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집 따로, 저장 따로…유럽 CCS, 병목은 ‘운송’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유럽 탄소포집저장(CCS) 시장의 병목이 저장 부족이 아니라 단절된 구조 문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18일(현지시각) CCS 시장조사기관 캡처맵(CaptureMap)은 2026년 1분기 보고서를 통해 유럽 CCUS 산업의 주요 흐름과 한계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저장 용량은 늘었지만 포집·운송·저장이 연결되지 않으면서 실제 활용 가능한 인프라는 제한된 상태라는 분석이다.
저장은 늘었는데 못 쓴다…문제는 ‘부족’이 아니라 ‘성숙도’
EU의 주요 탄소저장시설 지도. 북해 인근의 대부분의 저장소가 밀집되어있다./CaptureMap
유럽 CCS 시장은 외형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종투자결정(FID)을 마친 저장 프로젝트의 연간 주입능력은 약 1900만톤으로, 상업 규모 포집 설비의 포집능력 약 1590만톤을 웃돈다.
표면적으로는 저장이 부족하지 않은 구조다. 하지만 실제로 지중 저장으로 연결된 물량은 약 970만톤에 그친다. 저장 능력과 실제 활용 사이에 간극이 존재하는 셈이다.
이 간극은 프로젝트 성숙도에서 발생한다. 유럽의 저장 용량 상당수는 아직 투자 이전 단계에 머물러 있어 즉시 활용이 어렵다. 운영 가능한 설비는 제한적인 반면, 나머지는 시간이 필요한 ‘예정된 용량’이다. 저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저장’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배출은 내륙, 저장은 북해…유럽 CCS ‘운송 구조’에서 막혔다
포집된 탄소의 운송 수단 비중/CaptureMap
유럽 CCS 시장의 구조적 문제는 지리에서 드러난다. 주요 탄소 배출원은 독일과 프랑스 등 내륙 산업지대에 집중돼 있는 반면, 저장 프로젝트는 영국과 노르웨이, 덴마크, 네덜란드 등 북해 연안 국가에 몰려 있다.
이들 국가는 석유·가스 개발 경험과 규제 체계를 바탕으로 저장 인프라를 빠르게 구축해왔다.
이로 인해 포집과 저장이 동일 지역에서 이뤄지지 않는 구조가 형성됐다. 배출된 탄소를 장거리로 이동시켜야만 저장이 가능한 상황이다.
실제 사업도 이 구조를 따른다. 독일은 네덜란드 포르토스와 노르웨이 노던 라이트 저장소 활용을 검토하고 있고, 아일랜드 역시 해상 운송을 통해 북해 저장소를 이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단순한 거리보다 ‘연결 시점’이다. 포집 설비와 운송망, 저장시설이 동시에 구축되지 않으면서 사업 일정이 반복적으로 지연되고 있다. 결국 유럽 CCS는 기술이 아니라 운송 구조에서 막히고 있다.
투자도 막혔다…운송망 없으면 사업이 멈춘다
이러한 단절 구조는 투자 단계에서 더 큰 제약으로 작용한다. 저장과 운송 인프라가 먼저 구축돼야 배출원이 계약에 나서고, 계약이 확보돼야 다시 인프라 투자 결정이 가능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사업자도 같은 조건을 제시한다. 쉘은 약 2200만톤 규모 운송 파이프라인 투자에 최소 500만톤 이상의 선구매 계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요와 인프라가 동시에 확보되지 않으면 사업이 시작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전체 CCS 프로젝트의 약 30%는 아직 운송 수단조차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장거리 운송 비용과 사업 지연 리스크가 투자 결정을 가로막고 있다.
결국 유럽 CCS 시장의 병목은 저장이 아니라 운송 인프라다. 보고서는 장거리 운송망 구축 부담이 사업자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며, 정부 지원이 저장보다 운송 인프라에 우선 투입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캡처맵은 유럽 CCS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프로젝트 포트폴리오와 실제 투자 가능성 사이에는 여전히 큰 격차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