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2차 가해, 이젠 각오해야 한다…잇단 구속 철퇴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식 후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대화고 있다. 2026.4.16. 연합뉴스
세월호·이태원 참사 희생자 및 유가족들을 상습적으로 조롱하고 모욕했던 5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지난해 7월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경찰청 2차 가해 범죄수사과 가 출범한 이후 관련 피의자를 구속한 두 번째 사례다. 2차 가해자들에 대한 경찰 수사와 구속영장 신청은 앞으로 더욱 탄력을 받아 속도를 낼 전망이다.
30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21∼2024년 국내외 온라인 플랫폼에 두 참사에 관한 가짜뉴스와 유가족 비방 내용이 담긴 게시물을 70여 차례 올린 혐의로 전날 법원에 의해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A 씨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이태원 참사 유가족의 실제 사진을 게시물에 번갈아 올리며 세월호 유가족이 이태원 사건 유가족으로 재활용됐다 는 허위 주장을 하는가 하면, 고통 속에 살아가는 유족들을 향해 연기자 라고 조롱하고, 자식 하나 놀러 가서 죽은 게 부모 유가족으로서 참 대단한 벼슬이구나 라고 모욕하기도 했다.
피해 유가족들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가족 사진이 수년간 인터넷에서 조롱거리로 떠돌아 너무도 참담했다 며 장기간 반복된 2차 가해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러한 온라인 공격이 단순한 의견 표명을 넘어 인격권과 명예를 침해하는 중대 범죄라고 판단해 형법상 사자 명예훼손과 모욕, 정보통신망법상 이익 목적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최근 세월호 참사 12주기 행사 기간에 등장한 2차 가해성 게시물 23건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앞서 지난 1월 2일 서울서부지법은 이태원 참사를 두고 조작·연출 마약 테러 시신은 리얼돌 등 허위 주장과 조롱을 담은 영상 및 게시물 약 700개를 반복 게시해 모욕·명예훼손 혐의를 받은 60대 남성 B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참사에 대한 음모론과 비방 등이 담긴 게시물 119건에 대해 고소장을 제출한 뒤 본격 수사에 착수했으며, 이 과정에서 B 씨가 해외 영상 플랫폼이나 국내 주요 커뮤니티에 조작·편집된 영상 등을 올리며 후원 계좌까지 노출해 금전적 이득을 취하려는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2차 가해 게시글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앞으로도 이 같은 2차 가해자들의 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증거인멸 우려와 재범 위험성, 사안의 중대성 등을 이유로 법원에 적극적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국내외 플랫폼과 협력해 게시물 삭제·차단도 병행하고 있다. 박우현 경찰청 사이버수사심의관은 대형 참사 관련 허위사실 유포 및 비방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 고 말했다.
2025년 6월 17일 서울 중구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에 참석한 유가족들이 참사를 목격한 상인 남인석 씨 발언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특조위는 이날 회의에서 조사 개시를 결정했다. 2025.6.17. 연합뉴스
이번 A 씨 구속과 관련해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30일 논평을 내고 구속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우리 사회가 이번 구속을 통해 재난 참사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직시하기를 바란다 면서 참사 이후 유가족들의 삶은 단 하루도 온전한 날이 없었다. 사랑하는 이의 빈자리를 안고 겨우 하루하루를 버텨온 이들에게 수년간 온라인에서 반복된 허위 주장과 조롱이 덧씌워졌다 고 밝혔다.
이어 유가족이 연기자 라고 억지를 부리고 유가족의 얼굴을 조롱거리로 만드는 행위는 살아남은 이들의 존엄을 매일 짓밟는 일이었다. 2차 가해는 참사의 연장이며, 그것이 유가족들의 삶에 남긴 상처는 어떤 말로도 온전히 치유될 수 없고 어떤 처벌로도 어떤 사과로도 되돌릴 수 없다 면서 나아가 피의자는 실제 압사 사망자는 5명 미만 이라거나 경찰이 이미 있었고 모두 짜고 연출을 알고 연기를 했다 는 등의 음모론을 유포하며 159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 자체를 조작 쇼 로 매도했다. 이는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명예훼손을 넘어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향한 사회적 노력 전체를 훼손하는 행위 라고 지적했다.
또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피의자가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계정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이 같은 허위 게시물을 공연히 게재하였다는 점이다. 이는 고통받는 유가족들을 표적으로 삼은 계획적인 2차 가해이고 피해자의 존엄 자체를 거래의 대상으로 삼은 것 이라며 누군가의 죽음 앞에서조차 혐오와 조롱이 계속되는 이 현실 앞에 우리는 참혹함을 금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2차 가해를 결코 용인해서는 안 되는 이유 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세월호에서 이태원으로, 재난의 이름은 바뀌어도 유가족을 조롱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행위는 끝나지 않았다. 이 반복을 우리는 더는 두고 볼 수 없다 면서 사법부에 엄중히 촉구한다. 재난 참사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 엄벌만이 잠재적 가해자들에게 실질적인 경고가 되고 되풀이되는 2차 가해를 막을 수 있다. 엄중한 사법부의 판단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고 했다.
세월호 12주기인 16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광주시민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분향한 뒤 묵념하고 있다. 2026.4.16. 연합뉴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와 4월 16일의 약속 국민연대도 성명을 통해 피해자의 얼굴을 무단으로 도용하고 합성·비교하여 유포까지 한 행위는 인격권과 명예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다. 사실이 아닌 내용을 반복적으로 유포함으로써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가하고 참사의 진실을 왜곡하는 반사회적 행위 라며 참사 이후 오랜 세월 동안 피해자들은 국가의 무책임과 싸우는 동시에 이와 같은 허위 정보와 혐오에도 맞서 싸워야 했다. 시체팔이 자작극 우려먹기 라는 낙인은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낼 때마다 입을 막으려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고 개탄했다.
아울러 이러한 행위가 오랫동안 아무런 제재 없이 방치된 결과 혐오는 점점 조직화하고 대담해졌다. 이번 구속집행은 뒤늦었지만 반드시 이루어졌어야 할 조치이고 법은 피해자의 편에 서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시켜주는 것 이라며 2차 가해는 단순한 악플이 아니다. 피해자의 슬픔을 비웃고, 생존자의 증언을 거짓으로 몰아붙이며, 유가족의 요구를 정치적 행위로 왜곡할 때, 트라우마는 반복적으로 자극되고 치유는 계속 지연된다. 사회 전체에 참사의 진실을 흐리고 책임자들이 법적·도덕적 책임을 회피하는 데 악용되기도 한다. 2차 가해는 피해자의 삶을 무너뜨리는 동시에 정의 실현을 방해하는 이중의 폭력일 뿐 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참사 피해자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및 2차 가해 행위를 신속하게 수사·처벌하는 체계 강화 ▲피해자의 명예와 인격권을 보호하는 법적 장치 정비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혐오·허위정보 삭제 의무 명문화 ▲피해자 신고 지원 창구를 일회성이 아닌 상시 체계로 구축 ▲재난 피해자의 권리를 포괄적으로 보호할 법적 토대 마련 등을 요구하며 참사 피해자가 안전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진실이 밝혀지고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는다. 2차 가해 예방은 그 자체로 생명 안전 사회를 향한 필수요건 이라고 설명했다.
2025년 7월 16일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억과 위로, 치유의 대화 사회적 참사 유가족 간담회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인사하고 있다. 2025.7.16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이들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2차 가해 방지 및 처벌을 역설하며 경찰을 독려해온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관련 기사 링크와 함께 글을 올려 엄단 의지를 다시금 천명했다. 이 대통령은 인면수심의 가짜뉴스, 모욕적 댓글은 엄벌해 마땅하다 면서 향후에도 가짜뉴스나 2차 가해 댓글 등에는 경찰 전담팀이 엄정하게 대응할 것 이라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