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으로 다가온 EU PPWR…‘친환경 포장’보다 급한 건 ‘포장 데이터’ [환경] EU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PPWR) 시행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규제 대응에 국내 수출기업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무법인 화우는 17일 서울 강남구 아셈타워 화우연수원에서 ‘EU PPWR 규제 대응 전략 세미나’를 열고, 기술문서(TD)·적합성선언서(DOC) 작성과 포장 데이터 구축, 공급망 책임 분담 등 기업 실무자가 당장 점검해야 할 쟁점을 다뤘다.
이날 행사에는 기업 실무자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유해물질 시험자료 확보와 재활용성 평가, 재생원료 사용 의무, 공급망 내 책임 분담 방안 등 실무적인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발제자와 토론자로는 ▲ 맹학균 기후에너지환경부 자원재활용과장 ▲ 한수연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 옥승철 한국환경공단 생활폐기물처장 ▲ 김성태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재질개선팀장 ▲ 오길종 한국자원순환포장기술원 원장 ▲ 이유석 KP 대표 ▲ 장정주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 박상진 법무법인 화우 수석전문위원이 참여했다./임팩트온
8월부터 DOC·TD 의무…제조자가 직접 ‘적합성’ 입증해야
PPWR은 기존 EU 포장재 지침(PPWD)을 대체하는 규정이다. 지침(Directive)은 회원국이 각자 국내법으로 옮겨 시행하는 방식이지만, 규정(Regulation)은 EU 전역에 직접 적용된다. 포장재 규제가 국가별 대응에서 EU 공통 기준 대응으로 바뀌는 셈이다.
김동진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이사장은 축사에서 PPWD는 27개국에 지침을 주는 방식이었지만, PPWR은 EU 전체에 통일된 법으로 바로 시행되는 단일 입법 체제”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27개국별로 따로 대응해야 했지만, 이제는 하나의 법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응하면 된다”며 잘 준비한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맹학균 기후에너지환경부 자원재활용과장은 PPWR을 EU 순환경제 정책의 한 축으로 설명했다. 그는 EU가 제품은 에코디자인 규정(ESPR), 포장재는 PPWR로 나눠 순환경제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 고 말했다. 포장재는 소비자에게 전달된 직후 폐기물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아 별도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맹 과장은 생산자가 임의로 생산해 버리면 재활용 단계에서는 감당이 어렵다”며 디자인부터 재활용성을 입증하고 시장에 들어오라는 것이 PPWR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제도 역시 포장재 재질·구조 평가 제도와 재생원료 사용 의무를 중심으로 개편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고 설명했다.
화우 환경규제대응센터 한수연 변호사는 기업들이 규제 대응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과제는 기술문서(Technical Documentation, TD)와 적합성 선언서(Declaration of Conformity, DoC) 작성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일 이라고 전했다.
기술문서는 ▲포장재의 구성 ▲재질 ▲시험 결과 ▲유해물질 함량 ▲재활용성 등을 설명하는 근거 자료다. 적합성 선언서는 제조자가 해당 포장재의 PPWR 적합성을 스스로 확인하고 책임지는 자기 선언 문서다. 한 변호사는 DoC는 감독 당국에 사전 제출해 승인받는 문서가 아니라 제조자가 자기 책임 아래 보유하고, 감독 당국이 요청할 때 제시하는 자기 선언적 문서”라고 부연했다.
옥승철 한국환경공단 생활폐기물처장은 기업들이 우선 확보해야 할 자료로 4대 중금속과 과불화화합물(PFAS) 시험자료를 제시했다. 옥승철 처장은 올해 당장 해야 할 일은 중금속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4대 중금속은 모든 포장에 적용되고, PFAS는 식품 접촉 포장재에 적용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제품 포장, 묶음 포장, 운송 포장까지 하나의 포장 시스템으로 관리해야 한다 고 설명했다.
재질 전환은 다음 단계…먼저 포장 데이터부터 모아야
세미나에서는 포장재 재질을 변경하기에 앞서 현재 사용 중인 포장재의 데이터를 먼저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강조됐다. PPWR 대응은 단순히 친환경 소재로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포장재별 구성과 시험자료, 공급사 정보, 재활용성 평가 결과를 추적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일에 가깝다.
옥 처장은 우리 기업이 EU에 어떤 제품을 수출하는지, 수출 제품마다 어떤 포장재가 쓰였는지, 공급원은 어디인지까지 관리해야 한다”며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해야 PPWR 대응이 지속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포장 인벤토리 구축, 유해물질 시험성적서 확보, 기술문서 작성, 재활용성 평가자료 확보를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재활용성 평가도 기업 부담이 큰 요소다. PPWR은 2030년부터 재활용성 등급 기준을 본격 적용한다. 재활용성이 낮은 포장재는 시장 출시가 제한될 수 있다. 2035년부터는 실제 대규모 재활용 가능성까지 평가하는 방향으로 강화된다.
김성태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재질개선팀장은 2030년부터는 C등급 이상을 충족해야 시장 출시가 가능하고, 재활용 설계 기준을 반드시 반영한 포장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와 내년에는 현재 사용 중인 포장재를 사전 진단하고, 부적합할 경우 재질·구조 개선이나 포장 신기술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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