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B, 공시 ‘글로벌 패스포트’ 공식화…다국적 기업 보고비용 줄인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각국의 지속가능성 공시제도를 잇는 ‘글로벌 패스포트(Global Passport)’ 구상을 공식화했다.
ISSB는 10월 30일(현지시각) 런던에서 열린 ‘IFRS 지속가능성 심포지엄(IFRS Sustainability Symposium 2025)’에서 ▲관할채택자 실무그룹(Jurisdictional Adopters Working Group) 확대와 ▲‘관할채택자 합리성 가이드(Jurisdictional Rationale Guide)’ 발간을 발표했다.
에마뉘엘 파베르 ISSB 의장이 10월 30일(현지시각) 런던 ‘IFRS 지속가능성 심포지엄 2025’에서 ‘글로벌 패스포트’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 IFRS 재단
이번 조치는 ISSB 기준 확산 속에서 국가별 공시 규정의 파편화를 줄이고, 다국적 기업의 중복 보고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관할채택자 실무그룹은 ISSB 기준(IFRS S1·S2)을 도입했거나 채택을 검토 중인 각국 규제기관이 참여하는 협의체로, ISSB는 이를 통해 국가 간 공시체계 조율과 경험 공유를 위한 공식 창구를 마련했다.
한 번의 보고로 여러 시장 통용”…40개국 참여
ISSB가 제시한 ‘글로벌 패스포트’는 국가 간 상호인정제도(Mutual Recognition Framework) 성격의 제도다. 기업이 IFRS S1·S2 기준에 따라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작성하면, 이를 한 국가의 규제당국이 인정했을 때 다른 국가에서도 재보고 없이 동일하게 인정받는 구조다. 각국은 ISSB 기준을 공시의 기본 언어로 삼되, 필요 시 일부 조정(local carve-ins)을 허용해 자국 시장 특성을 반영할 수 있다.
ISSB는 이 체계를 통해 보고 절차를 단순화하고, 투자자에게 제공되는 데이터의 비교 가능성과 일관성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에마뉘엘 파베르 ISSB 의장은 ISSB 기준은 전 세계 자본시장의 약 40%를 포괄하는 글로벌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각국이 효율적으로 기준을 도입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ISSB는 약 40개국이 참여하는 협의 채널을 공식화했으며, 각국의 도입 동기와 목표를 정리한 ▲‘관할채택자 합리성 가이드’와 ▲도입 로드맵 설계에 활용할 수 있는 도구(tool)를 함께 공개했다.
가이드에는 ISSB 기준 채택의 주요 이유로 ▲투자자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 제공 ▲자본시장의 신뢰성 강화 ▲기업의 보고 효율성 제고 등이 제시됐다.
싱가포르 사례로 본 시장 수용성의 속도차
글로벌 패스포트 구상은 국가별 제도 이행 속도와 시장 수용성을 조율하는 데 목적이 있다.
싱가포르는 그 대표적 사례다. 싱가포르거래소 규제기관(SGX RegCo)은 2024년 ISSB 기준을 반영한 공시제도를 발표했지만, 2025년 8월 회계감독청(Acra)과 함께 중소 상장사 적용 일정을 2030년으로 5년 연기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10억싱가포르달러(약 1조원) 이상 대형 상장사는 2025 회계연도부터 Scope 1·2, 2026년부터 Scope 3 공시를 의무화하지만, 중소 상장사는 비용과 데이터 수집 부담을 이유로 유예 기간이 부여됐다.
ISSB는 이런 국가별 이행 격차를 줄이기 위해 패스포팅(passporting) 조항을 중심으로 공시체계의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속가능성 전문매체 ESG투데이는 이번 발표를 두고 ISSB가 국제 공시시장의 ‘공용 언어’를 제도적으로 구현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