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대형 트럭 배터리 교환소 첫 도입…‘전력망 부담, 부지 확보’ 해결한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사진=에코스위프트
싱가포르에서 5분 이내에 배터리를 교환할 수 있는 대형 트럭 전용 배터리 교환소가 처음으로 도입됐다.
5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싱가포르의 사례가 전기차 충전으로 인한 전력망 부담과 공간 제한을 우려하고 있는 다른 고밀도 대도시에 배터리 교환 방식의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밀도 도시의 ‘충전 인프라 딜레마’…배터리 교환이 해법될까
블룸버그NEF의 애널리스트 매들린 브롤리는 유럽은 공간과 전력망 모두 제약을 받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충분한 전력을 끌어올 수 있는 부지를 찾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런던이나 파리처럼 전력망이 노후화된 도시의 경우, 전력 수요가 높은 시간대에 전기차를 대규모로 충전할 경우 과부하 위험이 커지고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런 가운데, 싱가포르 에코스위프트(EcoSwift)의 배터리 교환소는 공간 효율성과 에너지 소비 측면 모두에서 구조적 장점을 입증했다. 교환소의 전체 면적은 144제곱미터로, 대형 트럭 30대를 기존 플러그인 방식으로 충전할 때 필요한 공간의 16분의 1 수준이다.
에코스위프트에 따르면, 플러그인 방식으로 대형 트럭 30대를 고속 충전할 경우 6000암페어의 전류가 필요하지만, 교환소는 1600암페어만으로 운용이 가능해 전력 인프라에 대한 부담도 적다.
배터리 교환은 전자동으로 이뤄지며, 1일 최대 60대까지 처리 가능하다. 교환소 설치 비용은 약 100만 싱가포르달러(약 10억7800만원)로, 표준 고속충전기 48개 설치 시 필요한 300만 싱가포르달러(약 32억3300만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싱가포르, 대형차량이 육상운송 탄소 배출 3분의 1 차지
에코스위프트는 향후 산업단지 내 배터리 교환소를 확대하고, 버스 제조사와의 기술 도입 협의도 진행 중이다. 현재로서는 중국 건설장비 제조업체 사니(Sany)의 전기 트럭 1개 모델에만 적용되고 있지만, 기술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정부에 따르면 현지 등록된 대형차량 5만2000여 대가 육상운송 탄소 배출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도로 운송 부문 온실가스 배출의 4분의 1 이상이 중대형 상용차에서 발생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전체 운송 부문 배출량 중 중·대형 트럭이 23%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배터리 교환 기술 도입이 빠르게 확산 중인 중국은 상용차 배터리 교환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에서 2023년 판매된 전기 대형트럭 중 절반가량이 배터리 교환 방식으로 운행되고 있다.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 CATL은 11개 주요 물류 경로에 교환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올해 안으로 대형 트럭용 교환소 300개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의 항만 전용 대형트럭 배터리 교환소를 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