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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장기화 땐 미국의 세계패권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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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미국이 2026년 2월 28일 개시한 이란 공격 작전(작전명 ‘장대한 분노’) 초기 첫 100시간 동안 투입한 비용은 약 37억 1000만 달러(약 5조 4600억 원)로 추산하고 있다. 세부지출항목을 보면, 탄약 보충(31억 달러), 전투 손실 및 인프라 손상(4억 5900만 달러), 운용·지원 비용(1억 9630만 달러) 등이다. 또한 작전이 계속됨에 따라 하루 평균 약 2억 2000만 달러(약 3000억 원)에서 최대 약 9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에 이르는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고 있다. 저명한 경제사학자 니얼 퍼거슨은 국가부채의 이자지급액이 국방비를 넘어서는 순간, 그 제국은 몰락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현재 미국은 이미 이 임계점(이자>국방비)에 도달해 있는 상태에서 이란과의 전쟁이라는 거대한 변수를 만났다.(「미국 패권의 시대는 저무는가」 조성렬, 시민언론 민들레, 2025.11.4.) 가뜩이나 악화되고 있는 재정위기 속에서 미국이 벌이고 있는 이란과의 전쟁이 과연 미국 세계패권의 향배, 그리고 우리 안보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7일 이란 테헤란의 샤란 정유소가 공습을 받은 후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 2026. 03. 07 [AFP=연합뉴스] 재미 본 제2차 대전, 망가진 베트남 전쟁 2026년 2월 말부터 전개되고 있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및 이란의 반격 상황이 향후 미국 국가부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먼저 전쟁인플레이션(warflation)을 통해 국가부채 위기를 벗어난 제2차 세계대전과, 오히려 국가부채 증가로 달러 태환 중지 사태를 맞이했던 베트남전쟁을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두 전쟁 모두 막대한 전비가 투입되었지만, 결과가 달랐던 이유는 ‘금융 억압(Financial Repression)’과 ‘생산성’의 차이에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은 전쟁인플레이션을 통해 미국의 국가부채를 희석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1946년 미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약 106%로 정점을 찍었다. 미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준(Fed)이 저금리를 유지하면서 물가 상승을 유도해 화폐가치를 떨어뜨려 정부가 갚아야 할 실질 부채 규모를 급격히 줄였다. 제2차 대전으로 파괴된 유럽과 아시아를 대신해 미국은 압도적인 제조업 생산성을 보유했기에, 실질 경제성장률이 인플레이션을 상회하며 부채 비율을 1974년 23%까지 낮출 수 있었다. 베트남 전쟁 때는 스태그플레이션과 달러 위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전비 지출과 함께 존슨 대통령이 내건 ‘위대한 사회’ 실현을 위한 복지 예산이 동시에 급증했다. 당시 미국은 금 1온스를 35달러로 고정하는 태환제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전쟁 비용 조달을 위해 달러를 남발하자 프랑스 등 주요국이 달러 가치를 의심하며 금 태환을 요구했다. 미국은 제2차 대전 때와 달리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저하와 무역적자가 겹치며 경제성장이 둔화되었다. 결국 1971년 닉슨 대통령은 금 태환 정지(‘닉슨 쇼크’)를 선언했고, 이는 브레튼우즈 체제의 붕괴와 고질적인 국가부채 증가의 시작점이 되었다. 전쟁 장기화될수록 미국 재정위기 가속화 2026년 2월 28일 시작된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이에 따른 이란의 반격(바레인, 카타르 내 미군 기지 및 두바이 공항 타격 등)은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재정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이미 배럴당 90달러대로 치솟은 국제유가가 150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2월 일자리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월가 안팎에서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의 경기침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세계경제는 물론 미국의 패권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요인은 이번 전쟁의 지속 기간이다.   국제유가 추이, 자료 : ICE선물거래소, 뉴욕상품거래소, 연합인포맥스 첫째로, 이 전쟁이 3개월 이내에 끝나는 단기전쟁 시나리오다. 미·이스라엘 연합군이 이란의 핵시설 및 지휘부를 정밀 타격하고, 이란 내부의 동요로 조기에 휴전 혹은 정권의 기능 마비가 올 경우다. 이 경우 이자비용이 국방비를 상회하는 상태가 유지되나, 전비 지출이 약 1500억 달러 내외에서 멈추면서 ‘급격한 붕괴’는 면한다. 미국의 국가부채 문제가 여전히 남긴 하지만, 전쟁 초기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일시적인 달러 강세와 국채 수요가 발생하여 금리가 소폭 하락, 이자 부담이 일시적으로 완화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단기전쟁을 선호하는 이유다. 둘째로, 이 전쟁이 6개월~1년 지속되는 중기전쟁 시나리오다. 이란의 반격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부분 봉쇄되고, 대리 세력(헤즈볼라, 후티 등)과의 소모전이 지속되는 경우다. 이자 비용과 국방비의 격차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벌어진다. 전쟁 조달을 위한 대규모 국채 발행은 공급과잉으로 이어져 국채금리를 밀어 올리고, 이는 다시 이자비용을 폭증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제2차 대전 때와 달리 현재 미국은 제조업 기반이 약해 물가상승이 GDP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고, 오히려 고유가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며 재정이 파탄날 수 있다.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에서 트럼프의 공화당이 패배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셋째로, 이 전쟁이 2년 이상 지속되는 장기전쟁 시나리오다. 이란 지상군과의 전면전으로 비화하거나 중국·러시아의 비공식적 군사 지원이 결합되어 미국이 ‘중동의 늪’에 다시 빠지는 경우다. 이는 과거 ‘베트남 전쟁’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으로, 미국이 받는 타격은 훨씬 치명적이다. 이자지급액이 국방비의 1.5배를 상회하게 되며, 연방정부 예산의 상당 부분이 전쟁 수행이 아닌 ‘과거의 빚’을 갚는 데 소진된다. 베트남 전쟁이 ‘금 태환 중지’를 불러왔듯이, 장기전쟁의 경우는 ‘미국 국채의 신뢰’를 완전히 무너뜨린다. 그에 따라 달러 대신에 위안화나 다자통화 결제를 수용하면서 달러 패권의 해체로 이어진다. 미국 패권 쇠퇴의 본격화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핵시설, 미사일기지, 군사인프라(특히 해군력)의 궤멸을 군사공격의 목표로 제시했다.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에 취약한 이란 방공망을 보면, 이번 미국-이란 전쟁에서 단기적인 군사적 우위는 분명하다. 문제는 이란을 군사적으로 굴복시킨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소모된 막대한 재정(수조 달러)과 군사적 자산, 그리고 실추된 국제적 신뢰는 미국이 다시는 ‘유일 패권국’ 지위를 회복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문제는 이란이 얼마나 버티면서 전쟁을 이어갈 의지와 능력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란의 대응 양상을 보면, 바레인·카타르 내 미군기지와 두바이공항에 집중 타격하고 있고, 헤즈볼라와 후티 반군 등 ‘저항의 축’이 움직이고 있다. 미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했다. 이는 이란이 전쟁의 조기종식을 거부하고 중기전쟁, 장기전쟁으로 끌고 가려는 의도로 보인다.   8일 하메네이 후계자로 선출된 그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코노미스트 3월 8일 이처럼 미국이 ‘참수작전’과 핵·미사일 생산능력의 파괴를 단행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대로 온건파 지도부로의 교체에 실패해 미 지상군 투입이나 장기 소모전으로 흐를 경우 미 패권은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은 군사적 승패와 관계없이 재정적 자멸이라는 ‘퍼거슨의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장기전쟁’이 될 경우는 퍼거슨 교수가 예견한 제국의 종말 시나리오가 실현된다. 장기전쟁의 전개는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운 ‘힘을 통한 평화’가 아니라 ‘힘의 과잉 투입으로 인한 패권 쇠퇴’가 본격화한다. 가장 직접적인 타격은 미국의 핵심 패권도구인 달러화와 국채 시장에서 나타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출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약달러’를 지향하지만, 장기전쟁은 막대한 국채 발행을 강요한다. 달러 가치가 낮은 상황에서 국채 발행이 늘어나면 투자 매력이 급감하여 미국 주도의 금융질서 자체가 와해될 위험이 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어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상회할 경우, 에너지 수입국들은 위안화 등 달러 이외의 결제 수단을 찾게 되어 달러 패권의 핵심인 ‘석유-달러 결제망’이 약화된다. 미국은 이미 우크라이나와 대만 방어를 위해 상당한 군사 자원을 할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란전쟁 참전으로 무기 재고가 고갈될 위험이 있다. 보도에 따르면, 미 합동참모본부는 고성능 정밀유도무기와 방공미사일(패트리엇, SM-3 등) 재고를 급격히 소진시켜 동북아 등 다른 전략지역의 억제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백악관 회의와 미 의회 비공개 브리핑에서 경고한 바 있다. 미국이 중동에 발이 묶이는 상황은 경쟁국들에게 전략적 기회를 제공한다. 중동의 불안정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은 러시아의 전쟁 자금을 충당해 주며, 미국이 중동에 집중하는 사이 우크라이나 협상에서 러시아가 더 큰 레버리지를 갖게 된다. 이란 석유수출의 8~90%를 차지하는 중국은 에너지 안보를 이유로 중동 내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거나, 미국의 전력 공백을 틈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란 전쟁으로 인한 한반도 안보의 ‘전략적 진공’ 미국의 이란 공격은 단순한 중동 내 국지전을 넘어, 저 멀리 한반도의 안보 지형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도미노 현상을 불러온다. 이란을 군사적으로 굴복시킨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소모된 막대한 재정(수조 달러)과 군사적 자산, 그리고 실추된 국제적 신뢰는 미국이 다시는 유일 패권국 의 지위를 회복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미국이 ‘중동의 늪’에 깊숙이 빠져들수록, 우리가 마주하게 될 다극화 체제로의 급격한 전환은 냉혹한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가장 시급한 위협은 미국의 군사 자원이 중동으로 쏠리면서 발생하는 ‘전략적 진공’ 상태다. 이미 C-17수송기 6대 분량의 주한미군 패트리엇과 에이태큼스(ATACMS) 등 핵심 방어 및 타격 자산이 중동으로 차출되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이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 물리적 한계에 봉착했음을 의미한다. 미국이 두 개의 전쟁(중동, 우크라이나)에 자원을 쏟아붓는 사이, 북한은 이를 절호의 기회로 삼아 사실상의 핵보유국 지위와 ‘적대적 두 국가관계’를 굳히려 할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백악관으로 돌아오고 있다. 2026. 03. 01 [EPA=연합뉴스] 미국-이란 전쟁은 북한에 또 다른 ‘전쟁 특수’를 제공할 수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증명되었듯,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북한은 이란과 그 대리 세력(저항의 축)에 탄약과 미사일 부품을 공급하며 실전 데이터를 쌓고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일 가능성도 있다. 그 대가로 북한은 이란으로부터 고도화된 미사일 재진입 기술이나 핵 관련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다. 이는 한반도를 둘러싼 위협이 동북아에 국한되지 않고, 유라시아 대륙 전체를 관통하는 ‘권위주의 연대’의 군사적 결탁으로 심화됨을 뜻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 가격 폭등은 한국경제에 치명적인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더 큰 문제는 재정위기에 봉착한 트럼프 행정부가 전쟁 비용의 상당 부분을 동맹국에 전가하려 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주한미군 유지비용의 대폭 인상은 물론, 중동지역으로의 해군력 파견 요구 등 한국에 가해질 안보 비용 청구서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결국 미-이란 전쟁은 미국 일극체제의 균열을 가속화하며, 동맹의 ‘무임승차’가 불가능한 시대를 강요하고 있다. 조성렬 경남대학교 초빙교수 재정 붕괴라는 ‘퍼거슨의 함정’에 빠져드는 상황에서, 우리는 더 이상 미국의 선의와 군사적 능력에만 안보를 전적으로 의탁할 수 없다. 이제 한반도 안보는 미국의 전략적 우선순위 변화를 냉철히 직시하고, 변화하는 다극체제 속에서 우리의 ‘독자적 억제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미국의 패권이 저무는 노을 속에서, 한반도 평화를 지킬 새로운 자주국방의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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