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과 인권’ 행동계획 개정… 공급망 인권 실사 의무화 빠져”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일본 도쿄 도심. 국제 시민사회단체들은 일본의 ‘기업과 인권’ 국가행동계획(NAP) 개정안이 의무적 인권 실사 도입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사진=Pixabay
세계벤치마킹연합(World Benchmarking Alliance·WBA)과 비즈니스인권센터(Business and Human Rights Centre·BHRC)가 일본 정부의 ‘기업과 인권 국가행동계획(NAP)’ 개정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공급망 인권 실사 의무화 등 핵심 정책 방향은 빠졌다고 지적했다.
11일(현지시각) 기업 공시 전문 매체 코퍼레이트 디스클로저스(Corporate Disclosures)에 따르면 두 기관은 일본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NAP 개정안에 대한 공동 입장을 발표했다. 개정된 계획은 2026년 4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인권 실사 기대 수준 강화…투명성·공시 강조
WBA와 BHRC는 개정된 NAP가 기업의 인권 실사(human rights due diligence)에 대한 기대 수준을 보다 명확히 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단순한 위험 식별을 넘어 예방·완화·추적·구제까지 포함하는 인권 실사 체계를 강조한 점이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원칙(UN Guiding Principles on Business and Human Rights)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또 공급망에서의 실질적 이해관계자 참여를 강화하고 기업의 투명성과 공시 중요성을 재확인한 점도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했다. 개정안에는 기업 인권 성과 평가 지표인 ‘기업 인권 벤치마크(Corporate Human Rights Benchmark·CHRB)’ 등 제3자 평가 지표 활용도 계속 언급됐다.
아울러 중소기업의 인권 실사 역량 강화를 정책 과제로 포함한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제시됐다.
의무화 신호 부족”…공급망 실사 강화 권고
다만 두 기관은 개정안이 국제 규제 흐름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권 실사의 의무화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한 점을 주요 한계로 꼽았다.
유럽연합(EU)은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CSDDD)과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을 통해 공급망 인권·환경 리스크 관리 의무를 강화하고 있지만 일본 NAP에는 이에 상응하는 정책 방향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WBA와 BHRC는 일본 정부에 ▲공급망 전반에 대한 포괄적 인권 실사 기대 수준 강화 ▲정책 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와 모니터링 체계 도입 ▲이해관계자 참여 확대 등을 권고했다.
두 기관은 명확한 정책 방향과 책임성, 지속적인 이해관계자 참여가 결합된다면 일본은 책임 있는 기업 활동을 강화하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제도를 발전시킬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WBA는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 단체로, 전 세계 주요 기업 약 2000곳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및 SDGs 기여도를 벤치마크 지표로 평가·공개한다. 이 조직은 기후변화, 인권, 성평등 등 분야별 랭킹과 벤치마크를 통해 기업과 투자자, 시민사회가 기업의 성과를 비교·감시할 수 있도록 하고, 기업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편, BHRC는 전 세계 기업과 인권 이슈를 추적·연구하는 인권 NGO로, 기업의 인권침해 사례를 조사·공개하고 이해관계자(피해 당사자, 투자자, 시민사회 등)에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각국의 기업과 인권 관련 정책(예: 국가행동계획, NAP)에 대해 평가·정책 제언을 내고, 기업 인권 실사(human rights due diligence) 의무화와 같은 규범 강화를 촉구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