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재활용 못했더니 매년 2조6000억원…마크롱, 결국 보증금제 꺼냈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프랑스가 플라스틱 재활용 부진으로 EU에 매년 15억유로를 부담하자, 마크롱 정부가 보증금 반환제와 재사용 확대 정책 추진에 나섰다. / 출처 = Unsplash
프랑스가 플라스틱 정책 실패로 유럽연합(EU)에 매년 15억유로(약 2조6000억원)를 부담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각) 유럽 현지 매체 유랙티브(Euractiv)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플라스틱 재활용률 제고를 위해 보증금 반환제 도입 등 대책 마련을 정부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EU는 2021년부터 재활용되지 않은 플라스틱 포장 폐기물에 분담금을 부과하는 ‘플라스틱 부담금(plastics own resource)’ 제도를 시행 중이다.
재활용 못한 만큼 돈 낸다…EU 플라스틱 부담금 압박 현실화
EU는 회원국이 재활용하지 못한 플라스틱 포장재에 대해 킬로그램당 0.80유로(약 1400원)의 분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각국은 예측치를 기준으로 매달 선납하고, 실제 통계가 확정되면 2년 뒤 차액을 정산한다.
EU의 플라스틱 부담금은 2021~2027년 중기 예산을 구성하는 자체 재원 가운데 하나다. 재활용 실적이 낮을수록 회원국 부담이 자동으로 커지는 구조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파리 ‘REuse Economy’ 행사장에서 열린 생태계획회의에서 우리가 스스로 세운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서 EU에 매년 15억유로(약 2조6000억원)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가 재활용 정책 강화에 다시 속도를 내는 배경에도 이런 재정 부담이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보증금 반환제·재사용 확대 동시 추진
프랑스의 플라스틱 포장재 재활용률은 EU 최하위권 수준이다. 유럽통계청(Eurostat) 2023년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의 플라스틱 포장재 재활용률은 25.7%로 EU 평균 42.1%를 크게 밑돈다. 헝가리에 이어 EU 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프랑스 정부는 이를 끌어올리기 위해 보증금 반환제와 재사용 확대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보증금 반환제는 소비자가 음료 용기를 반납하면 구매 때 낸 보증금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이미 90% 이상 회수율을 달성한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채택한 제도로 꼽힌다.
EU의 새 포장재·포장폐기물 규정(PPWR)이 2026년 8월 12일부터 적용되면 회원국은 2029년까지 음료병 90%를 별도 회수해야 한다. 사실상 보증금 반환제 도입 압박이 커지는 셈이다.
프랑스 정부는 포장재 자체를 줄이는 재사용 전략도 병행한다. 마티외 르페브르 환경부 차관은 불필요한 포장을 줄이고 대용량 구매 확대와 에코디자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가을 첫 ‘재사용 콘퍼런스(Reuse Conference)’를 열고 공통 기준과 공유 인프라, 물류 네트워크 구축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EU가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포장재 55% 재활용 목표를 제시한 만큼 시간적 여유도 많지 않은 상황이다.
지방정부·업계 반발…결국 비용 분담 충돌
플라스틱 재활용 정책 확대를 둘러싼 반발도 커지고 있다. 프랑스 지방정부들은 이미 기존 분리배출 체계에 맞춰 플라스틱 선별센터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상태다. 그러나 보증금 반환제가 도입되면 소비자들이 음료병을 유통망에 직접 반납하게 되면서 기존 공공 재활용 체계로 유입되는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기존 재활용 인프라의 수익성과 운영 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셈이다.
PPWR 시행을 둘러싼 업계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재사용 포장재 의무화 조항에 대해 높은 초기 투자 비용과 회원국별 상이한 운영 기준을 문제 삼고 있다. 국가마다 회수 체계와 포장 규격, 운영 기준이 달라 EU 전역에 통일된 시스템 구축이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유랙티브는 코카콜라 등 식음료·포장재 업계를 중심으로 일부 기업들이 이런 이유를 들어 EU 집행위원회에 PPWR 시행 연기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는 국회의원·업계·지방정부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이해관계 조율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