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분열 심화 외신 갖고 장난친 언론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내란 특검이 사형을 구형하기 전,. 서울중앙지법 앞에 그의 사진이 들어간 태극기를 펼쳐든 시민들이 모여 응원했다. 하지만 그 숫자는 민망할 정도였다. AP 통신
한국 정치와 사법제도에 미칠 파장에 주목했다. (조선비즈와 중앙일보)
사형 구형이 한국 사회의 정치적 분열을 심화시킬 수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
내란 특검이 13일 밤늦게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직후, 주요 외신들이 긴급 속보로 타전했다. 이 과정에 국내 언론은 이날 구형으로 한국 정치와 사법 제도에 미칠 파장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예단하는외신들의 기사 가운데 특정 대목을 의도적으로 부풀리고 제목 장사 에 활용했다.
로이터 통신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해 국회를 무력화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며, 특검은 해당 계획이 2023년 10월부터 준비됐다는 증거를 제시한 끝에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다만 한국은 수십 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으며, 내란죄는 법적으로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는 중대 범죄라고 설명했다.
AP 통신은 계엄령 선포 당시 병력이 국회와 정부청사 인근에 투입된 점이 핵심 혐의라며, 이는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평가된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윤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사형 또는 무기징역 구형 대상이 됐다며, 계엄 선포 과정에 동원된 군 병력이 합법적 긴급조치의 범위를 넘어섰는지가 재판의 주요 쟁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을 계엄 선포의 배경이라고 주장했지만, 특검은 이를 자신에게 권력을 더욱 집중시키려는 시도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뒤에 사형 구형 자체가 한국 사회의 정치적 분열을 더 키울 수 있다는 관측도 함께 내놨다 고 조선비즈는 보도했다.
과연 그럴까? 윤 전 대통령이 탈당한 국민의힘은 구형 직후 어떤 논평도 발표하지 않았다. 침묵이 최선이라고 판단한 듯하다. 장동혁 대표는 리더십에 위기를 겪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과거 오른팔 이었던 한동훈 전 대표는 공교롭게도 이날 새벽 당으로부터 제명 조치를 당했다. 윤 어게인 과 절연하지 못한 현 대표와 계엄에 반대했지만 탄핵에도 반대했던 어정쩡한 전 대표가 한동안 아웅다웅하면서 집중력이 흩어지고 지방선거도 목전에 있다.
윤 어게인 은 눈에 띄게 엔진이 꺼지고 있다. 지난 9일 결심 공판 첫 기일 때 서울중앙지법 바깥에는 2000명이 참석한다는 집회가 예고돼 있었지만 실제 참석한 이는 수십 명에 지나지 않았다. 영하 10도 안팎으로 맵싸했던 13일에는 그 숫자가 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적 분열을 심화시킬 만한 조짐이 어디에 나타나 있는지 궁금할 지경이다. 이를 제대로 따져보지 않고 입맛에 맞는다고 덜컥 인용하고, 구형 전 기사를 구형 직후 기사와 혼동시켜 독자들 눈을 어지럽혔다.
영국 BBC는 윤 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결연하게 맞서다 순교하는 지도자로 바라보는 우익 진영 내 충성스러운 지지자들을 유지하고 있다 고 전했는데 이것 역시 지난 1년 남짓 과다하게 투영된 모습에 현혹된 것은 아닌가 의심스럽다.
AFP 통신과 일본 교도통신, 중국 신화통신 등도 특검의 사형 구형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외신들은 내란죄가 한국 형법상 엄격한 처벌 대상이라는 점과 함께, 만약 사형이 선고될 경우 윤 전 대통령이 항소할 수 있으며 최종 확정까지 수 개월에서 수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더 생각해 볼 대목이 있다. 물론 피고인들의 항소와 변호인들의 지연 전술 때문에 더딜 수 있지만, 조희대 대법원장도 신속하게 3심 재판까지 종결하겠다는 약속을 국민 앞에 여러 차례 했으며, 내란특별재판부 가동이 2심부터 예고돼 있다. 이날 1심 구형이 나오기 전까지 1년 가까이 변호인들에 끌려다닌 지귀연 재판부가 얼마나 국민들의 원성을 샀는지 우리 모두 똑똑히 지켜봤다. 더욱이 대법원은 이재명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을 결정한 전원합의체의 신출귀몰한 속도전 을 목격한 바 있다.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수 개월에서 수 년이 걸릴 수 있다 는 대목을 인용할 때는 일반적으로 그런 예상을 할 수도 있지만, 우리 사회와 민주주의의 진전을 위해서도 빠른 사법 절차의 완성이 필요하다 고 주문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공공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매체 기자라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
외신들은 다음달 19일로 예정된 1심 선고에서 검찰이 요청한 형량이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다음 달 법원이 사형보다 무기징역을 선고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사실 이날 특검 구형을 앞두고도 많은 국내외 언론이 무기징역 구형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국내 영자신문 코리아 헤럴드가 거의 유일하게 사형 구형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1997년 이후 30년 가까이 사형을 집행한 적이 없고, 사형 선고도 지난 2006년이 마지막일 정도로 드물다는 이유를 갖다 댔다. 과거 전두환 재판 사례를 거론하는 외신들도 있었다. BBC는 지난 1996년 전두환, 노태우에 각각 사형과 무기징역이 선고됐지만 이후 감형을 거쳐 2년 뒤 사면까지 됐다고 짚었다.
그런데 특검의 논고문을 보면 사형 집행에 의미를 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사형 선고가 필요하다는 대목이 나온다. 사실 우리 스스로도 잘 인식하지 못하는데, 내란 수괴 윤 전 대통령과 중요 임무 종사자들에 대한 엄중한 단죄가 바로 한국이 민주주의를 완전하게 회복했다는 신호가 된다는 것이다. 이 점을 다시 모두가 되새겼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