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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역사를 기억해야 강해진다 난징 사진관

역사를 기억해야 강해진다 난징 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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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평론가 세상사, 남는 건 사진뿐이다. 사진 한 장 찍는 건 매우 사소한 듯 하지만, 어떤 경우엔 역사적으로 매우 위대한 일이 된다. 영화 은 바로 그 점을 보여준다. 은 난징 대학살의 아비규환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난징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난폭한 군사적 만행이 자행된 현장이었으며 일본 군국주의의 야만이 고스란히 드러난 사건이었다. 이 학살로 난징 시민 30만 명이 죽었다. 누구는 목이 잘리고 누구는 배가 갈렸으며 누구는 불태워져 죽고 여자들은 상당수, 심지어 아이들까지 윤간 당했다. 난징 대학살은 나치의 아우슈비츠와 비견되는, 역사상 최악의 사태였다. 예수는 죄가 없는 자 이 여인을 돌로 치라고 했지만, 세계 누구라도 돌을 들고 일본 제국주의를 쳐 죽인들, 분이 풀리지 않는 일이 되게 만들었다.   생사 가를 이별 앞두고 6명이 함께 찍은 사진의 역사적 무게 짐승보다 더한 일본군의 수색, 약탈을 피해 길상 사진관에 숨어 있는 사람들이 있다. 사진사 진청종(왕샤오, 王驍, 왕효)과 그의 아내 자오 이 팡(왕쩐얼, 王真兒, 왕진아), 둘의 딸과 갓난아기 4인의 가족이다. 진청종의 사진관에 어느 날 주인공 쑤 리우 창(극 중 가명은 애칭인 아창, 배우 이름은 리우 하오 란, 刘昊然, 류호연) 그리고 아창의 아내로 가장한 단역배우 출신의 린위슈(까오 예, 高叶, 고엽)의 삶이 얽힌다. 이들 6명은 몇 번의 고비 끝에 난징 밖으로 나갈 수 있는 통행증 두 장을 얻는다. 그 통행증을 사이에 놓고 이들은 고민에 빠진다. 원래 이 통행증은 린위슈와 불륜 관계인 유부남 왕광하이(왕 촨 쥔, 王传君, 왕전군)가 린위슈와 아창의 이름으로 만들어 준 것이다. 왕광하이는 일본군 통역사로 일제에 부역 중인 인물이다.   사진관 안 여섯 명은 이 통행증을 진청종의 아내와 그의 딸 것으로 위조하기로 합의한다. 둘을 살려 내보내기로 한 것이다. 아버지는 딸을 뒤에 재우고 밤새 통행증을 위조한다. 사진을 아이의 것으로 정성스럽게 고치고 일본 점령군 사령관 직인에도 조심스럽게 덧칠한다. 잠을 자다 깬 딸 아이는 그런 아빠의 등을 향해 자신들이 언제 다시 만날 수 있느냐고 칭얼댄다. 아빠는 그런 아이에게 무뚝뚝한 표정으로, 일부러 짜증 난 목소리로, 곧 만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그럼에도 슬픈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부성의 무던한 노력이 뚝뚝 배어 묻어 나온다. 제발, 너만이라도 살아남아다오. 아이는 조용히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고 아비는 결국 아이의 조그만 손에 얼굴을 묻는다. 주인공 아창은 그런 사람들에게 말한다. 두 사람이 나가기 전에 우리 사진 한 장 찍도록 해요. 인류가 멸망하고 지구가 사라질 만큼 잔혹한 서사가 펼쳐지는 한 가운데에서도 사람들은 어쩌면 사진 한 장을 남기려 노력한다. 이런 사진 한 장에는 대개 이루 말할 수 없는 역사의 고통이 담겨 있는 법이다. 그 사진 한 장 속에는 사람들의 관계, 선과 악, 원한과 복수의 심정이 다 담기고 또 나타나기 마련이다. 결국, 영화 은 단 한 장의 사진, 혹은 수십 장의 사진이 드러내는 난징의 숭고한 역사에 대해 말하는 작품이다. 사람들이 이룬 희생의 위업을 말하는 작품이다. 2차 대전 말기 아우슈비츠의 지옥이 여성 사진작가 리 밀러에 의해서 폭로된 것이라고 한다면(영화 ) 난징의 무자비한 학살은 한 사진관의 두 남자가 이룬 영리한 희생으로 가능한 일이었다…고 역사를 윤색해 이야기를 꾸민 작품이 바로 이 이다.   30만 명 대학살로 절정 이른 일본 제국주의의 중국 침략 주인공 아창의 원래 이름은 쑤 리우 창이다. 그는 난징 우체국 1구역 2조 1213호 집배원이다. 일본군이 탱크로 밀고 난징으로 들이닥친 날, 미처 피하지 못한 그는 일본군에 잡힌다. 일본군 사진사 중위 이토 히데오(하라시마 다이치)는 그가 사진관 직원인 줄 알고 자신의 사진을 인화할 조수로 삼기 위해 그를 죽이지 않는다. 이토 히데오는 우리가 알고 있는 난징 학살, 그 지옥의 사진을 일일이 찍는 인물이다. 당시 일본 육군은 일찍부터 군 홍보와 공보가 전쟁을 수행하는 데 필수 임무라고 생각한다. 이토는 그래서 군내에서 주요한 인물이다. 그 역시 자신의 임무가 일본군 제6사단 13연대의 영예를 기록해 내는 사명감 높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충실한 ‘노력’은 결국 역사에 남게 된다. 아창은 사진관에 숨어 있는 진청종의 도움으로 이토 히데오의 악랄한 사진들을 한장 한장 인화하기 시작한다.   난징 대학살은 1937년 12월 13일 난징이 함락되고 1938년 2월 중순까지 6주간 벌어진 집단 도살극이다. 일본 제국주의는 1931년 만주사변으로 자신감이 백배(사실 그 자신감은 1894년 조선에서 벌어진 청일전쟁의 승리에서 비롯됐다)하여 1937년 결국 중국 토벌이라는, 대 난동을 일으킨다. 루거우차오(노구교) 사건을 일으키고 그것을 중국 정부군에게 뒤집어씌우며 군사 도발을 강행한다. 일본 제국주의 성격을 알기 위해 일본 내 군부 권력 다툼의 세력화 양상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 육군은 메이지 유신 이후 수십 년간 전력을 강화하고 현대화하는 과정에서(그 중심에 이토 히로부미가 있었다) 황도파와 통제파의 파벌 싸움이 진행된다. 혈기 왕성한 위관급 청년 장교 중심의 황도파는 무리한 쿠데타 시도(1936년 이른바 2.26 사건)로 궤멸하지만, 통제파가 다시 확대파와 불확대파로 나뉘는 과정에서 강경파인 확대파로 스며든다. 바로 이 확대파가 일거에 중국을 휩쓸어 장제스를 제거하고 중국을 장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감독이 적절히 통제하고 배우들이 처절하게 연기한 광란극 난징은 상하이의 서북쪽에 있는 중국의 주요 도시로 중국 지배의 교두보로 여겨졌다. 이른바 중원과 만주를 갈라내는 군사적 분기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곳이다. 확대파는 만주를 일본 제국주의 확장 노선의 거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쪽이고 불확대파는 일본의 주적은 소련임을 강조하는 쪽이다. 이 두 노선의 문제는 양조위 저우쉰 주연의 중국 영화 (2023)에서 다소 복잡하게 그려진 바 있다. 이번 영화 에서는 고위 사령관이 본토에서 친히 찾아와 난징 사단장에게 ‘일본의 국제적 명성도 고려하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불확대파일 것이다. 그러나 제6사단장 등 일본군 수뇌부는 이참에 중국 정부군의 저항 의지를 일거에 제거하려 한다, 중국인들의 자존심을 아예 짓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난징 대학살은 일본 강경 군부 내의 한 계파가 저지른 인간 말종의 광란극이었다. 난징 대학살을 거쳐 일본은 급기야 관동군 731부대의 생체실험이라는 만행을 저지르기에 이른다.   영화 은 전쟁이 인간의 어떤 악마성을 노출하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인간이 벌이는 광란의 카니발리즘이 어디까지 치닫는가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무수하게 잔혹한 장면이 연상될 수 있음에도 감독인 쉔 아오(申奧, 신오)는 자극적일 수 있는 장면들 상당수의 톤을 신중하게 통제하는 연출 감각을 선보인다. 영화에는 주인공 역의 리우 하오 란보다 더욱 빛나는 씬스틸러 두 명을 배치해 극의 긴장과 리듬을 조절해 간다. 일본군 통역사이자 밀정인 왕광하이와 일본 사진사 중위인 이토 히데오이다. 이 두 캐릭터는 ‘생존을 위한 위선’과 ‘위선을 위한 생존’이라는 두 명제를 실현 시킨다. 이 두 캐릭터의 존재감은 영화를 입체적으로 구축해 내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특히 왕광하이는 의 코마로프스키와 같은 인물이다. 아무리 밀정이라 하더라도 여자를 살리기 위한 그의 노력은 결코 그가 미워할 수 없는 남자임을 느끼게 해준다. 얼룩지고 어두운 역사에는 이런 인물들이 ‘어쩔 수 없이’ 있음을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모든 배우의 처절한 연기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铭记历史 吾辈自强(명기역사 오배자강, 역사를 기억해야 강해진다). 중국은 1947년 4월 전범재판을 열어 난징 전범들을 모두 처형했다. 반면에 우리는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1948년에 만들었으나 이듬해에 해체했다. 친일 청산은 무산됐다. 은 많은 젊은 층 관객들의 필견 영화이겠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할 것 같아 우울하다. 은 지난 11월 5일 전국 개봉됐다. 중국에서는 지난 7월에 개봉돼 4천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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