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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 넷제로 버버리, 왜 2050으로 물러섰나
[뉴스]
영국 럭셔리 브랜드 버버리(LSE: BRBY)가 넷제로 목표를 10년 늦췄다. 한때 글로벌 럭셔리 업계에서 가장 공격적인 기후 목표를 내세웠던 기업이었지만, 이제는 공급망 현실과 비용 부담을 이유로 전략을 재조정하고 있다. 버버리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각) 공개한 연차보고서에서 기존 2040년까지로 잡았던 넷제로 목표를 2050년으로 미룬다 고 밝혔다. 버버리는 가치사슬 전반의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고, 최신 과학 방법론과 산업 전환 속도를 반영했다 고 설명했다.  버버리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버버리   문제는 매장이 아니라 공급망 버버리는 지난 2022년 과학기반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럭셔리 패션 브랜드 최초로 넷제로 목표 승인을 받았다. 당시 버버리는 스코프1·2 배출을 2017년 대비 95% 줄이고, 스코프3 배출을 2030년까지 46.2%, 2040년까지 90% 감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2040년까지 ‘기후긍정(Climate Positive)’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그러나 이번 연차 보고서에서 버버리는 같은 목표를 사실상 사실상 10년 뒤로 미뤘다. 회사 측은 기후변화는 여전히 핵심 사업 리스크”라면서도 외부 요인에 대한 실용적(pragmatic)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배경에는 공급망의 온실가스 배출 구조 때문이다. 패션 기업들은 일반 제조업체와 달리 직접 운영에서 발생하는 탄소보다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탄소가 압도적으로 많다.  버버리 자료에 따르면, 전체 탄소배출의 약 98%가 스코프3에서 발생한다. 원재료 생산, 가죽·면화·캐시미어 조달, 염색·가공, 봉제, 물류, 판매 이후 폐기까지 포함된다. 반면 버버리가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스코프1·2 비중은 약 2% 수준이다. 즉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나 매장 운영 개선만으로는 넷제로 달성이 불가능한 것이다. 결국 공급업체의 에너지 전환, 원재료 구조 개편, 데이터 추적 시스템 구축까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실적 회복이 더 급했다 실적 압박도 이 같은 결정에 무게를 더한 것으로 보인다. 버버리는 새 CEO 조슈아 슐만(Joshua Schulman) 체제 아래 버버리 포워드(Burberry Forward) 라는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회사는 지난해 발표한 최대 1700명 규모 감원과 비용 절감 조치를 통해 약 8000만파운드(약 148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 버버리는 지난해 6600만파운드(약 1220억원) 적자에서 올해 4900만파운드(약 910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최근 주가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공급망 탈탄소화가 막대한 자본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재생에너지 전환, 저탄소 소재 확보, 공급업체 지원, 배출 데이터 추적 시스템 구축은 모두 단기 수익성과 직접 충돌한다.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는 향후 버버리가 자본 배분을 어떻게 할지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버버리는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번에 새로운 기후전환계획(Climate Transition Plan) 을 공개했다. 버버리는 2017년을 기준으로 스코프 1·2 배출량을 2027년까지 95% 감축하겠다는 기존 목표를 유지하기로 했다. 반면 스코프 3 배출에 대해서는 보다 장기적인 접근을 택했다. 회사는 2019년 기준 비(非) FLAG(산림·토지·농업) 부문 스코프 3 배출량을 2030년까지 46.2%, 2050년까지 90% 감축하고, FLAG 관련 배출량은 2030년까지 30.3%, 2050년까지 72% 줄이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RE100 이니셔티브에 따라 사업장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거나 자체 생산하는 방침을 유지하고, 에너지 효율 개선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샤넬은 2040 넷제로 목표 이같은 후퇴는 최근 기업들에게 잇따라 발견되는 현상이다. 맥도널드는 최근 203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밝혔고, 기업들의 현실적 어려움을 반영해 SBTi 또한 기준 완화 지침을 밝혔다.  2024년에는 ESG 우등생 으로 불리던 유니레버(Unilever, LSE: ULVR)가 기후목표를 축소했고, 월마트도 뒤를 이었다. 셸(Shell, LON: SHEL)과 BP(NYSE: BP) 같은 석유 메이저도 넷제로 피보팅 대열에 합류한 바 있다.  이는 기업이 막상 실행 단계에 들어서자, 선언 단계와 달리 막대한 비용과 투자, 공급망 추적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현실론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단, 최근에 넷제로를 선언한 샤넬의 경우, 2040 넷제로 목표를 밝히고, 글로벌 주얼리 브랜드 판도라의 경우 다이아몬드에도 탄소등급을 매기겠다고 선언하는 등 기업별 대응은 갈수록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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