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코믹-유니레버 식품 부문 합병, 95조원대 빅딜에 ESG 비상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미국 식품기업 맥코믹(NYSE: MKC)이 영국 유니레버(LSE: ULVR)의 식품 사업부를 인수하는 650억달러(약 95조원) 규모의 대형 합병이, 거래 규모만큼이나 ESG 이슈로 시험대에 올랐다.
8일(현지시각) ESG뉴스에 따르면, 지난 3월 양사의 합병 발표 후 한달 남짓 지난 가운데 유니레버측 주요 주주들이 맥코믹은 유니레버가 그간 쌓아온 지속가능성 기준을 그대로 이어받아야 한다 는 요구를 공식적으로 내놓기 시작했다고 한다.
단순한 인수합병(M&A)이 아니라 팜유·대두·향신료 등 농산물 공급망 전반의 산림파괴, 추적성, 인권 리스크가 새 회사의 지배구조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미국 식품기업 맥코믹(NYSE: MKC)이 영국 유니레버(LSE: ULVR)의 식품 사업부를 인수하는 650억달러(약 95조원) 규모의 대형 합병이, 거래 규모만큼이나 ESG 이슈로 시험대에 올랐다./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산림 파괴 없는 원료 조달, 투자자들의 최우선 요구사항
유니레버와 맥코믹은 지난 3월 31일 유니레버 식품사업과 맥코믹을 결합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맥코믹이 유니레버 식품 사업부를 합병해 헬만스(Hellmann s) 마요네즈, 크놀(Knorr), 촐룰라(Cholula) 핫소스 등을 한데 묶은 세계 최대 풍미·조미료 전문 회사를 만드는 구조다. 기업 규모는 기존보다 두 배 가까이 커질 전망이다. 유니레버 식품사업의 기업가치는 448억 달러(약 65조원), 맥코믹의 기업가치는 210억달러(약 30조원)로 평가됐다. 하지만 덩치가 커진 만큼 농업 원자재와 관련된 공급망 리스크도 함께 늘어났다.
유니레버의 100대 주주 중 하나인 노르웨이 자산운용사 스토어브랜드(Storebrand, OSL: STB)의 베문드 올센(Vemund Olsen) 수석 애널리스트는 합병 법인이 산림 파괴 없는 원료 조달(Deforestation-free sourcing) 기준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해 확답을 요구할 것 이라고 밝혔다.
식품기업의 ESG 리스크는 원재료에서 시작된다. 팜유, 대두, 향신료, 포장재 등은 산림 훼손이나 토지 전환, 소농 인권 문제와 연결될 수 있다. 특히 여러 중개상을 거치는 농산물 공급망에서는 원산지와 생산지까지 추적하지 못하면 ESG 목표가 실제로 지켜지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그가 꼽은 모범 기준은 ▲공급망 전반에서 삼림 파괴·토지 전용지에서 원자재를 조달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약속 ▲농장 단위까지 추적 가능한 원자재 트레이서빌리티(traceability) ▲공개된 민원·고충 처리 시스템 등이다.
미-유럽 간 ESG 공시 격차, 지배구조 리스크로 부각
이번 거래는 미국과 유럽의 ESG 공시 규제 격차를 한층 부각시키고 있다. 미국 메릴랜드주에 등록된 맥코믹은 미국 규제상 유니레버가 유럽에서 받는 수준의 상세한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를 지지 않는다. 합병 이후에도 동일한 수준의 투명성이 유지될 수 있을지가 기관투자자들에겐 핵심 관심사다. 실제로 맥코믹은 2023년 코퍼레이트 나이츠(Corporate Knights) 선정 글로벌 100대 지속가능 기업 식품 부문 1위에 오른 바 있으나, 유니레버의 방대한 포트폴리오를 흡수한 뒤에도 이 명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재 유니언 인베스트먼트(Union Investment) 대변인은 합병회사가 앞으로 지속가능한 관행을 어떻게 통합할지 투명성을 요구하겠다 고 밝혔다. 이 회사는 LSEG 자료 기준 양사 모두의 상위 40대 투자자로 알려져있다.
이는 글로벌 M&A에서 점점 중요해지는 문제다. 기업이 사업부를 매각하거나 분사한다고 해서 기존 ESG 약속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투자자 압력이 커지고 있다.
합병 뒤 ‘ESG 후퇴’ 막을 장치 필요
식품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딜이 단순한 자산 통합을 넘어 ESG 가치의 전이 를 시험하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기업이 합병이나 분할을 거치더라도 기존의 지속가능성 약속이 초기화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맥코믹 입장에서는 거대해진 포트폴리오를 통합하는 동시에 ▲산림 보호 ▲공급망 투명성 ▲지속가능성 거버넌스를 후퇴시키지 않겠다는 점을 시장에 설득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됐다.
거래는 맥코믹 주주 승인과 각국 규제 당국 승인 등을 거쳐 2027년 중반 마무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