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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연방하원 예비선거 척 박, 맘다니 돌풍 재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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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연방하원 뉴욕주 제6선거구 민주당 예비선거에 출마한 척 박(한국 이름 박영철) 후보. 40대 초반의 정치 신인이 영향력 있는 민주당 7선 의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트럼프 반대 시위에서 발언하는 박 후보(Chuck for Queens 제공) 다음달 23일, 미연방하원 뉴욕주 예비선거가 치러진다. 한인 동포들이 다수 거주하는 뉴욕시 퀸즈의 제6선거구 민주당 경선이 관심을 끌고 있다. 40대 초반의 한국계 정치 신인 척 박 (Chuck Park, 한국 이름 박영철) 후보가 8선에 나선 그레이스 멩(Grace Meng) 현 민주당 의원과 경쟁한다. 이 선거구는 민주당이 강세여서 예비선거 승자가 본선거 당선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멩 의원은 의정 생활 13년째다. 대만계 가정에서 태어났고 한국계 남편과 결혼했다. 뉴욕주 하원의원을 지내다가 2012년 연방 하원에 도전해 당선됐다. 연방 의회 아시안 태평양 코커스(의원 연맹) 의장직을 맡고 있다. 아시안 태평양 코커스는 다음과 같이 맹 의원을 소개한다. 의회에서 막강한 권한을 가진 하원 세출 위원회(House Committee on Appropriations) 위원으로 활동하며, 세출 위원회의 상무·법무·과학·관련 기관 소위원회의 간사이며 국무·외교 운영 소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세출 위원회는 연방 정부의 ‘지갑 관리자’라 불린다. 한인 동포 사회와도 관계가 두텁다. 한인 밀집 지역인 퀸즈 플러싱에서 지난해 5월 기공식을 가진 ‘한인 이민사박물관’도 전폭 지원한다.   그레이스 멩(뒷줄 오른쪽) 의원의 가족사진. 남편이 한국계이다.(Grace Meng Facebook) 이런 경력과 위치의 현 의원에게 도전하는 박 후보에 대한 주변의 평가는 세 가지 단어로 정리할 수 있다. 무모, 당돌, 용기다. 2025년 뉴욕시 시장 선거에서 돌풍의 주인공이 된 조란 맘다니 현 시장에 대한 평가와 같다. 맘다니 당시 후보의 용기”는 지금 가능”으로 진화되어 있다. 더불어 미래의 맘다니들에게 희망이기도 하다. 박 후보는 상대의 선수(選數)를 메시지로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정치 경력이 많고, 영향력을 행사하며, 지지층이 탄탄하고, 정치 지원금이 두둑한 기존 정치권 인사의 강점이 약점이 된다고 분석한다. 그는 이들이 기득권에 안주하면서 늘어나는 생활비 부담과 씨름해야 하는 민심과 멀어졌다고 본다. 따라서 변화와 개혁의 메시지로 맞설 수 있다고 말한다. 박 후보에게서 과거 맘다니 후보를 발견하는 이유다. 멩 의원보다 여러 면에서 열세이지만, 하나는 앞선다. 진보주의 어젠다이다. 그는 이민세관단속국(ICE) 폐지, 고소득자에 대한 증세,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보편적 의료보험, 보편적 보육비 지원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을 ‘대량 학살’로 규정한다.   척 박 후보는 주민들이 모인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자신의 정치, 정책 비전을 알린다. 문이 열리면 마음도 열 수 있다 며 주민들의 집을 찾아 지지를 호소한다. 이길주 시민기자 박 후보는 보통 사람들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대규모 재정을 대량 파괴와 살상에 투입하고 있다는 이유에서 트럼프의 이란 전쟁도 강력하게 비난한다. 그는 또 기업과 이익단체들의 정치 기부금을 절대 받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뉴욕의 메이저리그 야구 구단 메츠의 거부 구단주와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메츠의 홈구장 ‘시티 필드’ 인근에 80억 달러를 투입해 카지노를 건립하려는 개발안도 적극 반대한다. 다수의 이민자가 포함된 평범한 주민들이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서민 중심의 주거 지역을 카지노가 파괴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제도권 정치인으로 안착한 멩 의원과 자신을 차별화하려는 뜻을 담고 있다. 민주당 예비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박 후보는 맘다니 후보처럼 진보적 정책 대안에 현실성과 가능성을 더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트레이드마크 역할을 해온 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비판은 더 이상 좌파의 노이즈 마케팅으로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보통 사람들의 삶이 힘겨워졌다. 에너지 비용을 포함해 치솟는 물가와 육아, 보육, 교육과 의료보험과 관련된 재정 압박이 일반 가정의 숨통을 조이는 현실에 대한 대안 없는 기성 정치권을 그는 무력하고 안일한 외계 집단으로 보이게 한다. 박 후보는 더 이상 민주당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이름이 익숙한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되풀이 정치로 삶의 현실을 바꿀 수 없다고 외친다. 그가 캠페인 전략으로 주민들과 대면해 길게 대화할 수 있는 타운홀을 선호하는 이유이다. 이번 연방하원 뉴욕주 예비선거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박 후보는 그의 표현대로 트럼프 일방주의 앞에 무력해진, 고요한 연못과 같은 민주당에 돌을 던졌다. 민주당을 일으켜 세우면 트럼피즘과도 힘차게 싸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 정치 비전이 서민 출신 의원마저도 기득권 옹호자로 만드는 미 의회를 다시 보통 사람들에게 되돌려주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박 후보가 주민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던지는 첫 마디는 나는 여러분과 같다”이다.   척 박 후보의 돌 사진. 뉴욕 퀸즈의 평범한 이민자 가정에서 4남 1녀 중 한 명으로 태어나 자랐다. (Chuck for Queens 제공) 박 후보는 뉴욕 퀸즈의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간호사인 어머니, 지금도 의류 점포를 운영하는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다섯 남매 중 셋째다. 위로 형이 둘, 아래로 여동생과 남동생이 있다. 가난하지 않았지만, 도전은 늘 있었다.” 박 후보가 회상하는 어린 시절이다. 운동화를 상징으로 제시했다. 부모님이 사주시는 운동화의 브랜드를 나도, 친구들도 잘 몰랐다.” 그의 아버지는 운동화에 대한 기억이 더 생생하다. 아이가 다섯이다. 좋은 브랜드 운동화 다섯 켤레를 사려면 벅차다. 아이들을 할인점에 데려가 비교적 값이 싼 운동화를 고르도록 했다. 아이들은 상표가 생소하다고 생각했겠지만, 그래도 겉으로는 좋아했다.” 가족 나들이 기억이 별로 없다.” 박 후보의 말이다. 그의 어머니가 부연했다. 유명하다는 뉴저지주 놀이공원에 한 번은 다녀왔다. 멀리 안 가고 매 주일 플러싱에 있는 퀸즈 한인 성당에 가면 아이들을 풀어놓았다. 아이들은 성당 친구들과 함께 플러싱을 공원 삼아 신나게 돌아다녔다.” 박 후보 가정은 독실한 가톨릭이다. 여름 캠프, 놀이공원, 가족여행, 쇼핑이 쉽지 않은 삶의 빈자리를 신앙 공동체가 채워 주었다. 박 후보는 아메리칸 드림을 공부로 완성하려 들었다.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펜실베이니아 대학에 진학했다. 그가 선택한 전공에도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열정이 녹아 있었다. 이민자로서 주류의 삶이라 동경하는 경제적 성공 하나를 생각하고 경제학을 전공했다. 꼭 성공하겠다며 캠퍼스 정치 같은 데 관심을 두지 않았다. 2017년 최우등 졸업과 함께 뉴욕시에 있는 유명 재정 컨설팅 회사에 취직했다. 연봉은 높았지만, 수익 창출과 고액 보너스를 위해 사는 것 같은 ‘월스트리트’는 막힌 골목처럼 답답했다. 이 삶이 과연 미국의 꿈인가 묻기 시작했다. 그는 2010년 국무부 소속 외교관이 되었다. 좁은 재정, 투자의 세계를 떠나 넓은 외교의 세상으로 갔다. 그 뒤 2019년까지 해외 공관에서 근무했다. 마지막 임지는 미국과 가까운 멕시코. 하지만 그는 여기서 갑자기 외교관직을 내던졌다. 현직을 떠나게 된 이유를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했다. 트럼프 1기가 거의 3년이 되어가는 때였다.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구호를 앞세워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었다. 국내외에서 깊은 우려가 나왔다. 반이민, 관세전쟁, 다국주의 약화, 우방과의 마찰 등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트럼프의 막무가내 정책이 그의 신념과 미래 계획을 흔들었다.   2019년 미국의 가치가 파괴되는 것을 보면서 국무부 소속 외교관직을 내려놓은 척 박 후보가 CNN 방송에 출연해 앤더슨 쿠퍼와 대담하고 있다. (CNN 방송 유튜브 갈무리) 30대 초였던 박 후보는 양심상 더 이상 해외에서 미국을 대표하고 대변하는 외교관 생활을 이어갈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가치라고 믿었던 것들, 즉 자유와 공정성, 그리고 관용을 확산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워싱턴발 정책에 대해 신경질적 방어 자세를 취해야 했고, 외국인들에게 고국의 노골적인 모순을 설명하느라 애쓰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고 고백했다. 외교관에게 주어지는 무료 주거 혜택, 연금 수령, 강력한 국가를 대표한다는 명예에 매달려 과거 꼭 지키려 했던 이상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견디기 어려웠다.” 이렇게 그는 고향인 뉴욕으로 돌아왔다. 박 후보는 그때부터 풀뿌리 운동과 민생 정치를 경험하기 시작했다. 뉴욕시의회 세카 크리슈난(Shekar Krishnan) 의원의 비서실장으로 일하면서 박 후보의 표현대로 매일 민원 백화점”을 지켰다. 법적 이슈, 의료 혜택, 주거 환경과 관련된 문제들. 또 아이들 육아, 교육의 짐. 도움을 요청하는 손길이 끝이 없었다. 의원실 문을 두드리는 주민들의 문제를 대하면서 하나는 확실하게 느꼈다. 정부, 국가, 공공 영역의 관계자들이 많은 이들의 마지막 보루다. 공직자가 나서지 않으면 어디 가서 도움을 청할 수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때 절실했던 주민들의 목소리를 간직하고 연방 하원 선거에 뛰어들었다. 늘어만 가는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에 응답하려 여기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 박 후보가 말하는 출마 동기이다. 박 후보는 뉴욕시 경제개발공사 부국장을 지냈다. 이 공사는 방치하거나 폐허 가까운 수준의 땅을 확보해 학교, 서민 아파트와 공원을 짓는 재개발 공공사업을 주관한다. 퀸즈 윌레츠 포인트(Willets Point) 도시재생사업이 한 예이다. 박 후보는 시 정부의 재개발 사업을 경험하면서 사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주민의 삶을 위한 재개발 노력이 주거 환경을 향상할 수 있음을 믿게 되었다고 전했다. 지금 그가 수십억을 들여 퀸즈에 도박장을 지으려는 한 거부의 개발안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 후보는 뉴욕의 대표적 한인 인권 단체 ‘민권센터’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유권자 등록, 투표 참여, 인구 조사 참여 등 동포 사회의 위상 정립에 꼭 필요한 프로젝트에 관여했다. 이 경험은 그에게 정치의 적은 무관심”인 사실을 알게 했다고 한다. 주민, 유권자가 내가 뭘 해도 정부가 날 돕지 않을 것이라는 냉소주의를 극복하지 못하면, 선거일이 밀린 잠을 자거나, 모처럼 가족이 야외로 놀러 가는 날이 된다”고 짚었다.   척 박 후보는 민주당 내 정치 지도자들의 공식 지지를 받지 못하지만, 그의 진보적 메시지에 동조하는 젊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저비용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Chuck for Queens 제공) 투표하지 않는 유권자를 탓할 일이 아니라며 박 후보는 소매상 정치 의 중요성을 말했다. 어찌 보면 그의 캠페인은 사람이 모인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는 보따리 장사에 더 가깝다.  정치인은 커뮤니티를 찾아가 주민들의 요구를 취합해 공동체의 어젠다를 만들어 지역의 비전을 형성해야 한다. 그리고 투표 참여를 통해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앞장서는 게 정치이다. 의회 연설로 되는 일이 아니다. 기념식, 기공식, 개소식 같은 데서 테이프를 끊고 사진을 찍는 것으로 되지 않는다.” 상대를 두고 하는 말인 것을 알 수 있다. 박 후보는 격식 없이 주제를 정하지 않고 주민과 만나 대화하면서 더불어 주민의 집을 찾아가 지지를 호소하는 ‘노크 앤드 토크(Knock and Talk)’ 캠페인에 주력한다. 일단 문을 열면 마음도 열게 하는 확실한 메시지가 있다”고 그는 믿는다. 박 후보가 민주당 지도자급 인사들의 공식 지지 없이 7선 의원을 상대하면서도 위축되지 않는 이유이다. 대권주자로 여겨졌던 전 뉴욕주 주지사를 상대했던 맘다니 후보도 그랬다.   지난 노동절 (5월 1일) 뉴욕증권거래소 입구를 막고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정부 정책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다 체포되는 척 박 후보(Chuck for Queens 제공) 박 후보가 맘다니 돌풍을 재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부정적 반응이 긍정을 앞선다. 하지만 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간다. 정치적으로 매끄럽게 정제하지 않은 언어의 신선함, 숫자와 관계없이 주민들이 모인 곳으로 찾아가는 적극성, 민생 위주의 진보주의 정책에 대한 확신이 그를 상징한다. 이런 박 후보에게서 또 다른 MAGA를 읽는다. 트럼프와 추종자들이 외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가 아니다. 그는 미국이 다시 좋은 나라가 되길 (Make America Good Again) 바란다. (이 기사는 한국어 신문 ‘뉴욕일보’에 실린 필자의 투고문을 일부 인용했다)이길주 뉴욕 통신원 kiljy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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