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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루트] 급변하는 식량위기 속, 개구리밥에서 해결의 단초를 찾다[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속가능한 먹거리’는 여전히 어려운 주제다. 지난 아티클을 통해 생산-유통-소비 과정에서 실행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과 밸류체인을 보았지만, 그럼에도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바로 고안해내기란 여간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딱 한 걸음 더’를 목표로 혁신의 단초를 찾고 물꼬를 터내는 창업가들의 이야기가 더 듣고 싶었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 바이루트의 허태욱 대표는 자신만의 가설을 가지고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은 ‘국내 최고’로 옮겨오는 작업을 부단히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유독 궁금한 것이 많았던 이번 인터뷰의 일문일답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만의 단초를 찾아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인터뷰를 정리했다. <편집자 글>
©바이루트
바이루트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바이루트는 개구리밥이라는 식물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단백질원을 만들어내는 기업입니다. 개구리밥은 48시간 만에 2배씩 성장하는 고품질의 단백질을 40% 함유하고 있는 양질의 원료이며, 바이루트는 국내 최초로 개구리밥을 활용한 대체 단백질원을 연구개발, 생산하고 있습니다. 대체 단백질 시장은 ‘대두’를 원료로 하는 경우가 절대적으로 많습니다. 이때, 바이루트의 경우 ‘개구리밥’에 집중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요?저는 한약재와 연이 깊은데, 첫 접점은 중국에서 중약학을 전공하며 시작되었습니다. 전공을 십분 활용하면서도 인류의 삶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다양한 한약재를 확장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보자 싶었어요. 이후 이력관리 시스템 및 유통 플랫폼 개발해 첫 창업을 하게 되었는데요. 창업 이후 자연스레 한약재의 효과와 성장 가능성을 밀도 높게 연구할 수 있는 시간을 보냈고, 그러던 중 개구리밥의 잠재력을 발견했습니다. 개구리밥은 한약재 명으로는 ‘부평초’라고도 하는데, 실제로 깊이 연구를 해보니 전공서적에서 보던 것보다도 더 큰 효용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습니다. 실제로 당시에 글로벌에서는 이미 대체 단백질원으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동물사료 혹은 바이오 에탄올로 만들기 위한 연구도 태동하고 있었습니다. 한약재로서의 가치와 더불어 환경 및 식량 영역에서도 큰 잠재력이 있겠다 싶어 그때부터 개구리밥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고민과 시도가 지금의 임팩트 비즈니스로 성장하는 경로가 되었습니다.국내 최초다보니 생태계의 반응도 ‘낯섦’이 먼저 였을 것 같아요. 개구리밥을 활용한 대체 단백질이라고 했을 때 주변 및 유관 이해관계자의 반응은 어땠나요?창업 초기 뿐만 아니라 지금도 개구리밥을 활용한 대체 단백질이라고 하면 다들 신기해하십니다. 그런 와중에 농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중년의 관계자분들은 개구리밥 자체를 굉장히 익숙하게 보시기도 해요. ‘이거 논에 떠다니는 잡초 아니었어?’ 내지는 ‘이게 단백질원이 된다고?’하는 익숙함과 생소함이 섞인 반응이 많아요. 하지만 투자자를 만나거나 지원사업 관계자를 만나 조금만 자세히 설명을 드리면 그 가능성을 바로 캐치하시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창업 초기에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넣었던 지원사업이 우려와 다르게 거의 대부분 선정이 되었던 것 같아요.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글로벌에서는 이미 선행사례가 있기도 하고, 연구 자료도 있다보니 그런 부분에서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개구리밥이라는 원료가 지닌 새로움뿐만 아니라 대체 단백질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에도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주요한 기술과 관련해 조금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으실까요?가장 주요한 기술은 ‘자동수확장치’입니다. 흔히 개구리밥이라고 하면 잡초처럼 잘 자라니까 키우기도 쉬울 것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물론 창업 초기에는 저희도 비슷한 가설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했지만, 실제로 키워보니 이게 자연적으로 자라는 것과 품질 컨트롤을 하면서 대량 생산하는 건 분명 다른 일이더라고요. 개구리밥은 한 개체가 다른 개체를 복제해나가는 이분법 방식으로 증식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적절한 온도, 습도뿐만 아니라 수생 식물이 통제된 환경에서 잘 자라기 위해서는 물 속에서 함께 나라는 이끼 등과 싸워서 이겨야하는 요소들도 매우 중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그러려면 지속가능하게 컨트롤 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아야했는데, 자동수확장치를 개발, 개선하는 과정에서 ‘이런 기술이 가미되면 개구리밥이 이끼를 이겨내고 이 만큼의 면적을 확보하면서 자라는구나’ 하는 것들을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바이루트
바이루트가 생산하는 개구리밥 대체 단백질의 경우, 고품질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는 특장점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고품질 단백질이라는 게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요?단백질의 품질을 평가할 때 주로 논의되는 요소 중 아미노산 구성입니다. 단백질은 기본적으로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아미노산이 어떤 식으로 분포해 있느냐에 따라 단백질의 품질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가령 아미노산은 총 20가지 종류가 있는데 이 중 9가지를 필수 아미노산으로 규정합니다. 이 경우, 단순히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있다’가 아닌 ‘필수 아미노산이 얼마나 골고루 포함되어 있느냐’가 영양학적 품질을 결정합니다. 바이루트의 제품은 다른 식물성 단백질에 비해 필수 아미노산이 고르게 분포해 있다는 것을 실험으로 밝혀냈는데요. 또한 저희 실험 결과 BCAA라고 하는, 근육 생성에 도움이 되는 아미노산군의 함유량이 콩보다도 높았습니다. 따라서 절대적으로 고품질이라는 표현보다는 ‘아미노산 구성이 우수하다’라는 표현이 조금 더 적합할 것 같아요. 더하여 ‘최고 품질의 단백질이 무엇이냐’는 쓰임새에 따라 가변적이에요. 카제인 단백질이라는 것을 예로 들면, 이 단백질은 산성과 만났을 때 응고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유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이 카제인 단백질은 치즈와 같은 제품을 만들 때 더욱 고품질의 단백질이라고 볼 수 있어요. 혹은 고소한 맛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 경우라고 하면 아몬드 단백질이 더욱 고품질이라고 보여질 수 있는 것이죠. 결국은 응용할 수 있는 범위가 어떻냐, 영양학적으로 봤을 때 어떤 영양소를 필요로 하느냐가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는데 개구리밥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미노산 구성 면에서 매우 높은 품질을 가지고 있다는 게 핵심 경쟁력이라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식량위기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점과 더불어 친환경적인 재배환경으로 농업에서 파생되는 환경 문제를 상쇄할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바이루트 솔루션은 어떻게 환경에 부정적인 외부효과를 상쇄하고 있나요?바이루트의 환경적 임팩트를 논할 때 가장 주요하게 말씀드리는 것이 재배에 소요되는 물과 생산면적을 대폭 절감했다는 측면입니다. 이것도 사실 절대적인 기준이 아닌, 상대적인 기준이 필요하죠. 가령 콩이나 다른 작물의 경우 생장을 위해서는 계속해서 물을 줘야합니다. 그리고 수확 횟수도 1년에 많아야 서너번이죠. 하지만 개구리밥은 48시간 만에 두 배씩 성장을 하니 이틀에 한 번 빠르면 하루에 한 번씩 수확을 할 수 있어 생산량 자체가 다릅니다. 물과 생산 면적이 적다는 점에서 환경 오염 문제를 저감할 수 있게 되고, 이 과정은 결국 빠른 성장이 매우 중요한 경쟁력이 됩니다. 그러면서도 고품질의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으니 기존 농업 기술 대비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현재 개구리밥 연구개발 단계와 향후 목표로 하시는 개발 단계는 어떻게 되시나요?개구리밥은 전체 37종 정도 분포해있습니다. 바이루트는 그 중 2종에 대한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 한 가지 종을 추가하여 연구 개발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개구리밥도 종마다의 쓰임새가 다른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특정 종은 국내 식품 등록이 안 되어 있는 경우가 있고, 성장에 필요한 조건도 저마다 조금씩 달라 바이루트의 비전 및 성장 방향성과 가장 잘 맞닿아있는 종을 발굴하고 확장하는 것이 주요한 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 사업성을 생각했을 때 3종 정도의 개구리밥을 활용해보고자 하는 계획이 있어요. 이번 IBT 7월호는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주제로 기존까지는 ‘어쩔 수 없다’라고 여겨지던 솔루션을 한 번 더 혁신하는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루트도 그 중 하나의 사례였는데요. 이 지속가능한 먹거리의 여정에서 바이루트는 어떤 혁신의 경로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우리나라만 보자면 농업 혁신을 자주 이야기하지만, 농업을 지으시는 분들이 고령화되어 가는 추세에 있고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농업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산업이고, 어떤 방식으로든 혁신을 이야기하는 플레이어가 더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을 해요. 바이루트로 그 과정에서 일조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또한 조금 더 멀리 보자면 기후위기, 식량위기를 고려했을 때 농업이라는 산업 전반이 전체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지금까지 유지해왔던 식습관, 섭취하던 식품군을 지속적으로 소비하기 위한 솔루션을 먼저 고안하게 되는데, 현재의 생산 방식으로는 늘어나는 인구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게 생태계의 가장 주요한 문제의식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기후에 적응하기 어려운 농작물이 늘어감에 따라 곤충 등 새로운 식량원을 발굴하고 적응하는 단계를 거쳐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구리밥도 지금은 식용으로 인식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면서도 지속가능한 식량원으로 산업과 사회의 인식이 옮겨가는 과정이 생겨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이루트의 비즈니스 확장 전략 혹은 필요로 하시는 협력 방안이 있다면 무엇이신가요?제가 사업을 하면서 많이 접하고 또 느끼는 게 어떤 산업이든 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여기에는 개구리밥도 포함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가령 현재 개구리밥을 에너지 집약적으로 키우고 있지만, 달리 말하면 에너지가 계속 필요한 부분이라 지속가능성을 더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 살펴보고 있는 것이 양어장과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에요. 양어장에서 물고기를 키우기 위해서는 당연히 물이 필요한데, 물고기 생장에서 발생하는 질소나 여타 부유물이 많아지면 물고기가 살 수 없기 때문에 갈아줘야 하지만 개구리밥은 그런 부유물을 먹고 자랄 수가 있습니다. 또한 양어장에서 쓰이는 따뜻한 물은 개구리밥 생장에 바로 사용될 수도 있고요. 만약 그렇게 콜라보레이션이 가능하다면 양어장은 물 정화 및 처리에 필요한 기술 및 비용을 저감하고, 바이루트는 물의 온도를 맞추거나 새로운 물을 계속 투입하는 비용을 줄여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또한 이미 일부 개발도상국에서는 개구리밥을 물고기들의 사료로 급여하는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개구리밥이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보니 사료원으로서의 가치도 있는 것입니다. 조금 더 넓게 보자면 양어장 뿐만 아니라 온수가 버려지는 곳과도 순환경제 밸류체인 안에서 협력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데이터 센터의 냉각수 같은 것들이요. 열융합발전소 같은 곳도 냉각수를 쓰는데, 이처럼 특정 산업에서는 다시 사용될 수 없지만 바이루트에서는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연결해낼 수 있다면 새로운 순환경제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희가 개구리밥 그 자체를 잘 키워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비용 효율적으로 양산해낼 수 있다면 대두와 비견될만큼 원료 단가를 떨어뜨릴 수 있고, 식량원으로서의 가치도 높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생산적인 측면은 이렇고, 소비 측면에서 보다면 새로운 단백질원을 찾으시는 소비자분들을 겨냥하기 위해 육가공업체나 건기식 업체와 논의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새로운 단백질원에 대한 니즈가 있는 분들이라면 여러가지 협력 방안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모쪼록 바이루트의 솔루션이 더욱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솔루션과 만나 더욱 확장적으로 쓰일 수 있는 방안에 골몰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순환 경제로서의 협력 방안을 찾는데에 더욱 매진해서 급변하는 기후위기, 식량위기 속에 지속가능한 대안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으로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고 싶어요. 작성자 : 임팩트스퀘어 김소선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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