가 누구한테 얼마 보내라고 그런 식으로 지시를 하는 것을 목격했다 고 진술했다. 김 씨는 나아가 박상민이 1313호실에서 검사 또는 검찰 수사관에게 참고인 조사를 받는 것을 전혀 보지 못했고, 수원지검이 박상민을 부른 목적이 참고인 조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 덧붙였다.
김성태 옥중경영 관련 교도관 진술 그래픽.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앞서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박상용 검사실을 경영 집무실처럼 활용하는 특혜를 받았다 는 의혹을 제기하며 김성태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김 전 회장은 2023년 2월 23일 구치소 면회를 온 접견인에게 ㅎ그룹 장○○이하고 김○○ 고문(김 전 회장 친동생)이 내일 온다고 해서, 내일 거기 서 보기로 했거든 이라고 말했다. 같은 해 5월 15일 녹취록에서도 김 전 회장은 ㄱ하고는 내가 주주총회 이런 것 좀 설명해줘야 할 거 같아. ㄱ 올 때 ㄴ, ㄷ 오면 돼. 내일 4시쯤 오라고 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또 2023년 3월21일 (박상용) 검사가 배상윤 회장한테 전화해보라고 해서 통화했다. 교도관들이 엄청 스트레스 받아 했다 고 말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이 박상용 검사실로 부르거나 통화한 이들은 한결같이 쌍방울과 계열사 경영을 책임지는 인물로 볼 수 있다. 장○○은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쌍방울 그룹 최고재무책임자로 근무하며 대북사업 자금조달을 담당했던 인물이고, ㄱ, ㄴ, ㄷ은 각각 쌍방울 대표이사, 쌍방울 계열사인 에스비더블유(SBW) 생명과학 대표이사, 아이오케이(IOK) 대표이사로 추정된다. 배상윤 케이에이치(KH)그룹 회장은 김 전 회장과 각종 경영을 함께 한 형제같은 인물로 분류된다. 쌍방울그룹 관계자는 워치독과의 통화에서 거론된 인물들은 모두 김성태 전 회장과 함께 엠엔에이(M&A) 전략을 짜거나 투자를 했던 사람들 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용 법무연수원 교수가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5.10.23. 연합뉴스
교도관 검사실 온 쌍방울 임원들, 김성태 지시 외부 업무 처리
박상용 검사는 이 의원의 기자회견 뒤 직접 입장문을 내고 김 전 회장이 1313호실에서 만난 인물들은 수사 목적상 대질 조사를 위해 소환된 참고인일 뿐 수사 외 이유로 소환된 사실이 없다 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무부 감찰에 참여한 교도관의 질의응답서를 보면, 수사 외 이유로 수원지검으로 불려온 쌍방울 임원들이 다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교도관 ㄹ 씨는 2025년 8월 법무부 감찰팀에 출석해 박상민, 박상웅(전 쌍방울 이사)이 김성태와 1313호실에서 만나는 것을 수시로 목격했다. 횟수를 특정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였다. 주로 김성태가 지시하는 밖의 업무를 처리하는 역할을 했고, 제일 중요했던 것은 김성태가 입국하면서 쌍방울에 해가 될 만한 증거들을 다 없애라고 지시해서 직원들이 다 버렸는데, 당시 박상용 검사가 증거를 요구하자 김성태가 박상민이나 박상웅한테 버린 증거들을 찾아보라고 자주 지시하는 것을 들었다. 당시 박상용 검사가 쌍방울 관련 직원 그리고 가족까지 다 구속을 시켜놓은 상태에서 조사에 협조를 하면 한 명씩 풀어주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고 말했다.
이어 감찰팀이 ㄹ 교도관에게 김성태를 면회하러 온 박상웅이나 박상민을 박상용 검사 또는 검찰 수사관이 직접 참고인 조사를 한 사실이 있는지 고 묻자 그는 박상웅이나 박상민이 출소한 다음에 1313호실에 불러서 참고인 조사를 한 적은 없다 고 밝혔다.
김성태 옥중경영 관련 교도관 진술 그래픽.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도 지난해 9월 5일 법무부 조사에 임해 같은 진술을 했다. 이 전 부지사는 감찰팀의 출소한 박상웅과 박상민이 수원지검 1313호 검사실에 온 이유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김성태가 시키는 회사 업무, 그리고 외부 음식을 사 가지고 오는 잔 심부름, 또 저와 김성태의 사건과 관련하여 밖에서 다른 변호사를 만나서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그런 여러가지 역할을 하였다 고 답했다. 이어 이 전 부지사는 (김성태는 검사실에서) 실질적인 회사경영을 했는데 김성태, 방용철, 박상웅이 하도 저에게 자랑을 해서 알게 된 것이다. 제가 모르는 사업 이야기를 해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들은 이야기 중 포천에 있는 골프장이 잘 되고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고 말했다.
ㄹ 교도관의 증언처럼 김성태 전 회장의 측근들은 검찰 수사 초기에 구속됐다가 속속 풀려났다. 박상웅 전 이사는 쌍방울그룹 횡령 의혹의 주요 피의자로 2022년 8월 구속되었다가 2023년 2월 14일 재판 후 집행유예로 출소했고 박상민은 2023년 2월 9일 범인도피 혐의로 구속됐다가 같은 해 4월 28일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박상웅 전 이사는 석방 한달여 뒤인 2023년 3월 22일 수원구치소를 찾아 김○○ 쌍방울 고문과의 접견에서 나 700만 원 구형 받았어. 내가 5개방 6개방(수원지검 검사실 지칭)을 맨날 다니잖아. 뭐 갖고 와라 뭐 갖고 와라. 그래 가지고 나 이렇게까지 하는데 시원하게 해주십시오. 근데 어찌됐든 구형 700만 원 해줬어. 전○○ 검사님이 직접 내려와서 라고 말했다. 또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관련 사건으로 구속됐던 공범 손아무개(쌍방울 계열사 대표이사)씨는 2023년 4월 26일 보석으로 풀려났고, 이아무개(쌍방울 임원) 씨는 같은해 4월 26일, 김○○ 고문(김성태 동생)은 같은 해 5월 26일, 양아무개(쌍방울 고위임원)씨는 같은 해 7월 26일 차례대로 보석으로 풀려났다.
쌍방울그룹 대북사업의 목적이 쌍방울 계열사 나노스의 주가부양을 통한 시세차익이라는 내용의 수원지검 수사보고서. 2026.3.10.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검찰 박상용, 피의자로 전환해 강제 수사 착수 검토
김성태 전 회장이 연루된 쌍방울그룹의 횡령 배임·주가조작 사건 등은 대북송금 사건과 달리 검찰수사가 축소되었다는 의혹이 있다. 워치독이 입수한 2022년 10월 3일 수원지검 수사보고서에는 김성태가 나노스 주가를 부양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N프로젝트 로 불리는 댓글부대를 운용했다 고 써있지만, 정작 김 전 회장이 태국에서 압송된 2023년 1월 이후 관련 수사는 흐지부지 됐다.
박상용 검사실에서 김성태 전 회장이 외부와 연락하며 회사경영을 한 의혹을 밝혀내기 위해 법무부는 박상웅 전 이사의 휴대폰 압수수색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법무부는 보고서에서 박상웅이 휴대폰을 가지고 검찰청에 들어오니까 자기 휴대폰으로 제가 연락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연락을 해 주겠다고 한 것이고 또 박상웅이 제 변호사비도 대신 내 줄 수 있다고 저한테 말을 하였다 고 이화영이 진술하여, 박상웅 휴대폰 포렌식을 통해 의혹을 명확히 해소할 필요가 있다 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워치독과의 통화에서 박상용 검사는 피의자로 전환해 강제 수사를 할지 여부를 검토중 이라고 밝혔다.
김시몬 뉴탐사 기자,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기자, 김성진 시민언론민들레 기자 watchdog@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