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값 급등에 다시 주목받는 그린수소…유럽 프로젝트 재가동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린수소 스타트업 H2PRO의 임직원 일동. / 출처 = H2PRO
중동 지역 군사 충돌 여파로 글로벌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한동안 투자 열기가 식었던 유럽의 그린수소 산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화석연료 가격 변동성이 커지자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 공급망 필요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천연가스 급등…수소 시장 구조에도 영향
14일(현지시각) 클린테크니카는 이란 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흔들리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그린수소 프로젝트가 다시 추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최근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는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 천연가스 기준 가격은 3월 11일 기준 약 75% 상승했다. 미국에서도 휘발유 평균 가격이 갤런당 3.60달러(약 5300원)를 넘어서며 에너지 비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화석연료 가격 상승은 난방비뿐 아니라 산업·농업 부문에도 영향을 미친다. 수소는 비료 생산에 쓰이는 암모니아와 정유·화학 공정의 핵심 원료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전 세계 수소 생산의 대부분은 천연가스를 고온 수증기와 반응시켜 수소를 추출하는 ‘증기 메탄 개질(SMR)’ 공정에 의존하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이 곧 수소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 같은 상황은 재생에너지 기반 ‘그린수소’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린수소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하는 수소로,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스페인, 태양광 기반 그린수소 프로젝트 추진
유럽에서는 일부 그린수소 프로젝트가 실제로 다시 추진되고 있다.
이스라엘 기업 H2Pro와 도랄 하이드로젠(Doral Hydrogen)은 스페인 엑스트레마두라(Extremadura) 지역에서 50MW 규모의 오프그리드 태양광 기반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만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생산된 수소는 스페인 가스망을 운영하는 에나가스(Enagás)의 기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에 혼합 공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이베리아 반도에서 생산된 그린수소를 유럽 전역으로 운송하기 위한 ‘H2Med’ 수소 파이프라인과 연결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H2Med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프랑스를 연결해 유럽 수소 시장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인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다.
H2Pro는 2019년 이스라엘 공과대학(Technion)의 연구를 기반으로 설립된 그린수소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재생에너지 전력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E-TAC(Electrochemical–Thermally Activated Chemical) 방식 전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빌 게이츠와 현대자동차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수소 1kg당 1달러 미만의 생산 비용(LCOH)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로코·우크라이나, 유럽 수소 공급 경쟁
유럽 주변 국가들도 그린수소 공급망 구축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 생산 시설을 구축해 유럽 시장에 공급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모로코 역시 재생에너지 자원을 활용한 수소와 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다.
모로코에서는 스페인 에너지 기업 모에베(Moeve)와 TAQA 모로코가 참여하는 그린수소 기반 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세계은행은 모로코가 풍부한 태양광·풍력 자원과 유럽과의 지리적 접근성을 동시에 갖춘 점을 강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이 에너지 가격 충격을 반복적으로 겪으면서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 공급망 구축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클린테크니카는 화석연료 가격 변동성이 커질수록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 공급망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부각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