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연합시대 ‘지대본위 화폐’를 상상한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통일이 언제 올지는 모른다. 갑자기 올 수도 있고, 아득하게 미뤄질 수도 있다. 이미 분단 80년이다. 설사 상황이 급변해서 겉으로는 하나가 되더라도 안으로 함께 사는 일은 쉽지 않다. 독일과 다르다. 원래 이데올로기 차이로 서로 피를 흘린 사이인 데다, 그 세월만큼 다른 삶을 살아왔다. 하나로 되는 데도 그만한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대비해야 한다. 그런 다름을 이해하고 부드럽게 극복할 지혜를 말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가운데 일단 그 경제적인 비전을, 필자는 공유부 라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공동체의 노력과 제도로 만들어진 부가 공유부(共有富, common wealth)다. ‘개인의 몫은 개인에게, 모두의 몫은 모두에게’라는 말처럼. 지대공유부, 금융공유부 등의 용어가 이미 나와 있고, 관련되는 글(부록)들도 있다.
필자는 이 공유부의 개념을 한 걸음 더 밀고 나가, 지대와 금융에 들어 있는 공유부를 결합한 새로운 화폐, ‘지대본위화폐’를 상상한다.
강원 철원 소이산에서 내려다 본 철원평야. DMZ와 북녘 땅이 한눈에 보인다. @국토미래연구소
지대공유부와 금융공유부, 땅은 누구의 것인가?
지대 공유부의 개념을 원점에서 다시 정리해보자. 원래 땅은 지구의 한 부분이다. 인간이 생산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물이나 공기와 달리 인간이란 동물이 점유하고 소유권을 주장하기가 편리하니까 소유를 제도화하고 경제거래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문제가 생겼다. 일찍이 점유에 따른 사용료를 거두어 들인 것이 동양의 수조권(收租權)이다. 토지의 사용가치 즉, 지대를 국가에서 세금으로 받아서 운영해온 것이다. 땅문서로 점유권은 인정해주었지만, 땅에서 나오는 생산물의 일부는 공동체의 것이라는 것이 왕토사상의 핵심이었다.
이와 비슷하게, 19세기 헨리 조지는 ‘토지에서 생기는 지대’야말로 공동체의 창출물이므로, 그 가치를 모두에게 환원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었다. 하지만 그 가치를 독식하는 소유제도가 대세로 되었다. 한국도 이런 유럽의 영향을 받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토지가 재산으로 등기되었고, 공동체가 가져야 할 몫이 지주들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양극화가 심화된 것이다.
그러자 해방 직후 농민들이 이를 줄기차게 항의해왔고, 1946년 대구 10월항쟁에 놀란 미군정이 결국 조봉암의 ‘농지개혁’ 손을 들어주게 된다. 지대공유부가 그런 형식으로 회수된 것이다. 그러자 모든 농민의 자식들도 교육받을 기회를 가지면서 6.25 이후 수십 년에 걸쳐 인재강국의 기틀이 만들어진 것이다. 지대공유부의 위력이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자본주의 경제의 총아 맨해튼과 계획적 시장경제의 싱가폴 역시 토지임대와 지대환수를 통해 공공재정과 도시발전을 이끌고 있다. 토지 그 자체가 아니라 ‘토지사용에서 발생하는 지대’를 어떻게 공동의 몫으로 만드는가가 핵심이다.
금융공유부, 은행은 누구 덕에 돈을 버는가
현대 금융 시스템에서 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들여다보면, 그것은 사실상 부동산 담보 대출 이라는 개인의 빚을 근거로 화폐를 창조하는, 거대한 연금술에 가깝다. 그동안 한국의 땅값은 여러 번 요동을 쳐왔고, 그 과정에서 금융권이 일방적으로 혜택을 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기업 은행은 본질적으로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고도, 대출이라는 행위를 통해 새로운 화폐를 창조하고, 그에 대한 이자 수익을 얻는다. 사회 전체의 신뢰와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화폐 발권력 이라는 금융공유부의 핵심 가치가 사기업에 의해 독점적으로 향유되고 있는 것이다.
공동체의 유무형의 공적 자산을 갈취하고 있는 이 문제를 소홀히 한 결과가 현재의 극심한 양극화다. 경제가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이유다. 지난 2023년 당시 이재명 당대표는 공동체의 힘에 의해 얻어진 많은 사기업 은행의 이득에 대해 횡재세를 징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이때의 횡재세가 갖는 개념이 바로 금융 공유부다.
왜 ‘제3의 화폐’가 필요한가
독일 통일 당시에는 동독의 요구에 따라 서독 마르크가 통합 화폐가 되었다. 그러나 남북은 어느 한쪽 화폐만으로 통합을 밀어붙이기 어려운 조건이다. 북한 화폐는 공식 비공식 가치가 크게 다르고, 남한 원화의 일방적 적용은 북한 경제와 사회에 충격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느슨한 연방·연합 단계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인정하는 ‘제3의 매개 화폐’가 필요하다. 필자는 그 정체성을 ‘지대본위화폐’로 상상한다. 이 화폐는 북한의 지대, 그리고 남한의 보유세 기반을 함께 담보로 하는 공동체 화폐다.
지대본위화폐를 상상한다-기본 개념과 이론적 검토
지대본위화폐의 기본 발상은 단순하다. 땅에서 생기는 공동체적 가치(지대)를 담보로 새로운 화폐를 발행한다는 것이다. 이 화폐의 이름을 ‘환(環, Hwan)’이라 하자. ‘환’은 순환, 회복, 그리고 연대의 상징이다.
지대본위화폐와 성격은 다르지만 비슷한 사례로는 싱가포르의 토지임대(land lease) 시스템과 독일 렌텐마르크(Rentenmark) 등이 있다. 하지만 ‘환’은 이를 넘는 지대시장제를 결합한 화폐다. 1923년 독일의 토지 가치기반 임시 통화인 렌텐마르크는 토지 가치로 믿음을 주자 였지만, 본고의 ‘지대본위화폐’는 지대 흐름 자체를 화폐순환의 동력으로 삼자 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환’과 같이 ‘토지와 화폐를 동시에 개혁하자’와 비슷한 개념은, 실비오 게젤(Silvio Gesell)이라는 사람이 그 시기 독일에서 주장한 바 있다. 다만 그의 주장은 화폐의 수명을 단축시켜 순환성을 강화하자는 데에 방점이 있었다.
다시 정리해보면, 지대본위화폐 ‘환’은 남북평화로 북한토지의 지대가치상승 → 환 발행 → 재생에너지·인프라 투자 → 경제 성장 → 지대 더 증가 → 환 가치 강화라는 순환고리를 상상해볼 수 있다.
금본위와 달러 그리고 지대본위화폐
금본위제는 금의 물리적 희소성을 기반으로 했고, 디플레이션에 취약했다. 1971년 이후 달러를 비롯한 대부분의 통화는 국가가 정부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피아트 화폐(fiat money)가 되었다.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원’화도 이에 속한다. 발행량과 금리를 조절하는 장점도 있지만 때때로 과도한 인플레이션과 자산가격 버블이 발생하기 쉽다. 금본위 화폐와 피아트 화폐 모두 지대 상승분을 부동산 소유자가 독점하기 좋은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시간이 갈수록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이에 비해 지대본위화폐는 지대를 공공이 환수하고 시민 배당이나 인프라 투자로 재분배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잘 설계된다면 인플레이션을 일정 부분 자동적으로 억제하고 디플레이션을 완화하는 장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시장 지대에 연동되는 화폐
연방제 아래서 남북 정부가 공동 출자하는 ‘민족은행’은 북한 지역의 예상 지대 총액과, 남한에서 지대로 환수하는 보유세 징수액을 기초로 ‘환’을 발행한다. 발행량은 지대총액의 일정비율을 넘지 못하게 하고, 매년 지대 상승분에 따라 조정한다.
모든 북한 내 토지 임대료·사용료는 ‘환’으로 납부하게 한다. 이렇게 하면 ‘환’이 북한 경제에서 실질적인 결제수단이자 가치저장 수단이 되고, 동시에 지대와 화폐량을 연동시키는 장치가 된다. 종이돈은 발행하지 않지만 전자화폐로 시장에서 실시간 결제가 가능하다.
자세히 살펴보자. 지대는 토지 시세를 기준으로 미리 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입찰과 계약을 통해 결정한다.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주체가 그 토지를 사용하고, 그 가격이 시장이 인정한 지대가 된다. 이 지대는 그 토지에서 실제로 창출할 수 있다고 ‘믿는’ 경제적 가치를 반영한다.
이 지대를 3~5년 주기로 재설정한다. 시장과 인구, 인프라, 산업구조가 변하면 사용가치가 달라진다. 맨해튼의 배터리파크시티처럼 15년처럼 긴 주기로 기다리면 실제 가치 변화를 놓치게 된다. 반대로 너무 자주 조정하면 행정 비용과 불확실성이 커진다. 초기 임대자가 실사용자에게 다시 빌려줄 때 받는 재임대료 역시 지대 재평가의 핵심 지표로 활용한다.
이렇게 시장이 매번 새로 평가한 지대를 합산하면 전체 지대 수입이 나오고, 민족은행은 이 수입의 일정 비율(약 80% 전후)범위 내에서 ‘환’을 발행한다. 발행된 ‘환’은 인프라·교육·재생에너지 등에 투자되고, 이 투자는 다시 토지의 사용가치를 높이며 지대를 끌어올린다. 그 결과 ‘환’ 발행 여력이 커지는 선순환구조가 형성된다. 초기에는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지대가 낮고 변동성이 크므로, 발행량과 징수율을 낮게 시작하여 실제 지대 상승에 맞추어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민족은행의 역할과 남북 공동 관리 체계
민족은행은 남북 간 새로운 경제 협력의 심장 역할을 하게 되므로 파격적으로 독립된 중앙은행 성격을 갖도록 한다. 본부는 평양과 서울의 중간 또는 판문점 인근의 신도시에 둘 수 있다. 운영 구조는 남북 공동이사회의 합의체로 구성하며, 다음과 같은 기능을 발휘하도록 한다.
1) 지대 평가 및 관리: 토지 사용 가치 평가 시스템을 남북이 공동으로 구축해서 투명하게 시장가치를 측정하고 공개한다.
2) 지대본위화폐 ‘환’ 발행과 통화 관리: 화폐 발행은 ‘예상 지대 총액의 일정 비율’로 제한하고, 인플레이션과 투기 억제를 함께 목표로 한다.
3) 투자 운용: 회수된 ‘환’을 사회기반시설, 산업단지,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입한다. 수익의 일정 비율은 북한발전기금 혹은 남북공동기금에 귀속시킨다.
4) 지대 배당 책정: 북한 주민과 저소득 남한 시민에게 일정 비율의 ‘환 배당’을 책정한다. 알래스카 영구기금의 시민배당 모델을 참고할 수 있다.
민족은행은 남북한 경제 통합의 초기 단계에서 경제주권을 분산형으로 확보하는 전략적 장치가 될 것이다. 서울의 원화 중심 금융권과 평양의 국가자원 관리체제 사이의 ‘평화적 완충지대’이자 새로운 화폐실험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민족은행은 플랫폼을 운영한다
지대본위화폐 ‘환’을 제대로 운영하려면 민족은행은 인터넷 플랫폼이 필요하다. 남북한의 임대용 토지와 초기 임대자, 그리고 실제 토지를 쓰고 싶은 최종 사용자 등을 매칭하는 플랫폼이다. 지대가 시장경쟁으로 형성되려면 초기 임대자(사용권 1차 취득자)가 실사용자에게 재임대할 때의 거래와 가격을 실시간·투명하게 연결해주는 시스템이다.
거래정보가 투명하게 관리되면 점증적으로 다음 단계의 지대가 상승하는 흐름에 의해 ‘환’ 발행이 자동 확대되는 것이다.
민간 플랫폼이 아니라 남북 공동 출자하고 지배하는 민족은행이고 통화 발행과 직접 연계되는 그런 플랫폼이다. 플랫폼은 단순한 중개 앱이 아니라, 남북 공유 경제의 핵심 인프라이자 사용가치 기반 통화의 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토지소유권 문제에 토지증권의 활용도 병행
서독이 흡수통일한 동독은 토지권리부문에서 문제가 있었다. 우리는 다르다. 북한은 사실상 모든 토지가 국가나 협동단체 소유다. 일부 북한 주민의 현재의 이용권도 가급적 존중해주면서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문제는 북한땅문서를 보유한 남한사람이다. 이 땅의 소유권을 어느 정도 인정해줄 수 있을지는 정치적 협상의 영역이지만, 설사 인정하더라도 남한의 높은 상속세율과 세대 경과를 감안하면 지분이 크게 분산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민족은행은 남은 지분을 토지증권으로 회수하고, 향후 지대수입으로 상환해 나가는 방식으로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대 환수는 세금으로 가능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통일 초기의 복합경제에서는 세금만으로는 균형을 맞추기 어렵다. 북한 지역은 현금흐름이 취약하고, 재정기반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민족은행의 ‘환’ 발행은 현금흐름의 선순환을 창출하는 장치다. 토지에서 생기는 잠재적 가치를 미리 화폐로 전환해 투자와 고용, 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부채 기반’이 아닌 ‘자산 기반’ 화폐라는 점에서 더 안전하다. 즉, 지대본위화폐는 기존 화폐처럼 ‘빚을 만들어내는’ 화폐가 아니라 ‘사회적 부를 순환시키는’ 화폐다.
외국 투자자나 기업은 북한 내 사업을 하려면 ‘환’을 구매해서 토지 사용료를 납부한다. 이렇게 모인 외화는 민족은행의 자산으로 축적된다. 민족은행은 회수된 ‘환’을 재생에너지, 전력망, 교통, 의료, 교육 등 공공 인프라와 남북 공동 프로젝트에 재투자한다. 이때 ‘환’은 다시 시장으로 흘러들며 새로운 지대를 낳고 화폐발행도 비례해서 증가하는 것이다. 민족은행의 대주주는 남북한 정부이지만, 남북한 주민 그리고 코리안 동포들도 출자에 참여할 수 있다.
개성에서 시작하는 ‘환’ 경제의 작동 예시
모델 실험의 첫 무대는 개성일 수 있다. 기존 개성공단 구역을 ‘남북공유경제특구’로 재구성한다. 1단계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부지의 예상 지대를 산정하고, 그 지대의 10~20% 수준에서 ‘환’을 시험 발행한다. 입주 기업은 토지 사용료를 ‘환’으로 납부하며, 임금과 재화의 거래는 원화와 외화의 병행을 허용한다. 운영 데이터가 축적되면, 평양–원산–나진 등으로 특구를 확장해 ‘환’을 남북 연합의 내부 결제와 공공투자 그리고 무역허브용 지역통화로 키워갈 수 있다.
재생에너지와 지대본위화폐의 결합
북한의 또 하나의 잠재력은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이다. 풍력·수력·태양광·조력 등 대부분이 미개발 상태이며, 특히 동해와 서해 연안의 풍속은 아시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민족은행이 이 프로젝트에 ‘환’을 투자하면 지대 가치와 전력 생산이 맞물려 에너지 본위적 부의 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풍력단지 부지는 지대의 일부를 ‘환’으로 납부하고, 민족은행은 이 ‘환’을 송전망·저장설비 구축에 투자한다. 전기요금 수익의 일부는 다시 지대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환’ 가치와 발행 여력 상승으로 반영된다. 이 구조가 정착되면, ‘환’은 단순한 토지본위화폐를 넘어 지대와 에너지 그리고 기술이 함께 순환하는 복합공공화폐로 발전할 수 있다.
디지털 지대본위화폐와 투명성
모든 제도 실험에서 신뢰는 생명이다. 민족은행은 지대와 ‘환’의 흐름을 디지털 원장(public ledger)에 기록하고 공개한다. 각 필지가 얼마나, 언제, 어떤 사업에서 사용료를 발생시키는지 남북이 실시간 공유하므로, 부패나 탈세 그리고 특혜의 여지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이 화폐는 본질적으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가까운 방식으로 설계될 수 있다. 지대와 환의 거래흐름이 투명하게 기록되고, 국제 기준에 맞추어 운영된다면 ‘환’은 한편으로 민족화폐이면서 다른 한편으로 국제 녹색 프로젝트 펀드와도 연동 가능한 국제공공화폐로 성장할 잠재력을 지닌다.
남북이 각자의 통화주권을 유지하면서도 경제공동체로 결합
물론 난관이 적지 않다. 토지 가치와 지대 평가의 객관성과 정치적 포획 위험, 북한 엘리트층의 저항, 화폐 신뢰도 확보, 환–원화–달러간 환율 설정과 변동성 관리, 부동산 및 지대의 버블 위험 등 수많은 과제가 있다. 아마도 많은 산을 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남북이 민족은행을 출범시키고, 제한된 특구에서라도 ‘환’ 발행 실험을 시작하는 일 자체가 평화경제의 상징적 사건이 될 것이다. 이 제도가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면, 한반도는 세계 최초로 지대본위 순환경제 모델을 실증한 지역이 될 수 있다.
‘환’ 기반의 한반도 경제가 정착하면, 다음과 같은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토지와 에너지에서 발생하는 공유부이자 불로소득이 민족 공동의 복지로 재순환된다. 젊은 세대는 투기가 아닌 혁신산업에 자본을 투입한다.
무엇보다 통일이란 ‘비용이 나가는 것이 아닌 배당으로 돌아오는 것’이라는 패러다임 전환이 가능하다. 한반도 전체의 경제 안정성이 높아져, 외환위기형 충격에도 덜 흔들리는 구조를 기대할 수 있다. 남북이 각자의 통화주권을 유지하면서도, ‘환’을 매개로 경제공동체로 결합할 수 있다.
느슨한 남북연방 시대에 민족은행(남북 공동 출자)이 환 을 발행할 때, 애초부터 북한 지대 회수와 남한 보유세 일부를 발행 근거로 삼는 것이 이 화폐의 핵심이다. 이는 북한 중심의 임시 통화가 아니라 남북 공유 경제의 기반 통화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지구촌 공유부 시대의 씨앗이 될 가능성이 있는 지대본위화폐
‘환’은 성장과 평화를 동시에 지향하는 윤리적 화폐 시스템이다. 지대를 환수하는 순간, 공동체는 불평등을 제어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부의 순환을 시작할 수 있다. 남북이 함께 만드는 민족은행, 토지에서 비롯한 부를 모두의 복지로 되돌리는 ‘환’은 단순한 정책 아이디어가 아니라 문명의 전환을 예고하는 씨앗일지 모른다.
2천 년 동안 인간은 땅을 빼앗고 소유하며, 땅 위 자원을 부채형 화폐를 매개로 착취해왔다. 이제는 땅의 존재를 자각하고, 그 생태적 장소적 가치를 존중하며, 소유가치가 아니라 사용가치를 중심에 두어야 할 때다. ‘환’은 그 올바른 이용을 향한 첫걸음이다. 공유부의 시대는 한반도에서 시작될 수 있다.
* 부록(관련 글)
다음 글들은 공유부에 관한 글들이다. 특히 2번 글은 지대본위화폐 구상의 도입부에 해당하는 글이니 꼭 읽어보시길 권유한다.
1. 이원영. (2025년 5월 4일). 우리도 맨해튼처럼 공유부 개념 확립할 때. 시민언론 민들레.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306
2. 이원영. (2025년 7월 4일). 통일 한반도의 경제 비전, 공유부 에서 답을 찾다. 오마이뉴스.
https://m.ohmynews.com/NWS_Web/Mobile/at_pg.aspx?CNTN_CD=A0003145757
3. 금민. (2025년 10월 28일). 모두의 몫은 모두에게, 각자의 몫은 각자에게. 시민언론 민들레.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6210
4. 이원영. (2025년 11월 6일), 토지 공유부 인 보유세, 당연히 강화돼야. 시민언론 민들레.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6344
5. 김윤상. (2025년 11월 26일), 국민 다수가 이익을 체감할 수 있는 공유부 전략. 시민언론 민들레.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6658
6. 강남훈. (2025년 12월 5일), 더 좋은 삶의 중요한 조건, 공유부 . 시민언론 민들레.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6792
7. 서익진. (2026년, 1월 9일). 돈은 사유재산만이 아니다. 시민언론 민들레.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7528
8. 이원영. (2026년, 2월 4일). 중국 경제 또 하나의 혁신, 지대공유 로의 전환. 시민언론 민들레.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8170
9. 이원영. (2021년, 9월 12일). 한국토지은행을 상상한다. 주간경향.
https://www.khan.co.kr/article/202109120908001
10. 이원영. (2020년 11월14일), 그린뉴딜, 녹색시민은행 으로 풀어가자. 오마이뉴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92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