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올림픽 남북 공동입장 이끈 장웅 전 IOC 위원 사망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참관하러 강원 평창으로 오는 길에 1월 16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 입국장에 도착한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모습. 2018.1.16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 때 남북 선수단 공동 입장을 이끌었던 장웅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AP 통신이 IOC 발표를 인용해 1일 보도했다.
IOC는 웹사이트를 통해 고인이 지난달 29일 눈을 감았다는 소식을 극도의 슬픔 으로 알게 됐다고 밝혔다. 스위스 로잔의 올림픽 하우스에서 IOC 깃발이 사흘 동안 조기로 게양된다고 덧붙였다.
IOC 성명은 장 전 위원의 사망 원인을 밝히지 않았다. 북한 국영 언론도 그의 사망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1938년 7월 5일에 태어난 장 전 위원은 원래 농구 선수 출신으로 1956년부터 1967년까지 북한 대표팀 주장을 맡았다. 은퇴 후에는 육상 행정가로서 체육부 부장관, 북한 국가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 아시아올림픽위원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고인은 국제태권도연맹 창설자인 최홍희로부터 진정한 후계자로 인정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홍희는 2002년 6월 11일에 평양의 한 병원에서 하지만 나는 오랫동안 내 후임을 두고 걱정을 했다. 하지만 내 마음이 장웅에게 다다르자 편해졌다 고 털어놓은 일이었다.
1996년 그는 IOC 위원으로 선출됐는데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과 함께였다. 북한의 유일한 IOC 회원으로서 그는 국제 스포츠 대회에 늘 자국 선수단이나 대표단을 대표했고, 스포츠 교류와 협력 프로그램을 촉진하기 위해 남측과 많은 회담을 주도했다. 그 길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가 이끈 외교 가운데 가장 주목할 성과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나왔는데, 남북 선수들이 개회식과 폐회식에서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함께 입장한 일이었다. 이 일은 1945년 해방과 함께 남북으로 갈라선 뒤 처음으로 힘을 합친 쾌거였다.
남북한은 그 뒤 개최된 올림픽을 비롯해 주요 국제 스포츠 행사, 특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함께 입장하는 감격을 누렸다. 장 전 위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누나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등과 함께 강원 평창을 찾아 개막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함께 행진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는 취재진에게 깊은 감동을 받았다 고 털어놓기도 했다.
장 전 위원은 1991년 일본 지바현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 대회에 남녀 단일팀을 처음으로 파견하는 데 한몫을 했다.
2014년 난징 하계 청소년올림픽에서 세계태권도연맹과 북한 주도의 국제태권도연맹의 양해각서 체결 당시에도 큰 역할을 했다.
평창에서 남북한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처음으로 출전시키는 위업을 남겼다. 하지만 그 뒤 정치적 관계가 악화하면서 남북의 스포츠 교류는 사실상 완전히 막혀버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광범위한 핵 외교가 2019년 좌절된 이후 한국, 미국과의 대화를 한사코 피하고 있다. 그는 나아가 한국을 영원한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미래 통일이란 이상과 목표를 지워 버렸다.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은 고인의 기여가 스포츠 참여, 문화 교류, 그리고 스포츠의 사회적 역할 증진에 기여했다면서 한반도 협력을 촉진하려는 그의 노력은 스포츠가 다리를 놓고 희망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줬다 고 말했다. IOC는 고인이 국제 올림픽 휴전 재단 등 여러 위원회에서 활동했다고 밝혔다.
북한 정부의 입장을 공식 대변하는 조선중앙통신(KCNA)이 마지막으로 장 전 위원의 이름을 거명한 것은 2023년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IOC 회의에서 올림픽 훈장을 수여받았을 때였다. 당시 명예 IOC 회원이었던 장 전 위원은 영상으로만 시상식에 참여했다.
자녀들도 우리에게 꽤 낯익다. 아들 장정혁은 북한 축구대표팀 골키퍼 출신으로 IOC 근무 경력이 알려져 있다. 또 딸 장정향은 배구 감독과 국제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