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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현장에서 안착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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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지난 8일 포괄임금제의 오남용을 막기 위한 지도 지침을 내놓았다.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바로잡았으면 한다. 포괄임금제는 실제 근로시간과 무관하게 임금을 사전에 정하고,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구분하지 않고 포괄해 지급하는 임금 산정 방법이다. 법에 명시된 제도는 아니지만, 법원은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인정해 왔다. 그 결과, 이 제도를 채택한 일부 사업장에서는 장시간 노동과 공짜 야근이 만연해 왔다. 고용노동부의 2020년 포괄임금제 실태조사 에서도 10인 이상 사업장 2522곳 중 749곳(29.7%)이 해당 제도를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문제의식에 정부 주도로 노사정위원회와 전문가가 참여한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 은 지난해 12월 포괄임금제 오남용 관행 개선에 합의했다. 이를 반영해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이 지난 2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와 별도로 관련 법안 8건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 4. 14 연합뉴스 이번 정부 지침의 핵심은 일한 만큼 정당한 보상을 지급한다 는 원칙을 명확히 한 것이다. 다만 김주영 의원의 개정안이 당사자 간 합의에 따른 고정수당 지급을 허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원천 금지보다는 오남용 방지에 초점을 둔 타협안이라는 한계도 있다. 이번 지침을 둘러싼 평가는 엇갈린다. 노동계는 지침에 새 내용은 없고, 현행법과 판례가 담고 있는 내용을 정리한 수준이라고 본다. 노동부 관계자는 현행법을 다시 짚어주고, 정액급제나 정액수당제를 반드시 개선해야한다는 것을 담은 것”이라며 법이 개정되기 전에 지침을 활용해 현장의 불합리함을 개선하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반면 경영계는 정액수당제까지 원칙적으로 금지한 데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노사정 합의는 ‘포괄임금 전면 금지’가 아닌 ‘오남용 방지’인데 9일부터 시행된 지침은 전면 금지 성격이라는 주장이다. 더 큰 문제는 여전히 포괄임금제 운영 실태조차 충분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 고용노동부에서 포괄임금제 실태 조사를 실시했지만, 해당 자료는 비공개 상태였고, 시민단체가 입수해 일부 공개되는 데 그쳤다. 정부가 포괄임금제 오남용 개선에 강한 의지가 있다면, 관련 실태부터 신속히 파악해야 한다. 또한, 제도 개선이 현장에서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동안 공공부문에서 불합리한 고용 관행을 개선하며 모범적 사용자 로서의 책임을 강조해 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청와대도 포괄임금제를 너무 (엄격하게 적용)하지 말라. 연장근무, 야근, 주말 근무 등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 며 공공부문 변화를 주문한 바 있다. 더욱이 입법을 책임지는 국회 역시 예외일 수 없다. 12·3 내란 당시 계엄군을 온 몸으로 막아낸 국회의원 보좌관들도 포괄임금제 적용을 받고 있는 현실은 제도의 모순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법을 만드는 기관조차 이를 바로잡지 못한다면, 민간 부문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더욱 어렵다. 포괄임금제 개선은 더 이상 미룰 없는 과제다. 공공이 먼저 바뀌고, 그 변화를 통해 민간으로 확산될 때 비로소 제도는 현장에 안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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