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방하원 민주 예비선거 척 박, 43%득표하고 석패 [뉴스] 미 연방 하원 민주당 예비 선거에서 7선 의원을 상대로 선전했지만, 당선에 실패한 척 박 후보. 앞으로의 그의 정치 여정이 주목받고 있다. (Photo Anthony Rozario, QNS 미디어 홈페이지)
미연방 하원 뉴욕주 민주당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 출마한 한국계 미국인 척 박(Chuck Park) 후보가 현 의원인 경쟁자 그레이스 멩(Grace Meng) 후보에게 안타깝게 패배했다. 뉴욕 시간으로 23일 치른 선거에서 85% 개표가 진행된 시점에 박 후보는 1만 3674표(42.9%)를 얻었다. 멩 후보는 1만 8134 표로 득표율은 56.8%이다. 최대 한인 동포 밀집 지역으로 꼽히는 연방 하원 뉴욕주 제6 선거구는 민주당 강세로 예비 선거가 본선과 다름 없다. 따라서 2012년 처음 하원의원에 당선된 멩 후보는 8선 의원이 될 전망이다.
정치신인 박 후보는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과 비교됐다. 그는 선거 기간 상대 멩 후보가 보통 사람들이 감당해야 하는 일상의 문제와 도전에 대해 무관심하다며 공격 수위를 높였다. 그는 치솟는 주거비, 물가, 교육비, 의료 부담과 이민세관단속국(ICE)가 상징하는 폭력적인 공권력과 반이민 정서에 멩 의원이 침묵한다고 비판했다. 또, 가자지구에서 대학살(Genocide)을 자행한 이스라엘과 함께 치른 정당성 없는 이란과의 전쟁에도 멩 의원이 암묵적 지원을 한다고 공격했다.
박 후보는 상대 후보와 달리 로비스트들이나 이익 집단의 정치 헌금을 거부한다고 공언했고, 주민들의 소액 기부로 선거 비용을 충당했다. 그는 주로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지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대규모 도박장을 건설하는 개발안을 강하게 반대하는 등 민생, 인권, 평화 메시지를 축으로 열띤 선거전을 펼쳤다.
박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민주당 지도부를 싸잡아 공격하는 선거전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트럼프 정부의 반서민, 반이민 정책과 군사·외교 정책이 불러온 지역사회와 미국의 국가적 위기에 대해 민주당은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런 주제들을 놓고 공개 토론을 벌이자는 박 후보의 제안을 멩 당선자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선이 확실시되자 지지자들과 자축하는 현 의원 그레이스 멩(가운데 오른쪽 검정색 옷차림) 후보 (Photo Alice Moreno, QNS 미디어 홈페이지)
23일 밤 당선 소식을 접한 멩 후보는 지역사회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주민들도 제가 해오던 일들을 계속 이어나가기를 원한다는 것을 우리가 확실히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자축 인사를 전했다.
이번 선거는 많은 관심을 불러 모았다. 예루살렘에 본사를 둔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The Times of Israel)은 멩 후보를 친 이스라엘” 정치인으로 규정하고 예비 선거 승리를 알렸다. 대만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멩 의원의 남편은 한국계 미국인이다.
첫 선거에서 연방의회 내에 영향력 있는 현역 의원을 상대로 위축되지 않고 열정적으로 메시지 중심의 저비용 고효율 선거 캠페인을 펼쳤다고 평가받는 박 후보의 정치 여정은 앞으로도 적지 않은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뉴욕 연방 하원의원 민주당 예비선거 후 개표 파티에 참석한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왼쪽)과 브래드 랜더 후보. 2026.6.23 AFP 연합뉴스
한편 이번 뉴욕 하원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맘다니 시장이 공개 지지한 후보 3명이 모두 승리하면서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 주목받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취임 6개월을 맞은 맘다니 시장이 자신의 정치적 브랜드를 연방 의회까지 확장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맘다니 시장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결과를 두고 뉴욕의 낡은 방식이 끝났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명령 이라며 우리 당의 기득권층과 싸워야 할지라도, 현상 유지에 맞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지도자를 유권자들은 요구하고 있다 고 강조했다.
통상 뉴욕 시장들은 당내 계파 갈등이나 경선 전면에 나서는 것을 꺼려왔다. 그러나 맘다니 시장은 후보 발굴부터 기금 모금, 광고 출연에 최측근 참모 파견까지 적극 나서며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경선이 뉴욕 민주당의 권력 구조에 대한 맘다니 시장의 영향력을 가늠하는 시험대였다며, 중진들과의 관계 악화를 감수한 성공적인 도박 이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결과를 계기로 맘다니 시장이 민주당 내 새로운 권력 축으로 부상했다며 그를 킹 메이커 , 새로운 권력 브로커 로 조명하고 있다.
정치 컨설턴트 에번 로스 스미스는 우리는 이제 조란 맘다니의 뉴욕에 살고 있다 며 내부 갈등, 반대, 막대한 저지 자금에도 유권자들은 맘다니 시장을 진심으로 지지하고 있다 고 진단했다.
맘다니 시장이 지지한 후보들은 격전지에서 잇따라 승리를 거뒀다. 제10선거구에서 전 뉴욕시 감사관 브래드 랜더 후보가 친(親)이스라엘 성향 단체의 지원을 받은 현역 댄 골드먼 의원을 약 28%포인트 차로 압도했다. 흑인·도미니카계 유권자가 많은 제13선거구에서는 무명에 가깝던 민주사회주의자 다리알리자 아빌라 슈발리에가 5선 현역인의 아드리아노 에스파이아트 의원을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제7선거구에서도 클레어 발데스 주의원이 주류 세력의 지지를 받은 안토니오 레이노소 브루클린 구청장을 제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 기득권층에 대한 일침 이라며 맘다니 시장에게 의회 선거를 좌우할 수 있는 가공할 만한 킹 메이커로서 지위를 공고히 했다 고 분석했다. 이번 승리로 비영리 정치조직 미국민주사회주의자 (DSA) 진영은 현재 2석인 연방 하원 내 세력을 4석으로 늘릴 기회를 얻었다. 정치 분석가 마이클 랭은 사회주의 좌파가 권력을 구축할 엄청난 기회 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맘다니 사단 후보 3명이 승리한 데 대해 가짜뉴스 언론으로부터 떠들썩하고 전폭적인 찬사를 받고 있다 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맘다니 시장은 확고한 공산주의자 3명을 당선시켰다 며 시장님, 축하드린다 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나는 어젯밤 16승 0패를 기록하며 훌륭한 미국의 애국자들을 당선시키는 데 기여했지만, 언론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고 말했다. 또 지난 2년간 내 지지를 받은 후보들은 예비선거에서 259승을 거뒀고 패배는 거의 없었지만 언론의 관심은 전무했다 며 맘다니 사단의 당선 소식을 가짜뉴스 라고 공격했다.이길주 뉴욕통신원 kiljy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