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홍수보험료, 기후 리스크 반영 후 가입 급감…25만 가구 보험 포기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연방 홍수보험료 인상 이후 4년간 약 25만 가구가 보험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로 높아진 홍수 위험을 반영해 보험료를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보험료 부담이 커진 가구를 중심으로 이탈이 가속화됐다는 분석이다.
17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학술지 재난위험 및 회복력 저널 에 게재된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험료 인상 최고 구간서 기존 가입 13% 감소
미국 비영리 싱크탱크 환경보호기금(EDF) 소속 경제학자인 제시 구레비치가 이끈 연구팀은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2021년 도입한 ‘위험등급 2.0’ 제도의 영향을 정량 분석했다. 보험료 인상 폭을 4개 구간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인상 폭이 가장 큰 구간에서 기존 가입자의 5~13%, 신규 가입자의 11~39%가 국가홍수보험프로그램(NFIP)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NFIP는 1960년대 홍수보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연방 보조 프로그램으로, 미 주거용 홍수보험의 약 90%를 차지한다. 대부분의 미국 주택보험이 홍수 피해를 보상하지 않는 구조에서 NFIP는 사실상 유일한 보험 수단이다. 다만 수십 년간 실제 위험보다 낮은 보험료를 유지하면서 미 재무부에 200억달러(약 29조원)의 부채를 쌓았고, 고위험 지역 개발을 억제하는 데도 한계를 드러냈다.
FEMA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산업 표준 재난 모델을 활용해 부동산별 홍수 위험을 요율에 반영하는 가격 체계를 도입했다. 일부 가입자의 보험료는 낮아졌지만, 상당수는 연 18% 상한선까지 보험료 인상을 겪었고, 신규 가입자는 즉시 전액 위험 기반 요율을 부담해야 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보험료 상승이 특히 저소득 지역에서 가입 유지와 신규 가입을 동시에 위축시킨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FEMA 개편 검토 속 보험 공백 심화 우려
NFIP 가입자는 2009년 57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가 이어져 현재는 470만 명 수준이다. 민간 홍수보험 시장이 일부 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FEMA 추산 미국 주택 소유자 가운데 홍수보험 가입 비율은 4%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초 FEMA의 역할과 구조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직 개편·축소·폐쇄 가능성까지 포함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무디스의 피라스 살레 북미 홍수 모델 책임자는 홍수가 미국에서 가장 보험 가입률이 낮은 물리적 위험이라고 지적하며, 최근 워싱턴주에서 10만 명 이상이 대규모 홍수로 대피했지만 해당 주 전체 NFIP 가입 건수는 3만 건이 채 안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홍수보험 가입 감소가 재난 이후 가계의 재정 회복을 지연시키고, 지역 경제와 연방 재난 지원 재정에 부담을 전가하며, 주택담보대출 연체와 채무불이행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구레비치는 위험 기반 가격 책정의 원칙은 유지하되, 저소득층이 보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소득 연계 보조금이나 지역 단위 홍수 통제 투자 같은 보완 정책이 필요하다 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