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강제노동금지법 가이드라인 공개…기업 실사의무 없지만 최종 책임 묻는다 [노동] 유럽연합(EU)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을 역내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시키는 강제노동금지법(Forced Labour Regulation) 의 시행을 1년 반 앞두고 세부 이행 지침을 내놨다.
지난 26일, EU집행위원회는 강제노동금지법의 본격적인 시행을 위한 ‘강제노동 단일 포털’을 개설하고 법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간했다.
기업에 실사의무 부과하지 않는 대신 최종 책임 엄격히 부과
EU는 강제노동을 원천차단하기 위해 강제노동금지법을 시행할 예정이다./ChatGPT생성 이미지
눈에 띄는 대목은 EU가 기업들에 별도의 실사 의무를 강제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결과에 대한 책임만 묻는다. 즉 기업이 어떤 절차를 거쳤든 최종적으로 강제노동 제품을 시장에 유통시켰다면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집행위는 공급망 실사가 강제노동금지법 위반 여부를 입증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며, 국제노동기구(IL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실사 지침을 토대로 한 6단계 실사체계 마련을 권고했다.
법안 위반여부에 대한 조사의 경우, 유럽 역내에서는 회원국 정부가, 역외에서 발생한 사안은 집행위가 직접 주관한다. 조사 기준은 ▲강제노동의 규모와 심각성 ▲EU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 ▲강제노동이 개입된 부분이 최종 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구성된다 . 특히 국가가 주도하거나 묵인한 국가 주도형 강제노동 을 최우선 조사대상으로 설정했다.
법안 이행 절차는 ▲위반 가능성에 대한 초기 평가 ▲예비조사 ▲본조사 ▲시장 퇴출 결정, ▲역내외 집행 순이다. 본조사에 착수한 뒤에는 원칙적으로 9개월 안에 결론을 내야 한다. 기업이 조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조사 당국은 외부 증거만으로도 위반을 확정할 수 있어, 비협조 자체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적발 시 회수·폐기 명령…매출액 대비 최대 4% 과징금 가능
EU집행위원회의 강제노동금지법 적용 가이드라인/EU집행위원회
위반이 확정되면 해당 제품에 대한 판매·수출 금지는 물론 회수·폐기 명령이 내려진다. 다만 반도체나 핵심 원자재 등 EU가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제품은 즉각 폐기 대신 일정 기간 보류 조치를 거쳐 강제노동 요소를 해소할 기회를 줄 수 있도록 했다.
명령 불이행 시에는 과징금이 부과된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제품 가치 대비 비율(경미 0~10%, 중간 10~30%, 심각 30~60%)에 따라 과징금을 산정하거나, 연간 글로벌 매출액 대비 비율(경미 0~1%, 중간 1~2%, 심각 1~4%)로 산정하는 방식이 활용될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과징금 상한선은 각 회원국이 자체적으로 정하도록 했으며, 각국은 늦어도 2026년 12월 14일까지 관련 규정을 EU 집행위에 통보해야 한다.
한편 EU는 중소기업(SME)의 부담을 고려해 별도의 중소기업용 대비 체크리스트 도 함께 배포했다. 공급망이 상대적으로 단순한 중소기업의 경우 EU가 구축한 강제노동 위험 데이터베이스 를 활용해 고위험 지역·품목 여부를 우선 확인하고, 산업협회나 외부 이니셔티브를 통해 행동에 나설것이 권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