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운명의 날 …확전 강행이냐, 최후통첩 또 연기냐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공은 다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중재국인 파키스탄이 45일간의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 그 후 15~20일 내 더 광범위한 종전안을 마련한다는, 사실상 미국의 제안을 전달했지만 이에 이란은 일시적 휴전이 아닌 완전한 종전 을 원한다면서 6일 10개 항의 요구를 역제안했기 때문이다.
이란의 역제안 10개 항을 보면, ▲ 이란이 다시는 공격받지 않을 것이란 보장 ▲ 단순한 휴전이 아닌, 영구적 종전 ▲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중단 ▲ 미국의 모든 대이란 제재 해제 ▲ 이란의 동맹 세력에 대한 역내 전투 종료 ▲ 그 대가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 ▲ 이란은 선박당 200만 달러의 호르무즈 통행료를 부과 ▲ 통행료는 오만과 배분 ▲ 이란은 호르무즈의 안전한 통행 규칙 제공 ▲ 전쟁 배상금을 대신해 통행료를 재건에 사용 등이다.
7일 자정 직후, 이란 테헤란 상공에 이지러지는 보름달이 떴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라는 미국의 최후 통첩 시한이 오지만 자국의 민간 인프라를 완전히 파괴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맞서 막판까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26. 04. 07 . ATTA KENARE 제공. [AFP=연합뉴스]
이란, 45일 휴전 거부하고 종전안 역제안
트럼프 중요한 걸음이지만 충분하지 않다
즉각적인 45일 휴전과 호르무즈 개방을 거부한 데다, 그 내용도 미국이 제시한 15개 항 중 핵무기 영구 포기, 고농축 우라늄 반출, 미사일 프로그램 제한 등은 전혀 언급이 없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이란의 역제안은 내부적으로 지난 2주간 논의됐고 6일 중재국인 파키스탄 측에 전달됐다고 한다.
문제는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 번을 연기한 최후통첩 시간이 미 동부 시간 7일 오후 8시(한국 시간 8일 오전 9시)로 하루도 채 남지 않았다. 현재로선 그 이전에 휴전 합의나 호르무즈 개방 등 모종의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트럼프는 그때까지 합의가 없다면, 발전소, 유정, 정유시설, 담수화 시설, 다리를 포함한 이란의 모든 인프라를 파괴하겠다고 누차 위협했다. 1일 대국민 연설에선 석기시대 로 되돌려 놓겠다고 했고, 2일 이란 수도 테헤란과 서부 도시 카라지를 잇는 B1 고속도로 다리를 2차례 공습해 파괴했다. 부활절인 5일 트루스 소셜을 통해선 욕설을 섞어가며 화요일(7일)은 이란엔 발전소의 날, 교량의 날, 모든 게 하나로 합쳐질 것이다 라고 했으며, 6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선 빨리 합의하지 않으면 모든 것을 날려 버리고 석유 차지를 검토하고 있다 고 압박했다.
이란의 역제안에 트럼프는 6일 백악관 부활절 관련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들이 제안을 했다. 그건 중요한(significant) 제안이고, 중요한 걸음이다. 충분하지는 않다(not good enough) 라고 말했다. 그리고 7일 오후 8시 가 최종시한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면서 시한의 추가 연기 가능성은 매우 낮다 고 말했다. 두고봐야겠지만, 진짜 마지막 이란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 04. 06 [AP=연합뉴스]
트럼프 7일 밤 12시까지 이란 완전히 파괴
이란 민간 인프라 의도적 파괴는 전쟁 범죄
뒤이은 기자회견에선 파키스탄 등 중재국들의 도움으로 협상이 진행 중이라면서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그들이 협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성실하게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곧 알게 될 것이다 라고 말했다. 현재 파키스탄과 이집트, 튀르키예가 막판 타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걸로 전해졌다.
그는 통첩 시한까지 이란이 합의하지 않으면 7일 밤 12시 까지 4시간 동안 완전한 파괴 가 이뤄지고 이란의 모든 다리가 완전히 파괴될 것이고, 이란의 모든 발전소가 가동을 멈추고, 불타고, 폭발해 다시는 사용 못하게 될 것 이라고 경고했다. 그리고 나라 전역을 하룻밤 만에 없앨 수 있다 고도 했다. 트럼프는 이날도 이란을 석기시대 로 되돌릴 수 있다는 표현을 다시 썼다. 민간인들에게 필수적인 인프라에 대한 의도적인 공격은 로마규정 제8조에 해당하는 전쟁 범죄 로 처벌될 수 있다.
트럼프는 결단을 앞두고 결의를 과시하려는 듯, 회견장에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을 배석시켰다. 이처럼 시도 때도 없이 트럼프가 이란을 향해 욕설과 극언, 위협, 경고를 퍼붓는 건 불리한 전세에 따른 초조함을 숨기기 위한 제스처로도 볼 수 있다.
트럼프는 이란을 향해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를 해야 한다. 그 합의의 일부로 우리가 석유와 그 밖의 모든 것의 자유로운 이동을 원한다는 것 이라고 말해 호르무즈 개방을 거듭 요구했다. 일각에선 이란이 호르무즈 전면 개방은 아니어도 부분 개방으로 트럼프의 체면을 세워주며 추후 종전을 모색하는 절충안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편, 이란 외무부는 통첩 시한 전에 신속하게 10개 항의 종전 조건을 역제안한 것은 미국에 굴복하는 걸로 해석돼선 안 된다 면서 이란은 필요하다면, 계속해서 싸울 준비가 돼 있다 고 주장했다.
12일,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항공우주군 박물관에 이란의 미사일들이 전시되어 있다. 2025. 11. 12 [WANA=로이터=연합뉴스]
이란 망상 사로잡힌 무례·오만한 수사
모즈타바 우리 행보 저지하지 못할 것
지금까지 이란은 시종 일관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완전한 종전이 아닌, 일시적 휴전은 2·28 불법 선제공격 을 벌인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략적 수세를 만회해 추후 다시 공격할 시간을 벌어주는 것인 만큼 받아들일 수 없고, 따라서 어떤 피해가 있더라도 차제에 가부간 매듭을 짓겠다는 걸로 요약된다. 강요된 불법 전쟁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에 휘말린 이란으로선 위의 조건에서만 종전이 가능하고, 트럼프가 예고대로 이란을 완전히 파괴 하고 승리를 주장한 뒤 일방적 종전을 선언한다 해도 이를 거부하겠다는 게 이란의 현재 입장이다.
이란은 7일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한 파괴 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란군을 통합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의 대변인은 망상에 사로잡힌 미국 대통령의 무례하고 오만한 수사 라면서 이런 근거 없는 위협은 이슬람 전사들이 미국과 시온주의 적(이스라엘)에 맞서 벌이는 공세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고 주장했다. 앞서 오랜 침묵을 이어온 이란의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6일 소셜미디어에 이스라엘의 공습에 숨진 혁명수비대(IRGC) 정보수장을 애도한 뒤 이란 지도부를 겨냥한 암살과 범죄가 우리의 행보를 저지하지 못할 것 이라며 항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6일 예멘 사나에서 후티 반군 소속 군사 경찰들이 친이란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2026. 04. 06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이스라엘·걸프에 동일한 보복 예고
후티 반군, 홍해 해협 공격할 가능성 커져
연합뉴스에 따르면, 통첩 시한 만료를 앞두고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부셰르 원전를 네 번째 타격하고 세계 최대 해상 가스전 사우스 파르스와 인접한 아살루예의 석유화학 단지를 다시 공격해 가동을 중단시켰으며, 7일엔 테헤란의 공항 3곳을 포함해 공습해 이란 전역의 인프라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아침 테헤란과 인근 카라지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이란도 이스라엘과 미군 기지가 있는 걸프 지역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타격으로 맞서고 있다. 이란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연안 핵심 산업 도시인 주바일의 석유화학 단지를 공격해 SABIC 공장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고 이란 타스님 통신이 보도했다.
이란은 미국이 트럼프의 예고대로 발전소와 교량을 포함한 핵심 인프라에 대한 대대적 폭격에 나서고 아랍에미리트(UAE) 등 일부 걸프 국가가 지원에 나설 경우, 이스라엘과 걸프 지역의 에너지와 담수화 시설, 필요할 경우 해저 케이블 절단도 불사한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특히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함께 저항 전선 의 한 축인 예민의 후티 반군이 수에즈 운하로 통하는 홍해의 바브엘반데브 해협을 공격할 가능성이 커 이란 전쟁은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고 유가 폭등과 함께 세계 경제에 치명타를 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트럼프가 승산 없는 확전을 택할지, 이란의 종전 조건을 상당 정도 수용하는 선에서 외교적 출구를 찾을지, 아니면 또다시 통첩 시한을 며칠 더 연기할지 지구촌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