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040 기후목표 유지한 채 ETS 전면 재설계…무상할당 연장 여부가 쟁점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EU가 ETS 전면 개편에 나섰다. / 픽사베이
EU가 2040년 기후목표 달성을 전제로 탄소배출권거래제(ETS) 전면 개편에 나서면서, 산업계 부담을 완화할 보호 장치의 재설계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로이터는 5일(현지시각) EU 집행위원회 기후국장 커트 반덴베르헤가 탄소누출 방지 수단을 모든 옵션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무상할당 연장 여부가 최대 쟁점
개편안은 올여름 이후 제시될 예정이며, 핵심 쟁점은 산업계에 제공해온 무상 배출권(무상할당)을 기존 계획대로 축소할지, 아니면 일정 기간 더 유지할지 여부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EU가 무상할당을 수년간 연장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지만, 반덴베르헤 국장은 그런 결정을 내린 적이 없다”며 모든 옵션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집행위가 문제 삼는 것은 탄소누출 위험이다. 탄소누출은 기후 규제를 피해 기업이 생산기지를 역외로 이전하는 현상을 뜻한다. 집행위는 ETS 개편 과정에서 산업 이탈 가능성을 어떻게 억제할지, 동시에 어떤 방식이 비용 효율적인지를 함께 따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EU ETS는 2005년 출범 이후 전력·산업 부문에 배출권 구매를 의무화해온 핵심 기후 정책이다. 현행 제도는 2030년 목표 달성을 전제로 설계돼 있으며, 2030년까지 배출량을 2005년 대비 62% 줄이는 감축 경로를 따른다.
EU는 2025년 12월 2040년 온실가스 90% 감축 목표를 EU 기후법에 반영하는 데 잠정 합의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집행위는 ETS 재설계 논의에서 이 중 약 85%를 역내 배출 감축으로 충당하는 경로를 기준으로 검토하고 있다.
반덴베르헤 국장은 현 시스템은 2040년 목표에 맞게 설계돼 있지 않다”며 투자와 혁신을 유도하면서도 2040년 목표를 비용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제도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감축 목표 자체를 낮추기보다는, 이미 합의된 더 높은 목표를 전제로 ETS의 작동 방식과 부담 배분 구조를 재조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블룸버그도 EU 정책입안자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강화됐던 감축 경로가 다시 조정 논의에 들어갔으며, 산업계 비용 부담을 완화할 수단이 함께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CBAM 연계 속 ‘무상할당 축소’ 딜레마…ETS2는 2028년으로 연기
무상할당 논쟁의 배경에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있다. EU 집행위는 CBAM의 점진적 도입이 ETS 무상할당의 단계적 폐지와 연계돼 있다고 공식 안내하고 있다. CBAM은 철강·시멘트·알루미늄 등 탄소집약 제품을 EU로 수입할 때 내재배출에 상응하는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이며, 2026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집행위 설명대로라면 수입품에도 탄소비용이 붙는 만큼 역내 기업의 ‘경쟁 여건’은 일부 보완되지만, 무상할당이 줄어들수록 역내 기업의 배출권 구매 부담은 커진다. 이 지점이 ETS 개편에서 산업 보호 장치를 다시 따질 수밖에 없는 이유로 제시된다.
국제탄소행동파트너십(ICAP)은 각국 ETS 정책 동향을 정리하는 정부 간 협의체로, 건물·도로 운송 연료를 대상으로 하는 ETS2의 시행 시점이 회원국 준비 부담을 고려해 2027년에서 2028년 1월로 1년 연기됐다고 밝혔다. 다만 배출권 경매는 예정대로 2027년 시작해, 제도 시행 전 취약 가구 지원 재원을 확보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유럽의회 싱크탱크(EPRS)는 2026년 ETS 개편 평가에서 탄소 제거(removals) 역할, 적용 범위 확대, 탄소포집·활용(CCU) 회계 처리, CBAM 미적용 부문의 탄소누출 위험, 시장안정화준비금(MSR)과 경매 수입 활용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