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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외교부는 ‘외무부’ 아닌 진짜 외교부로 거듭나야

외교부는 ‘외무부’ 아닌 진짜 외교부로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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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발체로비치 ‘충격요법’은 오늘까지도 논쟁적이다.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밀어붙였다는 평가와 함께, 그 과정에서 크나큰 사회적 희생을 치렀다는 비판도 따라다닌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낡은 체제를 그대로 둔 채 새로운 국가를 만들 수는 없었다는 점이다. 개혁은 언제나 비용을 동반한다. 중요한 것은 그 고통이 더 나은 질서로 가는 통로가 되느냐는 것이다. 폴란드의 경험은 바로 그 점을 보여준다.  한국의 검찰개혁도 본질은 같다. 공소청법과 중대범죄수사청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10월 2일부로 검찰청은 공식 폐지된다. 개혁안의 핵심은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다. 향후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논란이 정리될 것이지만, 개혁의 취지를 약화시키거나 기존 권한 구조를 우회적으로 유지하려는 움직임도 없지 않다. 개혁이 늘 그렇듯 방향은 분명한데 저항은 집요한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원칙이 필요하고 추진은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외교 지평 넓히려면 정신불량 ‘외무부’에서 벗어나야 ‘외무부’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굳이 외교부보다 ‘외무부’라는 표현을 쓰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지금의 조직이 보여주는 모습이 국가전략을 세우고 국익을 창출하는 능동적 외교라기보다, 지시를 전달하고 문서를 정리하며 일상을 관리하는 외무행정에 더 가까워 보이기 때문이다. 외교가 사라지고 행정만 남았다면 ‘외무부’라는 이름이 오히려 현실에 가깝다. 지금의 ‘외무부’는 진정한 외교부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외교부 홈페이지 초기 화면 캡쳐 외교는 경우에 따라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국가적 역량의 총체다. 그러려면 외교관은 식견이 있어야 하고, 전략이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나라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공적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오늘의 외교 현장은 그런 긴장감보다는 관성, 순응, 인사 중심 문화, 미국과 한미동맹에 과도하게 쏠린 시야가 더 강하게 작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외교가 외교답지 못하게 된 데는 바로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외교의 개혁이 외교부만의 개혁으로 끝날 수는 없다. 외교는 어느 한 부처의 전유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도자와 정치권 그리고 국민 전체의 외교 인식이 함께 달라져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외교부 개혁의 과제를 뒤로 미룰 수는 없다. 오히려 가장 먼저 손을 대야 할 곳이 바로 그곳이다. 외교부가 바뀌지 않으면 한국외교의 언어도, 습관도, 지향도 바뀌기 어렵다. 문제는 결국 사람과 조직의 문화다. 지금 외교부가 안고 있는 한계는 크게 세 갈래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무능력에 무관심하고 무기력한 조직원들이 대부분이다. 기껏해야 한미관계가 외교의 전부라고 생각할 뿐이다. 둘째,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자세와 의지는 간데없고 지시를 기다리고 무난함을 택하는 문화가 팽배하다는 점이다. 셋째, 승진과 보직이 업무의 목적을 압도하면서 보고의 정직성과 공적 윤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정신상태의 심각한 불량이다. 이것이야말로 ‘외무부’가 외교부로 거듭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벽이다. 고위층은 쇄신, 중하위층은 교육과 훈련 통한 재구성 그렇다면 처방은 무엇인가. 현실적인 해법은 고위층은 과감하게 쇄신하고, 중간층과 하위층은 혹독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재구성해 나가는 것이다. 세 가지 핵심적인 과제다. 첫째, 고강도 인적 쇄신이다. 강력한 ‘충격 요법’을 가할 필요가 있다. ‘외무부’의 ‘순혈주의’와 ‘귀족의식’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 국장급 이상 고위직의 절반 이상을 외부의 비공무원으로 인선하고, 장차관에게는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 외부 인사로 개혁전담 차관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해외 공관장은 향후 1년에 걸쳐 전면 교체하고, 신임자의 절반은 외부 인사로 충원해야 한다. 재외공관의 숫자 역시 대폭 조정할 필요가 있다. 공관이 국익을 위한 전략 거점이 아니라 단순한 경력 관리의 통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둘째, 조직 개편이다. 본부 조직은 대수술이 필요하다. 실효성이 낮은 부서의 통폐합을 포함해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북미국 인력의 정기적 전면 교체, 나아가 북미국과 아프리카국 사이의 교차 배치 같은 발상의 전환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특정 지역에 고착된 인식과 관행을 흔들지 않고서는 외교의 시야를 넓히기 어렵기 때문이다. 감사 기능 역시 대폭 강화해야 한다. 조직 내부의 책임성과 윤리성을 세우지 못하면 어떤 개혁도 오래가지 못한다. 외교부는 ‘외무부’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어야 한다.   외교부 홈페이지  셋째, 국립외교원 교육과정의 전면 개편이다. 3개월 동안의 ‘국토대장정’, 1개월간의 ‘진짜사나이’ 입소, 1주일의 ‘극한직업 현장’ 투입 등 체험형 과정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1급 이하 전 직원이 참여해 이수해야 한다. 정신 개조 목적이다. 외교관에게 필요한 것은 책상 위의 문서기술만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 현장과 사람에 대한 감각이다. 문서작성법과 같은 상투적인 교육 과목은 과감히 덜어내고, 필독도서 100권 읽기 의무화, 영어와 제2외국어의 말하기 중심 개편, 자격 미달자에 대한 엄정한 기준 적용도 함께 추진할 일이다. 과격한 제안들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점잖은 말의 반복이 아니라 ‘외무부’를 진짜 외교부로 되돌려놓겠다는 분명한 방향이다. 개혁에는 언제나 저항이 따르고, 저항은 대개 기득권의 언어를 입고 등장한다. 폴란드가 그랬고, 한국의 외환위기 극복 과정이 그랬고, 지금의 검찰개혁 논의도 그렇다. 외교부 개혁 역시 예외일 수 없다. 검찰은 권한의 남용이 국가의 기강을 뒤흔든 케이스라면 외교부는 국가 주권을 행사할 의지도 역량도 없는 무능력자들의 자기영달이 국익을 저해한 경우다. 검찰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외교부는 정신개조와 조직개편이 답이다. 경제안보와 에너지안보가 외교부 중심업무 돼야 개혁을 통해 진짜 외교부가 탄생한다면 경제안보와 에너지안보를 외교부의 중심업무로 올려야 한다. 최근 중동 위기로 한국은 원유의 약 70%, 나프타의 절반가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취약성을 다시 드러냈다. 미국이 관세와 공급망을 외교수단으로 쓰는 시대에는 한국도 반도체만이 아니라 에너지, 해운, 조선, 핵심광물, 석유화학 원료를 한꺼번에 보는 국가전략이 있어야 한다. 외교안보와 산업정책이 따로 노는 시대는 끝났다. 물론 진짜 외교부와 진짜 외교관의 탄생을 전제로 한 얘기다.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구현할 조직과 인재가 기대된다.  이경렬 전 대사 질문은 하나다. 외교를 행정으로 관리하는 나라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외교를 통해 국익을 창출하는 나라로 나아갈 것인가. ‘외무부’가 진정한 외교부로 거듭나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신과 구조, 사람과 관행을 함께 바꿔야 한다. 그때 비로소 한국외교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외교, 품격 있는 명품외교로 다시 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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