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블룸버그, 석유 로비에 맞선다”…재생에너지 진영에 4400억 투입 [환경] 전 뉴욕시장 마이클 블룸버그가 이끄는 블룸버그 필란트로피가 석유·가스 업계의 정책 영향력에 대응해 재생에너지 업계의 조직력과 데이터 역량 강화를 위해 2억8500만달러(약 4400억원)를 투입한다.
블룸버그 필란트로피는 22일(현지시각) 런던기후행동주간을 맞아 이 같은 대규모 환경 기금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자금은 발전소 건설 등 하드웨어가 아니라, 산업협회와 지역 네트워크의 정책 대응, 데이터 분석, 기술 자문, 금융 연계 등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는 데 쓰인다.
마이클 블룸버그/블룸버그 필란트로피
가격 경쟁력 앞선 재생에너지...화석연료 로비 넘어서야
마이클 블룸버그는 이번 지원의 목적은 재생에너지 진영의 정치·제도적 협상력을 제고하는 데 있다 고 말했다. 그는 현재 태양광과 풍력은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화석연료보다 저렴한 신규 전원으로 자리 잡았지만, 해결 가능한 장애물이 여전히 보급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필란트로피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 세계 재생에너지 전력 생산 비중은 34%를 기록하며 33%인 석탄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다만, 블룸버그 필란트로피는 전력망 접속, 저장장치 배치, 인허가 규정,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등 시장 규칙 수립 과정에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소니아 던롭 글로벌태양광위원회 최고경영자(CEO)도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재생에너지는) 많은 시장에서 경제성은 확보됐고 프로젝트도 준비되어 있지만, 보급 속도를 늦추는 실질적인 원인은 제도적·정치적 대표성의 격차”라며 재생에너지 협회가 전력망 계획과 시장 설계에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투자가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력부문 배출량 70% 국가 겨냥…신흥국 협회 집중 지원
이 기금은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남아프리카공화국, 케냐, 브라질 등 신흥국과 개발도상국 11개국에 집중 투입된다. 블룸버그는 이 국가들이 글로벌 전력 수요 폭증과 에너지 정책 재편의 핵심 격전지이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의 공동창업자 데이브 존스는 앞으로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의 대부분은 신흥국의 전력 부문에서 발생한다”며 재생에너지 확대가 더딘 이유 중 하나는 정책 결정을 뒷받침할 데이터와 분석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이번 지원이 정부와 투자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석연료 업계가 수십 년간 공고하게 구축된 정치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반면, 신흥국 태양광·풍력 업계는 프로젝트를 확보하고도 정책 분석과 규제 대응을 담당할 전문 인력과 실증 데이터 부족으로 정책 협상 테이블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 필란트로피는 이번 자금 투입으로 해당 국가 협회들의 예산을 2~3배가량 늘려 전력 시장 규칙 수립 과정에서의 협상력을 대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2030년까지 이들 신흥국 내 태양광과 풍력 발전 비중을 전체 전력 생산의 50%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