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지자체 탄소중립계획, 건물·수송 실질 감축은 빠졌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평균 25.3%에 그쳐 국가 목표(40%) 달성이 구조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수 지자체가 산림 흡수원에 의존하거나, 2030년 단 한 해에 감축 부담을 집중시키는 비현실적인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정책 싱크탱크 녹색전환연구소는 5일 이같은 내용의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 탄소중립기본계획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감축목표 등 정량 및 정성 지표로 평가한 지역 등급 / 출처 = 녹색전환연구소
총배출량 기준 평균 25.3%…국가 NDC 환산치에도 못 미쳐
이번 보고서는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가 제출한 제1차 탄소중립기본계획을 전수 분석해 감축목표와 경로, 정책수단의 적절성을 평가했다. 분석 과정에서 산림 등 흡수원을 제외한 ‘총배출량’ 기준을 적용했다. 흡수원을 포함한 순배출량 기준은 건물·수송 부문의 실질적 감축 노력 없이도 목표를 달성한 것처럼 보이는 통계적 착시를 유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 결과 기초지자체의 2030년 평균 감축목표는 총배출량 기준 25.3%에 그쳤다. 이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40%를 동일 기준으로 환산한 추정치인 약 3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40% 이상의 목표를 설정한 지자체는 23곳(8.4%)에 불과했다.
강원·경북 등 산림 비중이 높은 일부 지역은 순배출량 기준으로는 100%를 웃도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흡수원을 제외하면 감축률이 한 자릿수로 급감했다.
연 2.2% 줄이다가 2030년에 9.3%…‘후반 집중형’ 경로
감축 경로의 비현실성도 두드러졌다. 다수 기초지자체가 2025~2029년 연평균 감축률을 2.2% 수준으로 설정한 반면, 목표 연도인 2030년 한 해에만 9.3%를 감축하겠다는 ‘후반 집중형’ 계획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단일 연도에 이 같은 감축을 달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부문별로 보면 건물 부문 감축목표는 평균 33.6%로 국가 목표와 유사한 수준이었지만, 수송 부문은 15.3%에 그쳤다. 도시유형별 총감축목표는 대도시 33.4%, 농어촌 15.7%로 격차가 18%p에 달했다. 특히 수송 부문은 대중교통 인프라와 재정 여건에 따라 지역 간 감축 목표가 최대 4배 이상 벌어졌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A등급 11곳, D등급 87곳… 계획 전면 재설계 필요”
정량 평가(70점)와 정성 평가(30점)를 합산한 종합평가 결과, A등급을 받은 기초지자체는 11곳(4.8%)에 그쳤다. 반면 탄소중립기본계획의 전면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판단된 D등급은 87곳(38.5%)으로 가장 많았다. 정량 평가는 총배출량 기준 합계 감축률에 50% 가중치를 두고, 건물·수송 부문 감축률에 각각 25%를 반영했다.
보고서는 일부 지자체가 재생에너지 발전이나 연료전지 사업의 감축 효과를 건물 부문에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액화천연가스(LNG) 기반 연료전지는 전과정 배출이 발생해 단기간 감축수단으로 적절한지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산정 방식은 건물 에너지 효율 개선과 같은 생활 부문 감축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녹색전환연구소는 감축목표를 총배출량 기준으로 표준화하고, 전환 부문과 건물 부문을 명확히 분리한 산정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고서 주저자인 고이지선 지역전환팀장은 대도시와 농어촌 간 감축목표 격차는 기후대응 역량의 양극화를 보여주는 위험 신호”라고 분석했다.
박은옥 지역전환팀 연구원은 계획상의 수치를 맞추는 행정에서 벗어나, 시민의 삶에서 녹색전환을 체감할 수 있는 이행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기초지자체는 오는 5월까지 정부에 탄소중립기본계획 추진 성과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