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로그인   회원가입   초대장  
페이지투미   페이지투미 플러스
페이지투미 홈   서비스 소개   아카이브   이야기   이용 안내
페이지투미는 사회혁신 분야의 새로운 정보를 모아 일주일에 3번, 메일로 발송해드립니다.

link 세부 정보

정보 바로가기 : 진보정치는 왜 대중과 멀어졌을까… 환원주의 의 함정

진보정치는 왜 대중과 멀어졌을까… 환원주의 의 함정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일 전날인 2024년 4월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녹색정의당 김준우 대표와 심상정 원내대표 등이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절을 하고 있다. 2024.4.4. 연합뉴스 정태석 교수의 새로운 저서인 는 오늘날 한국 사회운동과 진보정치가 마주한 두터운 벽 앞에서, 이론적 시야를 넓히고 정치적 고민을 심화할 수 있는 귀중한 자극을 선물한다. 정태석 교수는 비판적 사회학자로서 단순히 연구실 안의 이론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이론적 혁신을 모색하며 이를 한국 사회의 구체적인 현실에 적용하고 발언해 온 드문 지식인이다. 그의 문제의식은 대부분 ‘이론이 어떻게 현실을 변화시키는 동력이 될 것인가’라는 실천적 지점에 닿아 있다. 특히 그는 오랫동안 한국 진보정치의 발전에 애정과 관심을 쏟아왔다. 그래서인지 이번 책에서는 오늘날 한국의 진보정당들이 대중적 기반이 줄어들고, 위기와 분열을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짙게 배어 나온다. 정태석 교수는 이러한 위기의 핵심에 ‘이론적 경직성’과 ‘정치적 무기력’이 맞닿아 있다고 진단한다. 오늘날 진보정치가 대중과 멀어진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로, 현실의 복잡성을 단일한 원인으로 수렴시키려는 태도를 지목한다. 모든 문제는 자본주의가 초래했다는 지나치게 단순한 환원주의적 주장 을 반복하는 관성이 그것이다. 저자는 노동자 대중의 다수가 이러한 주장에 선뜻 동의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진보정치가 그들만의 ‘섬’에 갇혀 버렸다고 본다.   자본주의라는 거대 구조를 비판하는 것은 정당하지만, 그것이 구체적인 대중의 삶과 고통을 해석하고 해결하는 유일한 열쇠인 것처럼 강변할 때 정치는 쳇바퀴를 돌게 된다. 나아가 막스 베버(Max Weber)의 개념을 빌려 진보정치의 문제점을 짚는다. 한국 사회의 급진적 진보정당과 진보 정치인들이 점점 대중적 지지를 잃어 가고 국회에서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된 것은 신념윤리에 매몰되어 책임윤리를 도외시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가치를 선포하는 ‘신념윤리’에만 충실할 뿐, 그 주장이 현실에서 어떤 결과를 낳고 대중의 삶을 어떻게 실질적으로 바꿀 것인지에 대한 ‘책임윤리’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이를 최근 유행하는 분류법에 대입해 본다면, 원칙적인 가치(A)와 대중의 구체적인 이익(B)을 전술적으로 결합하여 실질적인 변화와 성과를 만들어내는 ‘C그룹의 정치’를 찾기 어려웠다는 말이다.   사회 이론의 두 환원주의를 넘어서 - 프레이저와 무페의 정치철학 비판 검색/ 정태석 (지은이)/ 피어나 이러한 문제의식 위에서 저자는 현대 사회 이론에서 많은 이론가와 활동가 모두에게 주목받는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낸시 프레이저(Nancy Fraser)와 샹탈 무페(Chantal Mouffe)의 이론을 도마 위로 올린다. 두 학자의 이론적 성취를 꼼꼼히 짚어내면서도, 동시에 그들이 지닌 정치적 맥락에서의 한계를 냉철하게 평가하는 것이 이 책의 핵심 줄기이다. 먼저 저자는 낸시 프레이저는 경제 환원주의를 넘어서 모순과 적대의 다원성에 주목 한다는 점에서 그 이론적 기여를 높게 평가한다. 프레이저의 (Cannibal Capitalism) 이론은 정통 마르크스주의가 고수해 온 경제적 토대 결정론의 협소함을 돌파하려는 야심 찬 시도다.   그녀의 이론은 자본주의를 단순한 ‘경제 체제’가 아니라 ‘사회적 질서’ 전체로 파악한다. 자본주의적 상품 생산의 배후에서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재생산(돌봄, 가사), 생태적 환경, 정치를 구성하는 공적 권력 등을 자본주의가 어떻게 ‘잡아먹으며(수탈)’ 유지되는지를 분석한다. 즉, 계급적 착취뿐만 아니라 젠더, 인종, 민족, 생태 의제를 횡단하며 자본주의의 착취와 수탈 구조를 종합적으로 규명하려 한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프레이저의 논의가 결국 또 다른 함정에 빠진다고 경고한다.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반자본주의 투쟁 근본주의를 주장함으로써 환원주의 논리를 재도입하는 경향 이 있다는 이야기다. 경제가 중심이 되어서 전체를 결정한다는 환원주의적 사고 를 비판하며 출발했음에도, 결국 모든 사회적 모순의 뿌리를 ‘식인 자본주의’라는 단일 구조로 환원시켜 설명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모순과 적대의 다원성이나 상대적 자율성을 충분히 인정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결국 ‘식인 자본주의와 식인종인 자본가 계급’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고, 그것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고, 그것만 해결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또 다른 도식적 근본주의로 회귀한다는 비판이다. 정태석 교수는 이러한 경향이 한국의 사회운동 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며, 그 사례로 ‘체제전환운동’ 네트워크를 거론한다. 그러면서 다양한 차별과 착취를 비판해 온 급진적 사회운동 세력은 2024년경에 체제전환운동 이라는 네트워크 조직을 구성하여, 자본주의 체계가 기후 위기를 비롯한 다원적 착취와 차별의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하면서 반자본주의 체제(체계) 전환 을 추구하는 근본주의적 연대를 추구하기에 이르렀다 고 분석한다.   체제전환운동 인터넷 홈페이지 이미지 프레이저가 구조적 체계에 집중했다면, 샹탈 무페는 정치적 과정과 주체 형성에 주목한다. 정태석 교수는 무페의 ‘경합적 다원주의와 좌파 대중주의’ 이론이 가진 의미 역시 놓치지 않는다. 이러한 이론적 도전은 다원적 정체성의 비결정성과 담론의 우연적 접합에 기초한 헤게모니 정치 를 모색하는 데 탁월한 통찰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무페는 일찍이 에르네스토 라클라우(Ernesto Laclau)와 함께 을 집필하며 마르크스주의의 경제 결정론을 해체하는 데 앞장섰다. 루이 알튀세르(Louis Althusser)의 중첩결정 개념과 안토니오 그람시(Antonio Gramsci)의 헤게모니 개념을 재해석하여 ‘포스트 마르크스주의’의 지평을 열었다. 이러한 무페의 고민들은 오늘날 ‘좌파 대중주의’로 구체화되고 있다. 신자유주의 체제 아래 우파 대중주의(포퓰리즘)가 맹위를 떨치는 현실에서, 좌파 역시 과두제에 대항하는 중산층과 소수자의 다양한 민주주의 요구로 등가의 사슬을 형성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민들의 억눌린 요구들을 하나의 정치적 전선으로 엮어내고, 이를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여 평등과 공공성의 가치를 실현하려는 이러한 전략은 그리스의 시리자(Syriza)나 스페인의 포데모스(Podemos) 같은 새로운 좌파 정치 실험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정태석 교수는 무페의 이론에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고 꼬집는다. 무엇보다 이론과 전략의 바탕이 되어야 할 사회경제적 권력관계 구조의 현실을 분석할 사회 이론과 설명 체계가 부족하다 는 점이다. 무페가 강조하는 ‘정감(Affect)’과 ‘헤게모니’가 구체적인 구조에 대한 분석 없이 사용될 때 발생할 위험을 다음과 같이 경고한다. 정감의 동원은 감정적 대립을 부추기면서 상대방에 대한 증오와 혐오의 감정을 증폭시키는 과정을 제어하기 어렵다. 따라서 무페의 이론은 정당성과 합리성보다 헤게모니와 정감에 의존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헤게모니-정감 환원주의 의 경향 을 띠게 되며, 이는 결과적으로 대인관계에서 정서적이고 감정적인 경합에 치중하는 대인관계 환원주의 로 귀결된다는 것이 저자의 비판이다. 결국, 정태석 교수가 내리는 결론은 분명하다. 프레이저와 무페는 각각 구조와 주체, 체계와 정치를 강조하지만 실상 환원주의라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것이다. 프레이저의 체계 환원주의 와 무페의 대인관계 환원주의 는 사회 이론 또는 정치철학에서 서로 대척점에 서 있다. 이어서 저자는 강조한다. 이중의 환원주의에서 벗어나려면, 탈인격적 관계로서 체계에 대한 분석과 인격적 관계로서 대인관계(권력/인식-정서)에 대한 분석이 서로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 책은 서구의 이론적 성과를 비판 없이 수입하여 근본주의적 구호로 치환 하는 태도를 경계한다. 또한 현실이 자신의 이론적 틀에 들어맞지 않을 때, 구체적인 현실 분석을 통해 이론을 수정하기보다 오히려 이론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스스로를 정당화 하는 관점도 비판한다.    완전히 새로운 뉴욕시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맘다니 당선자는 발 빠르게 새 정부 구성에 착수했다. 11월 4일 승리가 확정된 후 그의 상징이 된 오른손을 가슴에 얹는 제스처를 하면서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그 대안적 실천의 가능성으로 저자는 미국에서 뉴욕시장이 된 민주적 사회주의자 조란 맘다니(Zoran Mamdani)의 사례를 언급한다. 맘다니는 추상적인 이념이나 가치를 내세워 대중의 정감을 동원하려는 전략보다 실생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내세워 시민들을 설득하려는 전략을 추구하였고, 이를 통해 다수파 연합을 형성할 수 있었 기 때문이다. 물론 저자 역시 합리적 정책과 대중의 정감을 동원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구분될 수 없고 함께 구사 해야 할 전술임을 명확히 한다. 이성이 결여된 감정은 폭주하기 쉽고, 감정이 메마른 정책은 동력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의 후반부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프레이저의 포괄적 대항 헤게모니 이든 무페의 등가적, 헤게모니적 접합 이든 다수 시민의 지지와 공감을 얻으려면, 다원적 모순/위기/적대들이 서로 맞물리거나 엇갈리는 체계의 양상들을 객관적, 구체적으로 분석할 뿐 아니라, 이를 통해 대인관계에서 더 많은 시민 대중의 공감과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민주주의적 분할선을 구성해 가야 한다. 이 책이 관통하는 핵심 통찰인 사회를 체계와 대인 관계(권력/인식-정서)의 비대칭적 복합체로 이해하는 문제틀 은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나 매우 타당하며, 진보 진영 내 그 누구도 쉽게 부정하기 어려운 지점이다. 사실 사회변혁 운동의 역사에서 ‘객관적 구조의 필연성’과 ‘주체적 개입의 우연성’ 중 무엇을 우선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은 오래된 주제다. 그 결과로 우리는 구조 결정론에 빠지거나, 반대로 주관적 의지만 앞세우는 주의주의적 오류를 반복해 왔다. 정치적 원칙에서 전술을 도출할 것인가, 아니면 대중의 정서에 부합하는 전술을 먼저 찾을 것인가, 혹은 실용적인 최소강령으로 대중적 기반을 넓힐 것인가에 대한 논쟁 역시 마찬가지다. 이 책이 분석하는 두 가지 환원주의의 대립에 대한 고찰은 이러한 오래된 논쟁들을 오늘날의 지형에 맞게 재해석하고 고민을 확장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토론해 볼 지점들은 남는다. 예컨대, 저자가 체제의 근본적 변혁을 추구하는 흐름을 모두 ‘근본주의’나 ‘환원주의’의 틀 안에 가두어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다양한 모순과 적대가 교차하는 사회의 체계를 구체적이면서도 총체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은, 필연적으로 체제 자체의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고민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총체적 분석이 대중적 설득력을 확보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가장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전략과 전술을 도출하는 든든한 기초가 될 수 있다. 예컨대, ‘체제전환운동’ 네트워크와 같은 흐름이 가진 전략적 난점을 단순한 근본주의나 환원주의로 볼 수 있을까? 근본적 변혁을 지향하는 정치조직들이 느슨하게라도 힘을 모아 더 넓은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은 사회운동의 지형을 넓히는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과정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정치조직, 대중조직, 시민단체가 층위 없이 뒤섞여 체제 내적 개혁의 과제와 체제를 넘어서는 변혁의 구호가 뒤섞일 때 발생하는 문제는 무시할 수 없다. 이는 정치조직의 유연한 전술 구사를 방해하면서, 동시에 대중조직이 시민들과 만나는 접점을 좁게 만들 위험이 있다. 활동가들 사이에 불신과 갈등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정태석 교수의 지적들은 이런 점들을 고민하면서 한국 사회운동이 처한 어려움들을 타개하기 위한 나침반이 될 수 있다. 한국의 급진적 사회운동은 고유한 현실에 적합한 사유와 전략을 발전시켜야 한다 는 그의 지적은 곱씹어볼 문제가 분명하다. 이제 독자들은 이 책이 던진 질문들을 품고, 우리 사회의 구체적인 현실을 어떻게 해부하고 어떠한 새로운 방식으로 대중과 호흡할 것인지 답해야 할 차례다. 정태석 교수의 다음 작업도 한국 사회의 구체적인 현실 분석과 그에 걸맞은 전략의 제시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최근 3주간 링크를 확인한 사용자 수

검색 키워드


주소 : (12096) 경기도 남양주시 순화궁로 418 현대그리너리캠퍼스 B-02-19호
전화: +82-70-8692-0392
Email: help@treeple.net

© 2016~2026. TreepleN Co.,Ltd. All Right Reserved. / System Updated

회사소개 / 서비스소개 / 문의하기 /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