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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프랑켄슈타인의 신부’의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버전

‘프랑켄슈타인의 신부’의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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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평론가 배우 출신 매기 질렌할의 영화 는 대단한 괴작이다. 숱한 상징과 정치적 선언, 젠더 이슈를 담고 있어서 영화를 보는 내내 숨이 가쁘다. 상당히 폭력적이며 무정부주의적이다. 시대와 세상을 뒤엎고자 하는 욕망이 가득한데, 그걸 여성주의가 해낼 수 있으며,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그것에 동의하느냐 아니냐를 떠나 영화가 지닌 폭발음은 엄청나다. 그래서인지 다분히 대중적이지는 않다. 이 영화는 1억 1천만 달러의 제작비(순 제작비 8천만 달러)를 들였고 미국에서 지난 6일 개봉했는데 첫 주말 예상 매출은 1천만 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흥행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얘기이다. 대중들이 좋아하기에는 주제가 너무 ‘센’ 편이다.   죽음에서 깨어난 여성 살인강도와 그를 쫓는 여성 형사 영화 를 이해하는 키워드는 제목에 있다. 원래 이 영화는 1935년 제임스 웨일 감독이 만든 를 리메이크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여성 감독 매기 질렌할은 원작의 제목에서 누구의 소유라는 개념을 없애고 오로지 여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극 전체를 혁파하고 전복시켰다. 그래서 제목도 앞을 떼어 내고 오로지 ‘브라이드’(신부)만 가져왔다. 극 후반 자동차 극장에서의 총격 씬 직전, 주인공이자 죽음에서 깨어난 여인 아이다(제시 버클리)는 주위를 둘러싼 군중들에게 이렇게 소리친다. I am not his Bride. I’m not the Bride of Frankenstein. I’am just THE BRIDE! (나는 그의 신부가 아니야. 프랑켄슈타인의 신부도 아니야. 그냥 신부일 뿐이야!) 영화는 이미 그 이전부터 프랭크(크리스찬 베일)가 아니라 아이다가 주도하는 범죄 행각이 이어진다. 시점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서서히, 실은 급격하게 옮아간다. 이 커플 갱단의 뒤를 쫓는 형사 둘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남성이자 사실상 보스인 제이크(피터 사스가드)에서 머나라는 이름의 하급 여성 수사관(페넬로페 크루즈)으로 시선이 옮겨간다. 남자 형사보다 여자 형사의 ‘촉’이 좋다. 머나는 괴물 살인마 커플(이라며 기성 언론과 제도가 악마화한 인물들) 중 남자인 프랭크가 당대 스타인 로니 리드(제이크 질렌할)에게 빠져 있는 것을 알고 있고, 그 때문에 프랭크가 지역을 옮겨 다니며 로니 리드 영화가 상영되는 극장을 찾는다는 것을 간파한다. 머나가 제이크보다 늘 한발 앞서 사건 현장을 찾아내는 이유이다.   200여 년 전 소설 원작, 90년 전 고전영화 리메이크 영화 의 원전은 메리 셸리가 1818년에 쓴 대작 『프랑켄슈타인』이고 그 소설의 후반부에서 괴물이 프랑켄슈타인 박사에게 자신과 똑같은 존재인 여자를 만들어 달라고 말했던 부분, 그리고 박사가 실제로 여자 괴물을 창조해 냈다가 파괴하는 것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는 장면에서 착안한, 1935년의 고전영화 에서 가져온 것인 양한다. 그러나 사실 그 속내는 다른 영화의 레퍼런스로 가득 차 있다. 대표적인 작품이 두 가지인데 하나는 (1967)이고 또 하나는 (2019)이다. 괴물 프로젝트이자 괴물 같은 블록버스터 는 사실상 의 21세기판 재현이다. 자신에게 짝을 찾아 달라며 유프로니우스 박사(아네트 베닝)를 찾아간 프랭크는 결국 그녀를 설득해 무덤에서 목이 꺾여 죽은 아이다를 파내어 자기 신부로 부활시키는 데에 성공한다. 유프로니우스 박사 캐릭터는 이 영화가 지니는 또 다른 여성 서사를 구성하는 한 요소이다. 그녀는 메리 셸리 원작에 나오는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사, 1935년 판 영화에 나오는 프레토리우스 박사 캐릭터를 여성화 한 것이다. 의 감독 매기 질렌할은 ‘매드 사이언스’, 곧 신의 영역인 인간 창조를 과학의 힘으로 하려는 ‘미친’ 과학자의 주체 역시 여성으로 변환시킨 셈이다. 프랭크는 유프로니우스의 힘을 빌려 아이다를 ‘살아 있는 죽은 자’로 만든다. 그 과정에서 아이다의 뺨에는 검은 흉터(전기 자극으로 불에 덴) 자국이 남게 되고 이 문신 아닌 문신은 이후 주변 여성들의 패션으로 확산한다. 이윽고 여성운동이 된다.   수십 발 총알 맞고 죽은 보니와 클라이드의 환생일까? 프랭크와 아이다는 처음엔 극장에서 영화를 보면서, 그리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 이곳저곳의 파티를 전전하면서 자신들을 괴물로 지목하고 괴롭히는 사람들, 경찰들(기성 시스템)과 충돌하고,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살인 행각을 이어가게 된다. 과거 영화 의 완벽한 복사판 같은 느낌을 준다. 의 주인공 보니(페이 더너웨이)와 클라이드(워런 비티) 역시 미국 중서부 일대를 다니며 은행 강도와 살인 행각을 벌인다. 이때 보니는 당시 여성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연발 소총을 쏘는 데다 뛰어난 미모로 단박에 대중들의 영웅으로 떠오른다. 보니와 클라이드는 비록 은행강도지만 대공황 시대 금융자본주의의 핵심으로 부의 상징이자 계급적 억압의 대명사였던 은행을 공격했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정치적) 지지를 얻었다. 당시 미 중서부의 대중은 오랜 세월 땅을 기반으로 농사를 지으며 살아오다가 그 땅이 은행 융자용 보증금으로 넘어가고 도시 노동자나 빈민으로 전락하게 되면서 사회가 크게 동요하던 때였다. 는 바로 그 같은 시대적 분위기를 담고 있는 우울한 초상이었던 셈이다. 영화 속 주인공 보니와 클라이드는 1930년대 보니 파커, 클라이드 배로우란 이름의 실존 인물들이다. 이들을 끝까지 추적해 결국 수십 발의 총알로 사살한(에서 두 남녀가 총을 맞고 죽는 장면은 큰 충격으로 남아 있다) 텍사스 레인저 출신 형사 둘의 이야기인 (케빈 코스트너, 우디 해럴슨 주연. 넷플릭스 영화)의 서사도 이 영화 에서 두 남녀 형사 캐릭터로 완벽하게 재현돼 있다.   소설과 영화의 허구와 실제 사건들을 여성 중심으로 비벼넣은 서사 는 고전 문학 『프랑켄슈타인』에서 시작해 역시 고전급 영화인 의 설정을 가져온 후 와 의 1930년대 실제 갱단 사건을 재구성한 영화이다. 특이한 것은, 작금의 엡스타인 사건과 난장판 정치권력의 이미지를 비벼 넣고 있다는 것이다. 극 중 마피아 보스 루피노(즐라트코 부리치)는 변태적인 인간으로 여성들의 혀를 잘라 보관한다. 혀가 잘린 여성들은 모두 성적으로 짓밟혔는데 이들의 혀가 잘린 것은 대체로 경찰의 정보원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나중에 형사 제이크가 여자 형사 머나에게 고백한 바에 따르면, 루피노를 잡기 위해 자진해서 첩자로 나선 경우가 많았고 그중 한 명이 바로 이제는 괴물 살인마가 된 아이다라는 것이다. 영화 의 이야기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지 그 서사 구조가 완벽하게 이해되는 순간이다. 어쨌든 마피아 루피노는 엡스타인처럼 흉악한 성범죄와 권력형 범행을 저지른 인물이었으며 여성 사회가 아이다처럼 자진해서 그의(트럼프가 포함된) 범행을 파헤치고자 하는 대상으로서 이번 영화가 캐릭터화한 것으로 보인다. 가 1818년, 1935년, 1967년, 2019년(엡스타인 사건 재수사와 그의 자살)의 시절을 경유하며 많은 사건을 언급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 과정의 굴곡을 이해하면 이 영화는 매우 흥미진진해진다.   이런 속 깊은 정치철학서 같은 영화를 대중이 좋아할까? 감독 매기 질렌할은 영화를 통해 미국 사회의 어둠이 지닌 역사성을 일괄하면서 과거와 현재의 연결을 갈파한다. 그 통찰은 참으로 대단한데, 구체적인 서사, 스토리텔링은 다소 난삽한 편이다. 프랑켄슈타인의 신부가 자신의 여성성을 회복하는 얘기로 집중하든지 남녀 갱단의 정치적 아젠다가 여성주의를 근간으로 재편되는 쪽으로 갔든지 했다면 대중이 훨씬 더 좋아했을 작품으로 보인다. 다만 여러 영화를 섭렵한 시네필들이 보기에 열광할 만한 요소가 많은 작품이다. 는 2024년 영화 의 운명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대중들이 원하지 않는 속 깊은 정치철학서 같은 영화란 의미다. 둘 다 워너브러더스가 만들었다. 이런 영화들로 워낙 손해를 봐서인지 워너는 최근 파라마운트에 매각됐다. 영화의 기이한 운명을 보여 주는 셈이다. 지난 3월 4일 전국 개봉했다. IMAX관 상영이 중심이다. 꼭 IMAX에서 보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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