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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1600조 굴리면서 기후엔 침묵 ...국민연금 기후책임투자, 논쟁 뜨거워

1600조 굴리면서 기후엔 침묵 ...국민연금 기후책임투자, 논쟁 뜨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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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기후 대응 투자와 책임투자 이행 실태를 진단하고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기후솔루션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이 주축이 된 국민연금기후행동 은 출범 1주년을 맞아 지난 27일 서울 성수도 헤이그라운드에서 국민연금, 기후에 답하라 를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2월말 기준 기금 적립금 1600조원을 돌파해 세계 최대 단일 연기금 중 하나로 성장했다.  이날 행사는 박란희 임팩트온 대표가 모더레이터를 맡았으며, 박유경 전 APG 이사, 원종현 전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원장, 노종화 경제개혁연대 정책위원(변호사), 기후투자펀드 매니저 ‘헐크’, 장연주 기후솔루션 투자정책팀장, 김민 빅웨이브 대표 등이 참여했다.  이날 행사는 고동현 기후솔루션 팀장의 사회로 시작됐으며, 이후 패널토크가 이어졌다. 사진 왼쪽부터 박란희 임팩트온 대표, 노종화 경제개혁연대 정책위원(변호사), 김민 빅웨이브 대표, 박유경 전 APG 이사, 원종현 전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원장, 기후투자펀드 매니저 ‘헐크’, 장연주 기후솔루션 투자정책팀장./ 기후솔루션     100% 책임투자라더니 ...구조적 문제 5가지  발제를 맡은 장연주 기후솔루션 투자정책팀장은 국민연금의 기후투자 구조적 문제 5가지를 꼽았다.  해당 문제로는 ▲국민연금이 국내외 주식에 대해 ‘100% 책임투자 적용’을 선언했지만 실제 이행 여부는 확인하기 어려운 점 ▲기후변화 관련 기업 관여 절차가 약 3년이 걸릴 정도로 느리고 소극적인 점 ▲거버넌스·배당 등 다른 의제 대비 기후 관련 기업 대화 횟수도 현저히 낮은 점 ▲기후 위험과 관련한 공개 관여나 주주제안 사례는 단 한건도 없는 점 ▲전체 자산의 약 15%를 차지하는 대체투자 영역의 사각지대 등이 있었다.  실제로 국민연금의 기후 위험 관련 기업 관여 횟수는 2024년 기업당 평균 1.10회, 2025년 1.54회 수준으로, 안건별 비교시 가장 적은 횟수를 기록했다. 장 팀장은 대체투자에는 책임투자 기준 자체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며 도로·항만·발전소·송전망 같은 인프라 투자 영역은 기후와 직결되는데도 정보 공개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국민연금의 ‘기후 침묵’을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기후투자펀드 매니저 ‘헐크’는 현장에서 기후위기를 실제 투자 판단에 반영하는 펀드는 극소수 라며 온실가스 배출이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중 중대성)을 투자 논리에 반영하기가 구조적으로 어렵다 고 했다. 탄소 규제와 탄소 가격이 실제 작동하기 시작하면 어떤 투자자도 무시할 수 없게 되지만, 현재는 그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진단이다. 김민 빅웨이브 대표는 청년층 사이에서 국민연금을 ‘어차피 못 받는 돈’이라고 인식하던 경향이 자산 규모 확대와 함께 바뀌고 있다 며 화석연료 투자는 장기적으로 좌초자산(stranded asset) 위험이 있으며, 이를 회피한 해외 연기금이 오히려 수익을 낸 사례도 있다 고 덧붙였다. 발제를 맡은 장연주 기후솔루션 투자정책팀장은 국민연금의 기후투자 구조적 문제 5가지를 꼽았다./ 기후솔루션    공시·스튜어드십코드 도입만 하고 이행은 없다 패널들은 국민연금의 기후 공시 체계 미비도 주요 문제로 꼽았다. 박유경 전 APG 이사는 공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규제기관 명령에 따른 의무 공시”라며 공시 자체보다 그 내용을 추적하고 비판하는 구조가 있어야 행동 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네덜란드 연기금 APG 사례의 경우 EU의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SFDR)과 기후관련재무정보공개협의체(TCFD) 기준에 따라 자산 풀(pool)별로 공시해왔다고 사례를 공유했다. 그녀는 네덜란드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가 발표되자 곧바로 투자 전략에 반영했다 며 국민연금은 한국 NDC(2030년까지 40% 감축 목표)가 있음에도 투자정책에 연동하지 않고 있다 고 지적했다.  노종화 정책위원은 국민연금이 TCFD 공시를 하려면 시나리오 분석, 감축 목표, 거버넌스 체계 등을 약속해야 하는데, 공시를 하는 순간 이행 책임이 발생하기 때문에 공시 자체를 회피하는 측면도 있다 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법적 의무화가 가장 빠른 해결책 이라고 강조했다.  책임투자의 실질적인 방식에 대한 논쟁도 이어졌다. 박유경 전 이사는 운용역 개인 판단에 책임투자를 맡기는 방식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국가 NDC에 맞춰 투자 유니버스와 제외 기준을 톱다운 방식으로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석탄은 투자 제외라는 식으로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운용역도 움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원종현 전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원장은 국민연금 규모상 개별 종목 제외 전략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원 전 위원장은 국민연금은 기본적으로 인덱스 중심 투자 구조라 특정 종목을 대규모로 제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ESG 등급 기반 틸팅 전략은 가능하지만 핵심은 보유 기업에 대한 적극적 주주관여”라고 말했다.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 책임원칙)의 실효성도 토론의 쟁점이었다. 장연주 팀장은 자산운용사들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주된 이유가 국민연금 위탁 운용사 선정 시 가산점을 받기 위해서였다 며 도입 이후 이행 점검이나 인센티브 구조가 없어 형식적 도입에 그쳤다 고 지적했다. 한국은 2016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후 한 차례도 개정하지 않았으나, 올해 상반기 중 개정안이 나올 예정이다.  오후 6시30분부터 2시간 남짓 이어진 행사에는 60여명의 각계 각층의 책임투자 관련 기관 및 단체에서 참석했다./ 기후솔루션   CalPERS는 100조, 노르웨이는 2% … 해외 사례와의 격차 기후 관련 주주 관여 활동을 두고도 공방이 오갔다. 노종화 위원은 기후 관련 관여 대상 기업이 2024년 29개에서 2025년 3분기 13개로 절반 이하로 줄었고, 지난 2년간 기후 관련 중점관리사안으로 정식 선정된 기업이 단 하나도 없다 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원종현 전 위원장은 단순 감소가 아니라 기존 약 20개를 해제하고 신규 약 10개를 편입한 결과이며, 해제는 기업이 요구 사항을 이행한 긍정적 성과 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KT 고객정보 누출과 같은 특정 사건 발생 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관여 대상을 선정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이에 노 위원은 관여대상 해제=성과 라는 설명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예를 들어 KCC가 임원 보수의 적정성을 심의하는 보수위원회를 설치한 것을 사유로 중점관리에서 해제됐으나, 정작 임원 보수가 실적이나 기여도에 비해 과도하게 쏠리는 보수 집중도는 그 후로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 위원은 (관여대상) 해제 기업의 유의미한 변화가 외부에서 체감되지 않는다 고 덧붙였다.  이어 탈석탄 투자 제한 기준도 도마에 올랐다. 장연주 팀장은 우르게발트(Urgewald)와 해외 연기금이 석탄 매출 비중 20~30% 이상을 제한 기준으로 삼는 데 반해, 국민연금은 50% 기준을 택했다 고 지적했다. 국내 석탄 투자 18조원(2025년 5월기준) 중 50% 기준을 적용하면 제한 대상은 주식·채권 합산 2조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장 팀장은 무엇보다 국내 자산 적용을 2030년까지 유예한 것이 핵심 문제 라고 밝혔다. 이에 헐크는 50% 기준은 한국전력(KRX: 015760) 채권 등 채권시장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며 석탄발전 투자의 회수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배제하는 게 맞지만, (국민연금이) 실질적으로 석탄 투자를 줄이려는 의지가 부족하다 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해상풍력 투자, 가능한가 1부 토크 말미에는 의결권 행사와 민간 위탁 구조의 문제도 거론됐다. 헐크는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 대부분이 대기업 계열이거나 금융그룹 계열이어서 투자 대상 기업에 대한 독립적 의결권 행사를 기대하기 어렵다 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위탁 운용사를 선정할 때 독립성을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면 업계 전반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며,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자국 투자에서 유사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고 언급했다. 또 권고적 주주제안과 관련, 국민연금이 LG화학 주주제안에 반대표를 던진 것은 지배구조 개선에 역행하는 결정이었다고 지적하며, 기후금융의 기초가 되는 지배구조 개선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고 당부했다. 한편, 청중들의 질의 응답에서는 해상풍력과 전환금융 투자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전환금융(transition finance)의 실효성에 대해 패널 간 의견은 엇갈렸다. 장연주 팀장은 국민연금 투자정책에 적용한다면 포스코·한국전력 등 다배출 기업에 대해 적극적 주주관여와 스튜어드십을 통해 에너지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실질적 효과를 낼 수 있다 고 봤다. 반면 헐크는 전환금융 기준을 분류하는 작업 자체에 과도한 비용이 든다 고 지적하며, 녹색금융도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굳이 별도의 인센티브나 규제로 달리 취급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 이라고 했다.  이에, 노종화 위원은 해외 사례를 들었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이하 캘퍼스)이 운용자산(AUM)의 약 20%에 해당하는 1000억달러(약 138조원)를 에너지 전환 임팩트 투자에 배정했고,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도 AUM의 최대 2%를 비상장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에 투자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노 위원은 한국도 글로벌 위상에 걸맞은 선언과 이행이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의 해상풍력 투자와 관련, 원종현 전 위원장은 법적으로 해상풍력 투자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라며 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전력망·스마트그리드 투자와 연계해 대체투자 영역에서 접근 가능하다 고 말했다. 반면 박유경 전 이사는 해상풍력은 초기 투자비가 높아 투자위원회를 통과하기 어렵다 며 정부가 주민 수용성과 이해관계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고 말했다.  행사 말미에는 국민연금법 102조의 ‘수익률 최대화’ 조항이 기후 책임투자를 가로막는 핵심 장벽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원종현 전 위원장은 국민연금 정책을 실제 결정하는 사람들 상당수가 국민연금 가입자가 아닌 공무원연금ㆍ사학연금 가입자라는 점도 구조적 문제 라며 법 개정을 위한 시민들의 지속적 관심과 압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유경 전 이사는 매년 국민연금 책임투자 라운드테이블을 열어 CIO와 책임투자 담당자들에게 공시와 실제 이행 여부를 공개 질의해야 한다”며 지속적 추적과 압박 없이는 변화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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