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경상흑자 역대 최대…한국 성장률 전망치 3%↑ [뉴스] 5월 경상흑자가 역사상 최고실적을 기록했다. 60조원에 가까운 흑자를 달성했는데 이를 견인한 건 단연 반도체다. 상품흑자도 미증유의 개가를 올렸고 여행수지조차 흑자로 전환했다. 경상수지가 로켓처럼 비상하는 가운데 해외투자은행(IB)들은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평균을 3%로 올려잡았다.
5월 경상수지 흑자 사상최대 기록해, 6월은 더 좋을 듯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경상수지는 386억 1000만달러(약 58조 60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으로 직전 최대인 올해 3월 (379억 3000만달러)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흑자 규모다.
2023년 5월부터 37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2000년대 들어 2019년 3월 이후 83개월 연속 흑자에 이어 두 번째로 긴 흑자 기록이다.
올해 들어 5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412억 8000만달러에 달했다. 작년 동기(339억달러)의 4배가 넘어, 작년 연간 흑자 규모(1230억 5000만달러)를 이미 돌파했다.
유성욱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상반기 1515억달러 흑자를 예상했는데, 1∼5월 누적 흑자를 보면 이를 넘어설 것 같다”며 연간으로 봐도 전망치(25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6월 수출이 1000억달러를 넘어 상당히 높은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400억달러 수준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부장은 반도체 수출이 워낙 좋지만, 석유제품, 화공품, 바이오, 제약 등 나머지 부분도 크게 나쁜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경상수지 추이, 자료 : 한국은행
반도체가 끌고 컴퓨터 주변기기가 밀고
5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가 378억 6000만달러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직전 최대는 지난 3월의 356억 8000만달러였다.
수출(943억 4천만달러)은 1년 전보다 62.9% 급증했다.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의 높은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석유제품 증가 폭도 확대됐다.
품목별로는 통관 기준으로 컴퓨터 주변기기(249.4%), 반도체(167.7%), 석유제품(49.1%), 화공품(11.0%) 등이 크게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중국(80.8%), 동남아(74.4%), 미국(59.4%), 중남미(43.2%), 일본(12.6%), 유로 지역(EU·3.2%) 등에서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중동 수출은 7.5% 감소했다.
품목별 수출, 자료 : 한국은행
여행수지마저 흑자로 돌아서…하지만 외국인들은 주식매도에 올인 중
수입(564억 8000만달러)도 22.2% 늘었지만, 수출 증가율보다는 낮았다.
자본재 수입이 반도체(61.1%), 반도체 제조장비(54.9%), 정보통신기기(7.7%) 등을 중심으로 28.0% 늘었다.
원자재 수입은 석유제품(70.5%), 석탄(37.2%), 화공품(27.6%), 원유(24.8%) 등을 위주로 22.1% 증가했고, 소비재 수입도 1.8%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0억 9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가 작년 동월(-25억 6000만달러)이나 전월(-24억 2000만달러)보다 축소됐다.
서비스수지 중 여행수지는 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3월(1억 4000만달러) 11년 4개월 만의 흑자에서 4월(-3000만달러) 적자로 전환했다가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5월 입국자 수가 1년 전보다 19.4% 늘었다.
본원소득수지는 4월 25억 3000만달러 적자에서 5월 21억 7000만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배당 지급이 전월의 계절적 요인 해소로 줄어들면서 배당소득수지가 30억 2000만달러 적자에서 11억 5000만달러 흑자로 바뀌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310억 8000만달러 증가했다. 역대 최대였던 3월(369억 9000만달러)에 이어 2위 증가 폭이었다.
월별 경상수지, 자료 : 한국은행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45억 6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26억 9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62억 4000만달러 늘었고, 외국인 국내투자가 주식을 위주로 246억 5000만달러 줄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310억 5000만달러 급감해 역대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국내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도 등으로 감소 폭이 확대됐다.
외국인의 부채성 증권 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추종 자금 유입 등으로 64억달러 증가했다.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평택항, 연합뉴스 자료사진
해외IB,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 반년새 1%p나 올려
한편 역대급 반도체 수출 호황에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의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처음으로 평균 3%대로 올라섰다.
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주요 IB 8곳이 제시한 올해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3.0%로 집계됐다. 5월 말 2.8%에서 한 달 만에 0.2%포인트(p) 올라갔다.
주요 IB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이 3%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B들의 전망치는 작년 말 평균 2.0%에서 1월 말 2.1%로 상승한 뒤 4월 말 2.4%, 5월 말 2.8% 등으로 훌쩍 뛰었다.
지난 달까지 석 달 연속 성장 눈높이를 올려 6개월 사이에 총 1.0%p가 올랐다.
3%대 중후반 성장률 전망도 잇따랐다.
JP모건은 지난 달 3.0%에서 3.7%로 한 달 사이 0.7%p 올려 가장 큰 폭으로 조정했으며, 씨티은행(3.0→3.5%)도 전망치를 올려 3%대 중반 성장률을 내다봤다.
바클레이즈(2.6→2.7%)와 골드만삭스(2.5→2.7%), HSBC(2.6→2.8%) 전망치를 0.1∼0.2%p씩 올려 잡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3.1%)와 노무라(2.4%), UBS(2.8%)는 전월 전망을 유지했다.
지난 달 월간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가 지속되면서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도 계속 올라가고 있다.
일부 기관에서는 4%대 성장률 전망도 나왔다. 영국 캐피털 이코노믹스(CE)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제시했으며, 국내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는 4.1%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오는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1분기 성장률 잠정치가 속보치보다 0.1%p 높은 1.8%로 나타나 지난 5월 제시한 2.6%를 조정할 여지가 생겼다.
지난 달 19일 신현송 한은 총재는 한국금융학회 학술대회에서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가 기계적으로라도 2.6%에서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반도체 수출 호황에 올해 명목 GDP 대비 경상흑자 비율도 역대급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16일부터 19일까지(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엔비디아 GTC에 참가해 차세대 HBM4E 기술력과 베라 루빈 플랫폼을 구현하는 메모리 토털 솔루션을 유일하게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앞세워 글로벌 AI리더십을 한층 강화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삼성전자 HBM4E 제품 전시 사진. 2026.3.17. 삼성전자 제공
6월 말 해외 IB 8곳이 제시한 올해 한국 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은 평균 14.0%로, 전월(10.8%)보다 3.2% 상승했다.
작년 12월 말 전망치(6.5%)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난 달 8개 IB 중에서 UBS(4.0% 전망 유지) 한 곳을 제외한 7개 기관 모두가 경상흑자율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HSBC는 9.8%에서 17.0%로 한 달 사이에 7.2%p를 올렸으며 씨티은행(11.8→16.4%)과 뱅크오브아메리카(15.0→16.1%), 노무라(10.0→15.5%), 골드만삭스(12.4→15.1%), JP모건(10.2→14.8%), 바클레이즈(12.8→13.0%) 등도 모두 15% 안팎의 경상흑자율을 예측했다.
2026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 자료 : 국제금융센터
이태경 편집위원,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red196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