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마을 기반 목재 업사이클링, 공유공간 활용이 필요하다 [교육] 탄소 감축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은 재생에너지다. 탄소 에너지의 감축을 기축으로 한 탄소 감축을 생각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거대 담론이자 에너지 정책, 국가와 사회의 이슈로만 탄소 감축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우리의 생활에서 탄소를 감축하려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에너지 문제 외에도 일상에서 탄소를 배출한다. 플라스틱의 사용, 일회용품의 사용, 화학제품의 오남용은 아주 구체적인 탄소 배출 행동이다. 이를 반대로 하는 것이 탄소 감축이다.
우리 생활 주변에서 가장 탄소이슈에 적합한 소재는 바로 목재이다.
세계는 자연기반해법(Nature-based Solution)인 산림과 목재를 주목하고 있다. 산림은 자라나는 나무의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는 반면, 달리 목재는 나무를 베어내면서 오히려 탄소를 배출하지 않을까 하는 부정적인 인식이 오히려 팽배해 있다. 다 자란 나무를 자르면 더 이상 탄소를 흡수하지 못한다. 더욱이 그대로 놓아두면 일부는 분해되어 토양에 다시 저장되지만 대부분 대기 중으로 다시 탄소가 배출된다.
그러나 목재는 또 하나의 탄소저장고이다. 목조주택이나 목재가구 등 목재 제품으로 이용하게 되면 제품의 수명 동안 대기 중으로 탄소가 배출되는 것을 늦출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한 변의 길이가 1.6cm인 작은 정육면체 목재에는 탄소 1g이 저장되어 있으며, 이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3.7g 흡수한 양과 동일하다. 나무는 수령에 따라 탄소 흡수 능력이 최대와 최소가 2배 차이가 난다. 따라서 산림에서 최적령기에 나무를 벌채하여 목재를 수확하고 탄소가 저장된 목재를 오랫동안 이용하는 대신 생장이 왕성한 어린나무로 다시 심는 과정의 반복을 통해 산림과 목재의 탄소흡수·저장 기능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목재제품은 화석자원기반 재료인 철, 시멘트, 플라스틱에 비해 생산 시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으므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동일한 1톤의 재료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 탄소 즉 체화탄소량이 시멘트는 0.9톤, 플라스틱은 1.5톤, 철은 3.2톤이지만, 건설재로 이용되는 구조용 건조 제재목은 0.4톤의 불과하여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한다. 그러므로 플라스틱이나 철 대신에 목재 제품을 이용한다면 화석자원 이용을 줄여 결국 국가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일본은 2021년부터 목조 주택에 탄소 배출권을 인정하는 법을 제정, 목조주택의 목재 사용량을 측정, 탄소 저장을 인정하는 추세다.
목재 사용과 함께 목재 업사이클링도 함께 고려해야
그러나 목재는 수명이 있다. 가구의 경우는 쉽게 버려져 폐목재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가정에서 버려지는 가구를 바이오매스 발전소 연료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한국동서발전㈜(사장 김영문)는 2023년 1월 4일 오후 울산 울주군청에서 울주군(군수 이순걸)과 ‘생활폐목재 연료 자원화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울주군은 기존의 소각 또는 매립 처리했던 폐목재를 바이오매스 연료(우드칩)로 생산하고, 동서발전은 생산된 우드칩을 동해발전본부 내 바이오매스 발전소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여 연간 2,500톤의 폐목재를 활용, 매년 2GWh의 전력 생산과 4,000톤의 탄소배출을 저감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4인 가구를 기준 약 7,000세대가 한 달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그러나 이보다도 더 목재의 탄소저장 가치를 높이는 길이 있다. 바로 목재의 업사이클링이다.
'문화로놀이짱'이라는 폐목재를 활용해 가구를 만드는 업사이클링 전문 사회적기업이 있다.
2007년에 설립한 문화로놀이짱은 2010년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이 되면서 본격적인 공유지 문화 작업에 뛰어들었다. 마포 석유 비축기지 주차장 자리에 컨테이너 9개를 놓고 폐목재 자원을 보관하고 수리하고, 공유공방, 수리 작업실 등을 갖췄다. 이 공간은 분야별 문화생산자 및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해, 버려진 가구를 재생하거나 고쳐 쓰는 지속가능한 순환체계를 만들어 가는 실험장소였다. 또 수리병원을 마포구청앞과 망원시장 옆 자투리공원에서 열어 망가진 인형이나 자전거를 고쳐주는 정기적 이벤트 시장을 열기도 했다.
그렇게 수거해온 목재들로 만들어진 가구들은 서강 초등학교 사물함, 하자 센터 카페, 성미산 밥상 등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비단 큰 가구뿐만이 아니라 책걸상이나 책장처럼 일반 가정에서도 꽤 주문이 들어오고 환경을 생각하며 독특한 빈티지 감성을 좋아하는 층이 주 고객들로 형성되어진 사례다. 그러나 폐목재를 활용한 가구 제작은 새 목재로 만드는 것보다 배가의 노동력이 들어간다고 한다.
기후위기 대응 소비방식...생활 생산 운동
마을 기반의 업사이클 운동, 이것은 바로 “도시는 만남과 교류가 이뤄지는 사회적 공간이며 공동의 작품을 생산하는 생산 공간”이라는 철학을 담고 있다.
“동네마다 이른바 맥가이버 같은 분이 꼭 계세요. 그런 장인들을 발굴해 한 달에 한 번꼴로 동진시장· 마포구청· 망원시장 등 마포 지역의 주요 거점을 돌며 고쳐 쓰는 문화를 확산시켰습니다. 지금은 사라져 버린 칼갈이 고수로부터 가죽 용품, 시계, 우산, 전자제품 등 10여 가지의 생활용품을 수리하는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문화놀이짱 관계자의 증언이다. 원목과 합판의 종류는 거의 다 살려 새로운 가구로 재 탄생했다. 완벽한 목재의 업사이클화다.
문화놀이짱의 안연정씨는 “어떻게 소비하고 무엇을 소비할 것이지도 중요하다. 망가지면 무조건 새 걸 사는 소비는 지구의 자원을 고갈시키며 환경을 오염시킨다. 소비에서 생산으로 전환하는 생활 생산 운동이야말로 기후위기시대에 시급한 소비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도시에서의 목재 업사이클링은 그래서 매우 소중한 새로운 생활 생산 방식의 핵심이다.
유럽에서는 유휴지 운동이란 것이 있다고 한다. 민간 차원에서 자생적으로 탄생한 그룹이 유휴지 공간에서 먼저 활동을 하다가 기부채납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의 널려진 유휴지를 이런 식으로 활용한다면 폐허를 막고 새로운 활력 공간으로 바뀔 것으로 기대된다.
마을 공유 공간과 마을 일꾼을 키워야
이제 현실로 돌아가 보면, 사실 마포의 사례 같은 예외적인 활동으로 목재 업사이클이라는 환경 운동을 대표할 수는 없다. 보다 전 사회적인 기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을 기반의 작업공간 즉 목재 수집 공간과 작업 공간이 필요하다.
서대문구 공생 사회적 협동조합 유대기 이사장에 따르면, 서울시 25개 자치구 내에는 마을 공유 공간이 상당히 많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는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런 공간에 목재업사이클링 공간을 만들고 공생 사회적 협동조합이 추진하는 마을일꾼들이 목공을 통해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어 주민과 이웃에 판매하는 모델이 가능할 것이다.
나무를 심고, 키우는 것만이 탄소 감축이 아니다. 나무는 20년 이후부터는 탄소 흡수능력이 떨어져서 60년 이상 된 나무는 절정기 나무의 2분의 1밖에 탄소 흡수를 못 한다. 따라서 고령의 나무는 간벌하여 목재로 저장하고, 새나무가 지속적으로 탄소를 흡수하는 생태 순환이 필요한데, 정작 목재의 수명이 2~3년에 불과하며 저장된 탄소가 다시 배출되는 악순환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목재의 수명을 연장하는 업사이클링이 매우 중요하다.
☞이인형 전문위원은
이인형 전문위원은 노벨환경상이라는 생명의 토지상을 수상한 국내 사막화 방지 단체인 '푸른아시아'의 전문위원이다. 또한 신용평가 회사에서 평가업무를 해 온 경력을 바탕으로 개인들의 ESG 활동을 측정 보상하는 플랫폼을 통해 Personal ESG, 즉 P-ESG 플랫폼 구축을 위해 EBIS 플랫폼을 개발 중에 있다.
최근 WRI(세계자원연구소)와 WBCSD(세계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가 주도하는 GHG프로토콜 가이드라인 작업의 국내 유일 파트너기관인 푸른아시아의 전문위원으로서, 파일럿 프로젝트를 위해 성현BDO회계법인과 협력하여 워킹그룹을 결성해 파일럿을 실행하고 있다.
현재 제주연구원 등 지자체 연구기관들과 공동연구 등을 통해 이러한 환경활동 측정을 위한 제반 환경 조성을 위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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