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선서 거부한 증인이 진술할 수 있을까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14일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열린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관련 청문회에서 이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가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있다. 2026.4.14. 연합뉴스
대북송금 사건에 관한 국회 국정조사가 있었던 2026년 4월 3일에 이어 4월 14일에도 증인으로 채택된 박상용 검사는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거부 이유를 소명한 서류를 제출했습니다. 그러고서 증인 박상용이 마이크를 들고 말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서영교 국정조사위원장이 이러한 요구를 거절했습니다. 왜냐하면 이전 4월 3일에 제출된 박상용의 소명서는 단지 거부 이유를 소명한 것을 넘어서 제기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담고 있어, 사실상 선서하지 않고 진술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거부 이유를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항의했습니다.
그렇다면 국회에서 선서를 거부한 증인이 과연 진술권을 가질 수 있을까요? 증언거부권을 규정하고 있는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및 국회에서의 증언 ․ 감정 등에 관한 법률(약칭 : 국회증언감정법)을 살피고, 그 여부를 검토하겠습니다.
과 의 구별
민사소송법 제314조와 형사소송법 제148조는 친족관계에 있거나 후견 관계에 있는 사람의 증언거부권을 규정하고, 민사소송법 제315조와 형사소송법 제149조는 변호사, 의사 등 직무상 비밀을 알게 된 경우의 증언거부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민사소송법은 친족관계의 경우(제314조)에만 을 인정하고 있으며(제324조), 반면 형사소송법은 을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과 은 ‘권리의 가치와 행사 방식’이 동등하지 않습니다. 증언거부권은 위와 같은 법률상 사유가 있을 때 진술하지 않을 수 있다는 ‘소극적 권리’에 불과한 데에 반하여, 선서 거부권은 선서하지 않고서 진술할 수 있는 ‘적극적 권리’입니다. 즉 증언거부는 진술 자체를 하지 않는 행위라서 이로써 사법절차에 새로운 침해를 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선서 거부권은 위증죄 처벌의 위험 없이 거짓말을 할 수 있는 권리로 사법절차에 새로운 침해를 끼칠 수 있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증언거부권과 별개로 선서 거부권을 존치해야 할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국회증언감정법 제3조]의 선서 거부권 삭제 및 삭제 전까지의 해석론
그런데 국회증언감정법 제3조는 형사소송법 제148조와 제149조를 근거로 하면서, 형사소송법이 인정하지 않은 선서 거부권을 규정함으로써, 법체계상의 일관성을 잃었습니다. 요컨대 현행 제도상 민사소송법에만 규정되어 있고, 형사소송법이 선서 거부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형사소송법 제148조와 제149조를 근거로 하는 국회증감법 제3조에서 선서 거부권은 삭제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아울러 선서 거부권 삭제 이전이라고 하더라도, 국회증감법이 원용하는 형사소송법이 을 인정하지 않으므로, 국회에서 선서를 거부한 자가 진술할 권리까지 행사할 수는 없다고 해석해야 할 것입니다. 법률상 사유로 증언을 거부하는 것까지는 용인하더라도, 위증죄의 처벌 없이 ‘거짓말할 자유’까지 보장하는 것은 법이 과도한 권리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에 관한 [법무부 감찰보고서]가 언론에 공개된 이후에 박상용 검사는 수많은 유튜브에 출연했습니다. 만약 그 유튜브에서 말했던 그의 변명이 진실이라면, 그는 국회 국정조사장에서도 당당하게 선서하고 진술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진실이 아니었기에 그는 위증죄 처벌을 두려워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국회증언감정법 제3조에 특이하게 규정된 에 관한 그의 법률 지식이 그를 ‘선서 거부’로 인도했습니다. 이로써 그의 비루함과 비열함이 그대로 드러난 것은 너무나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람은 결코 ‘위증죄 처벌에 관한 선서’ 따위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오로지 ‘진실이 가려지는 것’만을 두려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