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가 공연한 런던 공연장, 세계 최초로 탄소 제거 콘서트 개최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사진=언스플래쉬
BTS, 블랙핑크가 공연한 영국 런던의 공연장 O2 아레나에서 세계 최초로 '탄소 제거' 콘서트를 개최했다고 영국 매체 에디(Edie)와 비즈니스 그린 등이 17일 보도했다.
O2 아레나는 밴드 ‘The 1975’의 2월 공연 개최로 인한 배출된 탄소를 상쇄하기 위해 탄소 제거 크레딧에 투자한 시범 프로젝트의 결과를 공개했다. O2 아레나는 공연당 136톤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했고, 4회 공연에 걸쳐 상쇄된 이산화탄소는 총 545톤에 이른다.
투자 포트폴리오에는 암석 풍화 촉진(Enhanced Rock Weathering, ERW)과 바이오차(biochar) 등 과학적으로 검증 가능한 탄소 제거 방법이 포함됐다. ERW는 현무암·감람석 등 화산암류가 빗물과 만나 풍화를 일으키는데, 이때 빗물 속 이산화탄소가 탄산염 형태로 암석에 포집되는 것에 착안해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기술이다.
O2 아레나는 영국의 탄소 제거 플랫폼 CUR8 협력을 통해 각 공연의 대략적인 탄소 배출량을 예측하여 이벤트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탄소 상쇄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최근 과학 기반 목표 이니셔티브(SBTi) 이사회는 탄소중립 공급망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 상쇄권의 사용을 확장하기로 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는데, SBTi 직원들은 이사회 결정을 비판하며 격렬히 반발했다. 충분한 보호 장치와 엄격한 감독 없이 탄소 상쇄를 인정하면 자체적인 배출 감축에 대한 노력 대신 탄소 상쇄에만 의존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공연장, 문화시설 중 탄소 배출량 가장 커
영국 O2 아레나, 탄소 상쇄권 투자로 '탄소 제거' 콘서트 개최
O2 아레나에 따르면 공연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의 75.7%가 관람객의 여행으로부터 나온다. 이번 '탄소 제거' 콘서트에서는 O2 아레나의 투자와 티켓 가격에 포함된 0.9파운드(약 1500원)으로 이에 대한 상쇄권 투자가 이뤄졌다.
더불어 O2 아레나는 공연장에서 판매하는 식음료로 인한 탄소 배출량은 전체의 7.46%이며, 공연장 운영에 따른 탄소 배출량은 3.95%라고 밝혔다. 공연장 운영에서 배출량이 적은 것은 에너지 효율성을 위한 투자에 따른 결과이며, 경기장 전체에 LED 조명과 스크린을 설치하여 2023년에는 30만kWh 이상의 에너지를 절약했다고 전했다.
O2 아레나를 운영하는 AEG 유럽의 지속 가능성 담당 이사인 샘 부스(Sam Booth)는 “라이브 산업의 저탄소 미래를 위해 노력하며, 세계적 수준의 이벤트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혁신하고 더 많은 방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21년 발표한 ‘문화 예술의 친환경적 관점 도입을 위한 연구’에 따르면, 공연장은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과 같은 다른 문화시설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가장 컸다.
공연장에서 배출하는 연간 이산화탄소는 2020년 1관 평균 54만 톤이었다. 이조차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연간 발생량은 79만 톤에 비해 30%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공연 업계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기 때문에 최근의 탄소 발생량도 다시금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연 업계에서도 지속 가능한 콘서트를 고민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작년 11월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블랙핑크 콘서트에서는 관객들의 이동 거리를 파악하고, 교통 수단과 숙박 시설을 이용하면서 발생한 탄소 발생량을 계산하는 탄소 계산 측정 부스 ‘YOUR GREEN STEP’를 운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