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자일 12계명을 위한 개발자 설명서 [start-up]
개발자가 가장 행복할 때는 개발에 집중할 수 있을 때다. 화창한 아침 기분 좋게 출근해서 어제 작업하던 화면을 하나씩 불러온다. 모니터에 코드가 적힌 편집툴이 하나씩 올라오고 머릿속에도 관련 기능 개발을 위한 자료 구조와 알고리즘이 하나씩 ‘로드’된다. 이 데이터는 이쪽, 이 부분은 이렇게 로직을 짜봐야지. 집중해서 코드를 짜고 있으면 어느새 모니터 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러다 보면 누군가 어깨를 두드린다. “점심 먹으러 가요.”
많은 개발자가 이런 순간을 행복하게 느낀다. 집중해서 일할 때 느끼는 엔도르핀은 초콜릿 5개를 한꺼번에 입에 넣었을 때보다 덜하지 않다.
상황을 조금 바꿔보자. 집중해서 코드를 짜려는 데 누군가 어깨를 두드린다. “회의좀 하죠.” “요구사항 명세서는 다 작성했나요?” “새로 개발하는 기능은 언제까지 가능한가요? 사실 다음주까지 끝내야 하는데…” “저번에 말한 그 기능에 이것좀 추가해줄 수 있나요?”
어깨를 두드린 분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상황이 어쩔 수 없다는 것도 안다. 소프트웨어가 가진 본래 특성에 따라 복잡성을 다루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사실 개발자가 행복하게 개발할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