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불신 책임 인정하나 묻자, 조희대 눈만 꿈뻑꿈뻑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설전을 지켜보다 눈을 감고 있다. 2025.10.13. 연합뉴스
국정감사 첫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는 대선 개입 의혹을 받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출석했지만, 증인 출석 및 증언을 전면 거부했다. 조 대법원장은 여당의원들의 질의나 추궁에도 허공을 응시한 채 눈만 깜빡이다가, 회의가 잠시 중지되자 국회를 떠났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근조 리본을 달고 출석해 질의 시간에도 고성을 지르며 회의 진행에 항의했다.
조희대 진행 중 재판 설명 못한다 증언 거부
조 대법원장은 13일 오전 국회 본청 법사위 회의장에서 열린 대법원(법원행정처)·사법연수원 등에 대한 국감에 출석해 인사말부터 증인 출석 거부 입장을 밝혔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열린 두 차례의 청문회에도 증인 출석을 거부한 바 있다. 이번 국감에도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조 대법원장은 저에 대한 이번 국감의 증인 출석요구는 현재 계속 중인 재판에 대한 합의과정의 해명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국정감사는 계속 중인 재판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아니 된다 라고 규정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8조뿐만 아니라, 사법권의 독립을 규정한 헌법 103조, 합의의 비공개를 규정한 법원조직법 65조 등의 규정과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우려가 있다 고 말했다.
그는 물론 법관은 자신의 재판과 관련해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고, 모든 판결은 공론의 장에서 건전한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면서도 하지만 어떠한 재판을 했다는 이유로 재판사항에 대해 법관을 증언대에 세우는 상황이 생긴다면, 법관들이 헌법과 법률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하는 것이 위축되고 심지어 외부의 눈치를 보는 결과에 이를 수도 있다 고 주장했다.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5.10.13. 연합뉴스
그러면서 우리 국회도 과거 대법원장의 국감 증인 출석 필요성에 관한 논란이 있었을 때에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을 존중하는 헌법정신과 가치를 확인하는 취지의 관행과 예우 차원에서 그 권한을 자제해 행사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며 부족한 부분은 법원행정처장이 답변하거나, 국감 종료 시 국감 과정에서 지적된 사항을 종합해 제가 마무리말씀으로 답변하도록 하겠다 고 했다.
어딜 도망가려고…추미애의 조희대 묶어두기
그러나 추 위원장은 조 대법원장의 증인 출석 및 증언 거부에도 곧바로 대법원장에 대한 질의와 응답을 진행하겠다 며, 증인 선서를 받지 않고 참고인 신분으로 질의를 하도록 했다.
이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대법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은 것은 국회의 오랜 관례 라며 (조희대 증인 출석 요구는) 대통령 무죄 만들기 아니냐 고 따졌고,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이런 중차대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에는 특단의 조치들이 필요하다 며 여전히 내란을 극복하고 있는 과정에서 당연히 필요한 것들은 국회가 물어볼 수 있다 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사법부 독립 얘기를 하면서 진행 중인 사건이라 얘기하는데, 사건 본질을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사건이 왜 그렇게 빠르게 무리하게 진행됐는지를 들여다보는 것 이라며 대법원장이 인사말에서 자신의 재판과 관련해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했는데, 단 한 번도 법관은 책임을 져본 적이 없다 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을 대신해서 이 중차대한 사건, 왜 대법원이 대선에 개입했는지에 대해서 질문을 하면 거기에 대해서 (대법원장은) 답할 의무가 있고, 그것이 (법관으로서) 최소한의 책임을 지는 것 이라고 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눈을 깜빡이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2025.10.13. 국회방송 갈무리
조희대 시체 모드 …허공 쳐다보며 눈만 꿈뻑꿈뻑
그러나 이같은 여당 의원들의 답변 요구에도 조 대법원장은 인사말만 한 뒤, 철저하게 발언을 삼갔다. 사실상 무시에 가까웠다.
민주당 박균택 의원은 오늘 한국일보 칼럼을 보니까 사법 불신을 초래한 당사자가 사법부 독립 방패막에 숨은 건 온당치 않다, 오만과 두꺼운 의식으로 비칠 뿐이다 라고 비판을 했는데, 대법원장 의견은 어떠신가? 야당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번갯불에 콩을 볶아먹듯이, 군사 작전 같은 속도로 처리를 했는데 지금도 그 재판이 옳았다고 생각하느냐? 고 따졌지만, 조 대법원장은 허공을 응시한 채 눈만 깜빡였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도 이재명 대통령 후보 사건이 항소심에서 무죄가 났는데, 이재명 대표의 답변서가 있자 하루 만인 4월 22일 전원합의체로 회부한다. 이게 맞느냐, 조 대법원장은 답변하라 고 추궁했다. 서 의원은 윤석열과 만난 적 있느냐? 그러면 한덕수와 만난 적 있느냐? 고 재차 물었지만, 조 대법원장은 마찬가지로 허공만 응시한 채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추궁이 이어지자 조 대법원장은 입을 열었다가 닫기도 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설전을 지켜보다 눈을 감고 있다. 2025.10.13. 연합뉴스
조 대법원장이 아무런 발언도 하지 않는 것은 질의에 어떤 답변이라도 하는 순간 사실상 국감 증인 출석을 인정하는 모습이 될 수 있는 만큼,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철저하게 침묵하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원)이 조 대법원장의 입 역할을 했다. 천 처장은 법사위원장이 사전에 종전의 관행을 존중하겠다는 말씀을 했다. 30년 전 87헌법 이 성립되고 나서는 대법원장이 나와서 일문일답을 한 적이 없다 면서, 거듭 이석 허가를 요청한다 고 말했다.
국힘, 위원장석 앞 점거 항의…조희대는 도망
국민의힘은 오전 국감 내내 합의되지 않은 질의라며 조 대법원장을 이석시키라고 요구했다. 여당 의원들의 질의가 진행되는 중에도 고성을 질렀다. 사실상 국감 진행을 방해할 의도로 보였다. 추 위원장은 국민의힘 쪽의 항의가 이어지자 초등학생인가 스스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면 퇴장하라 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석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위원장석 앞까지 점거하며 고성을 질러댔다. 이에 추 위원장은 국회 경위를 호출해 위원장석을 확보해달라 고 맞섰다. 나 의원은 이게 국회냐. 혼자 다 해먹어! 라고 소리쳤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회가 선언되자 법사위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2025.10.13. 연합뉴스
조 대법원장은 오전 11시 38분쯤 10분간 감사 중지가 선포되자, 곧바로 법사위 회의장을 퇴장했다. 이석을 막는 여당 쪽 의원과 취재진들이 뒤엉켜 회의장에서 엘리베이터로 이어지는 복도가 아수라장이 됐다.
조 대법원장은 국회를 나가면서 다시 올 것인가 라는 기자들 질문에 (국감을) 마무리 이야기를 할 때 필요한 부분을 이야기할 것 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