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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어려운 이유, 그래서 더 해야 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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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발표된 검찰개혁안을 두고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검찰개혁을 가장 중대한 소임의 하나로 약속하고 집권한 이재명 정부하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많은 국민들에게 안겨주는 당혹감과 함께 지금의 이 논란은 검찰개혁이 얼마나 어려운 작업인지, 그리고 왜 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이 반드시 필요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검찰개혁이 어려운 이유는 그것이 단지 한 정부 외청 조직의 제도 개선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 깊숙히 구조화된 ‘검찰권력’의 해체 작업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검찰권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해방 이후 정부 수립과 함께 형성된 70여 년의 시간이 있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일제강점기 식민 통치 장치로서 검찰이 자리 잡은 역사를 포함해 약 100년에 이른다. 이 시간은 검찰이 하나의 국가기관을 넘어 독자적인 권력으로 성장해 온 시간인 동시에, 한국 사회가 그 권력에 적응하고 길들여져 온 시간이기도 하다. 그 시간은 검찰권력의 구축이자, 검찰권력사회의 형성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에서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는 중요하지만, 그것 자체가 목표인 것은 아니다. 그것은 개혁의 한 부분이자 과정일 뿐이다. 핵심은 검찰권력의 해체와 분산이다. 검찰은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힘에 비해 제대로 된 견제를 받아온 적이 거의 없다. 바로 그 점 때문에 검찰개혁은 언제나 격렬한 저항을 불러왔고, 또 쉽게 좌초돼 왔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12일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직접 수사 범위가 9대 중대 범죄 로 규정되는 내용을 담은 중수청·공소청 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모습. 2026.1.12 연합뉴스 검찰개혁안 발표 하루 뒤인 13일 사형 구형을 받은 전 검찰총장이자 대통령으로 내란수괴가 된 윤석열이라는 인물의 언행의 궤적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한마디로 강골 검사 이미지를 얻었고, 그 이미지가 발판이 되어 초고속의 상승으로 검찰총장을 거쳐 대통령 자리까지 올랐다. 이 말은 흔히 개인적 소신의 표현으로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그 말의 이면의 의미는 간과됐다. 그것은 사람이 아니라 검찰 조직에 충성한다는 선언이었다. 뼛속까지 철저한 ‘검찰주의’의 고백이었으며, 그의 이후의 행태가 보여주듯이 검찰이 헌법과 법률의 구속을 받는 게 아니라는 것, 헌법과 법률도 검찰을 위해 있다는 검찰집단의 신념의 암시와도 같은 말이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그런 ‘충성’이 검사 개개인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검찰에 대한 비호, 혹은 선망과 두려움이 뒤섞인 우호적 태도는 정치권, 관료사회, 언론, 시민사회 곳곳에 퍼져 있다. 막강한 권력에 끌리거나, 그 권력 앞에서 움츠러드는 태도 역시 검찰권력을 떠받치는 중요한 토대다. 그래서 지금의 검찰개혁은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라, ‘검찰권력사회’ 자체를 해체하는 작업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중수청 공소청 법안에 대한 13일 언론의 보도는 이 같은 현실에 대한 인식이 우리 사회의 그것과 얼마나 거리가 있는지를 드러낸다. 중수청·공소청 법안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두고 진보 언론으로 분류되는 어느 매체조차 이를 ‘여당 강경파의 반발’로 규정했다. 이것이 과연 일부 ‘현실을 무시하는 강경한’ 정치인들의 주장일 뿐인가. 검찰개혁의 원칙을 주장하는 것에 ‘강경파’라는 낙인을 붙이는 것은 상투적인 표현이다. 상투적인 표현은 상투적인 인식에서 나온다. 검찰개혁을 구조적 문제로 보지 못하는 상투적인 인식은 검찰개혁 과업을 당내 이견이나 정치적 갈등으로 축소해버린다. 그럼으로써 개혁의 본질은 흐려지고 만다. 검찰개혁은 검찰이라는 특권 권력의 해체인 동시에, 검사라는 특권 신분의 해체 작업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 법안에는 수사사법관과 수사관으로의 이원화 방안이 담겼다.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수사사법관 과 비법률가 출신의 전문수사관 으로 나눠 조직을 운영한다는 것으로, 검사와 검찰수사관으로 이원화된 기존 검찰 조직과 거의 다를 게 없는 구조다. 이를 현직 검사들의 중수청 전직을 유도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처라고 설명하지만 이름만 바꾼 채 ‘법률가 검사’라는 특권 신분을 다른 형태로 유지하겠다는 발상이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의 지침이 반영됐다는 보도도 있다. 대통령 자신이 법률가로서 현실적 접근을 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현실’에 순응하는 태도가, 그 현실을 바꾸려는 의지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개혁의 어려움은 언제나 ‘현실’에 있지만 개혁이란 바로 그 현실을 넘어서는 결단에서 시작된다. 검찰개혁이 어렵다는 사실은 그 때문에 그런 현실과 타협해야 할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그 어려움은 타협과 절충이란 이름의 포기의 이유가 아니라, 오히려 더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이유다. 지난해 6월 이재명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정성호 의원을 지명하고 민정수석에 봉욱 전 대검 차장검사를 임명했을 때 조선일보에 실린 이라는 사설이 실렸다. 이 사설은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이 ‘수사와 사법 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시도에 대해 온건파 정성호 의원과 정치색이 옅은 온화한 인물 봉욱 수석이 사법의 근본 원칙에 맞게 개혁의 방향과 내용을 합리적으로 재설정하길 바란다”는 기대와 요구를 보냈다. 이 사설이 얘기하는 ‘합리적’ 인식, 검찰의 개혁과 검찰권력의 해체는 바로 이 ‘합리적 인식 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검찰개혁안에 대한 논란은 다시금 분명히 확인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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