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감축 정원오·권영국 적극 수용, 오세훈·김정철 …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5월 21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본관 앞에서 열린 녹색도시전환 시민네트워크 의 서울시장 후보 건물부문 탄소중립 정책 질의 결과 발표 기자회견. 한승동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들이 주요 정당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온난화가스 배출을 줄이는 탄소 중립, 특히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건물부문 탄소감축을 위한 나름의 방안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생각과 계획을 물었다.
그리고 그 결과를 21일 오전 11시 서울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정리된 질의서를 통해 각 후보들에게 전달된 시민 제안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후보들도 있었지만, 여러 경로를 통한 전달과 수신 확인을 했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이 외면해 버린 후보들도 있었다. 적극 수용하겠다는 후보들도 원칙 수용에 가까운 것으로, 제안 내용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나 대안은 제시하지 않았거나 미흡했다.
시민들이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제기한 문제점과 질문은 이런 것이었다.
발표한 자체 목표 달성 약속도 안 지키는 서울시
서울시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2026년 올해까지 30%를 줄이고(2005년 대비), 2050년에는 100%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기후변화대응 종합계획’(2022-2026), ‘서울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2024-2033) 등을 통해 밝혀 왔다. 그러나 2023년까지 줄인 온난화가스는 2005년 대비 8.7%에 지나지 않았으며, 추세로 보건대 30% 감축 목표연도인 2026년까지 10% 줄이기도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무슨 이유인지 알 수 없지만 시민과 공유해야 할 정책 문서 공개를 꺼리는 서울시 자세 때문에 2025년 자료는 입수하지 못했다)
빽빽하게 들어찬 서울의 건물들. 서울연구원
탄소 최대 발생원인 건물 탄소배출 오히려 늘어
게다가 서울시 온실가스 배출의 73.8%를 차지하는 건물부문 탄소 배출은 같은 기간(2023년까지)에 오히려 2.05% 늘었고, 공공건물 배출은 50.7%나 늘었다. 이 또한 이제까지의 추세로 보건대 변함이 없거나 오히려 더 나빠졌을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는 온난화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서울시 예산 배정이 터무니없이 적고, 그 적은 예산마저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전체 배출의 3분의 2)하는 건물부문에는 쥐꼬리만큼 배정하고 전기자동차 보급 지원을 위한 수송부문에 과도하게 배정하는 등 정책방향 자체가 잘못돼 있는 것이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서울시 녹색건축물 조성 1차계획(2016-2020)에서 녹색건축물 조성예산은 14억 9000만 원에 지나지 않았고, 그 중에서 가장 큰 예산이 배정된 그린모델링 사범사업 예산은 고작 3억 5000만 원이었다. 녹색건축물 조성 2차계획(2022-2026)에서 건물부문 예산 액수는 5년간 1조 4294억 원으로 크게 늘었지만 전체 기후관련 예산의 7.2%에 불과했다. 2024년의 경우 기후예산 중의 건물부문 예산은 전체의 18%였으며, 그 중에서 온실가스 감축예산은 4.6%였다.
21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녹색도시전환 시민네트워크 기자회견. 한승동
배출 비중 73.8%인 건물부문 예산은 쥐꼬리, EV엔 듬뿍
이는 전기자동차 등의 수송부문 예산과 비교하면 그 불합리성이 더욱 도드라진다. ‘서울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2024-2033)에 따르면, 2026년도 수송부문 예산은 기본계획 전체 예산의 32%를 차지했으나 온실가스의 가장 큰 배출원인 건물부문 예산 비중은 고작 1.3%에 지나지 않는다.(서울환경연합, 2025.12.2.) 2026년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의 부서별 예산 배정도 마찬가지다. 기후환경본부는 수송부문 담당 친환경차량과에는 총예산의 44.3%를 배정했으나 친환경건물과에는 2%밖에 배정하지 않았다. 복잡하고 골치 아픈 건물부문보다 전기차 등 수송부문에 예산을 상대적으로 듬뿍 배정하는 것이 생색도 나고 편하고 안전하기 때문일까.
‘60+기후행동’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자체 조사를 통해 이런 문제점들을 찾아내고, 내부 토론을 거쳐 지난 4월 14일 서울시장 후보 및 정당들을 초청해 ‘서울시 탄소중립정책 건물부문 토론회’를 열었으며(시민언론 민들레 4월 13일 보도 거꾸로 가는 서울 녹색사업···공공건물 탄소배출 50%↑”), 각 후보들과의 정책협의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서울시의 기존 탄소중립 정책을 재검토를 촉구하고 6.3지방선거 유권자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4월 14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노회찬의 집 에서 열린 서울시 탄소중립정책 건물부문 토론회. 한승동
4월 14일 토론회
유권자 정보 위한 시민들의 5가지 제안과 질문
60+기후행동과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녹색미래, 녹색연합, 녹색전환연구소, 불교환경연대, 산과자연의친구, 서울환경연합, 여성환경연대, 에너지정의행동, 에코생활협동조합, 한국그린빌딩협의회, 한국YMCA 전국연맹 등 13개 시민단체가 함께한 ‘녹색도시전환 시민네트워크’가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제안한 정책 과제와 질문은 이런 것이었다.
건물부문을 서울 탄소중립 최우선 정책축으로
첫째, 건물부문을 서울시 탄소중립의 최우선 정책축으로 재편할 것을 제안했다.
네트워크는 앞서 간략하게 살펴 본대로 서울시 예산 배정의 불합리성을 구체적으로 지적한 뒤, 2030 건물부문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 규모를 합리적으로 산정하고, 기후예산과 기후대응 기금, 별도 녹색건축 기금, 민간금융 연계 재원을 어떻게 조합할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라고 촉구하면서, 관련 조례 제정과 건물부문 전용재원 마련에 나설 의지가 있는지 물었다.
민간건물 전환 위한 인센티브와 징벌규칙 필요
둘째, 민간건물 녹색전환을 위한 금융·세제·규제 패키지 마련을 제안했다.
서울시 전체 건축물 중 공공건축물은 5% 미만이고, 민간건물은 95% 이상이다. 공공건물 시범사업만으로는 서울의 건물부문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없다. 따라서 민간건물의 에너지 성능 개선을 위해 실제 에너지 사용량과 연계한 성능개선 대출, 금리우대, 상환유예, 성과연동 보조, 세제 인센티브와 함께 단계적 규제가 결합되어야 한다. 탈탄소 친환경 쪽으로 건물을 개선하는 건물주에게는 감세, 저리 대출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반대로 가거나 움직이지 않는 건물주에게는 임대 제한, 과태료 부과 등의 징벌적 불이익을 줘 녹색전환 길을 넓혀 줘야 한다.
내트워크는 후보들에게 단순 보조금이 아니라 민간건물을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종합정책 패키지를 마련할 의지가 있는지 물었다.
ZEB과 그린리모델링 이행 로드맵 강화해야
셋째, 제로에너지건축물(ZEB)과 그린리모델링(노후 건축물의 단열, 창호, 환기설비 등을 개선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친환경 건축사업) 이행 로드맵 강화를 제안했다.
건물은 한 번 지으면 수십 년 동안 도시의 에너지 소비와 탄소배출 구조를 고착시킨다. 따라서 신축 건물은 ZEB 기준을 강화하고, 재개발·재건축 등 대규모 정비사업도 계획 단계에서부터 미래 에너지 성능 기준을 반영해야 한다. 기존 노후건물에 대해서는 전수조사와 파일럿 조사(본격조사에 앞선 선행조사)를 기반으로 실질 감축효과가 큰 건물부터 그린리모델링을 추진해야 한다. 이와 아울러 주거 취약지역의 저비용 리트로핏(Retrofit 노후설비 개선)을 확대해야 한다.
네트워크는 후보들에게 ZEB과 그린리모델링 이행 로드맵 강화에 관한 의지가 있는지 물었다.
건물 생애주기 데이터 플랫폼과 원스톱 지원체제
넷째, 서울형 건축물 생애주기 데이터 플랫폼과 원스톱 지원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시민들은 자기 건물이 얼마나 에너지를 쓰는지,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누구에게 맡겨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 이 정보 부재가 민간건물을 탄소배출 저감 건물로 전환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다.
네트워크는 후보들에게 건축물의 에너지 사용량, 성능, 시방정보(도면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자재의 품질, 시공 방법, 공정 기준 등을 글로 상세히 기록한 문서), 리모델링 이력, 향후 개선 필요사항을 통합 관리하는 데이터 플랫폼, 진단부터 설계, 비용산정, 금융연계, 시공, 운영 모니터링까지 연결하는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할 의지가 있는지 물었다.
최소에너지 주거기준, 시민참여 거버넌스 도입
다섯째, 기후정의에 따른 최소에너지 주거기준 도입, 정의로운 전환, 시민참여 거버넌스를 제안했다.
폭염, 한파, 침수, 에너지 비용 부담은 부담은 모두에게 똑같이 오지 않는다. 반지하, 노후주택, 취약계층 주거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서울시는 기후정의 원칙에 입각해 최소 에너지 주거기준을 도입하고, 그 기준에 미달하는 주거부터 단열·기밀·환기뿐 아니라 폭염·한파·침수 대응 성능을 개선해야 한다. 또한 건물부문 탄소감축은 건설노동자와 현장기술자의 참여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노동영향평가, 훈련체계 구축, 품질검증, 양질의 녹색일자리 창출 등 정의로운 전환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 관련해 네트워크는 후보들에게 시민사회, 전문가, 자치구, 노동계, 현장조직이 참여하는 상설 거버넌스를 구성할 의지가 있는지도 물었다.
미세먼지로 희뿌연 대기 속의 서울 중심부. 위키피디아
이에 대해 후보들의 답변은?
별다른 이유가 없다면 후보들이 이런 시민들의 제안과 질문에 응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바꿔 말하면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이런 유권자들 제안과 질문에 응답하지 않는 후보자를 상상하기 어렵다. 응답하지 않을 이유가 있다면 당당하게 밝히는 것도 견해 표명의 유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무응답 무대응은 민주주의 선거제도 자체에 대한 거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네트워크가 정리한 후보들의 대응과 답변은 다음과 같다.
정원오·권영국 후보 수용, 구체적 실행계획엔 의문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제안의 전체 취지에 공감하고 정책 과제 다섯 가지를 모두 적극 수용한다고 대답했다. 또한 언론에서 베란다 태양광 지원 재개, 공공청사·경로당 등 옥상·벽면·주차장 태양광 확대, 녹색건축물 인센티브와 그린리모델링 지원, 히트펌프 전환 지원, 시민참여형 거버넌스 등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녹색건축기금 조례 제정, 건물부문 전용재원 조성 방안, 시민참여 거버넌스 구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
권영국 정의당 후보는 제안의 전체 취지에 공감하고 정책 과제 다섯 가지를 모두 적극 수용한다고 대답했다. 언론에는 건물부문 세부공약보다는 기후정의와 주거·교통의 공공성의 큰 틀을 제시했는데, 네트워크에게 건물부문 전용재원 조성 방안에 대해서 참신한 구상을 밝혔다. 민간금융의 투자나 융자를 끌어오는 것 외에도 빅테크 기업들로부터 지역사회 기여금을 걷는 방안, 다주택자들이나 고가 주택을 가진 사람들에게 재산세를 더 걷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다만 녹색건축기금 조례 제정, 전용재원 조성, 시민참여 거버넌스 구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
오세훈·김정철 후보 무응답 무반응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네트워크의 제안과 질의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았다. 오세훈 후보는 언론을 통해 녹색건축물 활성화: 건물 에너지 효율 개선 및 친환경 건축물 인증 확대를 통한 도심 건물 온실가스 감축 유도 를 공약으로 제시했으나 새로운 공약이라기보다는 기존 서울시 정책의 지속·확대 성격이 강하다.
김정철 개혁신당 후보도 네트워크의 제안과 질의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언론에 드러난 김정철 후보의 핵심 메시지는 탄소중립보다는 서울을 다시 성장의 도시로”, 규제 혁파”, AI 행정” 등 성장 지향이 강하다.
다만 그린피스가 정원오 후보, 김정철 후보 등에게 시민 주도 기후·환경 정책안을 전달했고, 김 후보 측도 서울시 탄소중립 계획 이행 부족 문제에 공감했다는 공개 메시지를 확인했다.
어떤 후보가 응답하지 않았는지 시민이 알 권리
네트워크는 서울시의 행정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후보들이 서울 탄소중립의 핵심 과제인 건물부문 정책에 대한 질의에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면서 무응답 역시 하나의 정치적 메시지이며, 시민들은 어떤 후보가 답하지 않았는지 알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네트워크는 이번 답변 결과와 언론 보도를 통해 세 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첫째, 대부분의 후보가 건물부문 탄소중립의 필요성 자체는 부정하지 않았지만, 약속의 구체성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일부 후보는 정책 방향에 공감하는 수준에 머물렀고, 일부 후보는 예산과 제도, 조직, 실행체계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둘째, 건물부문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재원 구조와 행정체계에 대한 답변은 전반적으로 부족했다. 정책은 선의만으로 실현되지 않는다. 기금, 예산, 조례, 담당 조직, 실행 로드맵이 있어야 현실이 된다.
셋째, 시민참여, 기후정의와 정의로운 전환의 원칙을 더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건물부문 전환은 시민의 삶, 주거복지, 노동, 지역경제와 연결된 과제다. 따라서 선거용 공약에 그쳐서는 안 되며, 선거 이후에도 시민사회와 현장이 함께 점검하고 보완해야 한다.
이미지나 구호 아닌 정책 보고 판단, 투표해야
그러면서 네트워크는 이 발표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한 것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우리의 목적은 시민들이 구호가 아니라 정책을 기준으로 후보를 판단할 수 있도록 공적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아울러 네트워크는 다음과 같이 시민 유권자들에게 당부했다.
후보가 단순히 건물부문을 서울 탄소중립의 최우선 정책축으로 본다고 말했는지, 아니면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제시했는지 살펴봐 주세요. 민간건물 전환을 위한 금융·세제·규제 패키지를 제시했는지 봐 주세요. 제로에너지건축물(ZEB), 그린리모델링, 데이터 플랫폼, 원스톱 지원체계를 실제 공약으로 받아들였는지 확인해 주세요. 기후정의, 정의로운 전환, 시민참여 거버넌스를 정책에 포함시켰는지 살펴봐 주세요. 이번 선거는 이미지와 구호의 경쟁이 아니라, 서울의 미래를 결정하는 정책 경쟁이 되어야 합니다.”
선거 뒤에도 당선자가 약속 지키는지 지켜볼 것
그리고 후보들에게도 다음과 같이 촉구했다.
서울의 탄소중립을 말하려면 건물부문 전환에 답해야 합니다. 건물부문 전환을 말하려면 예산과 제도, 조직과 실행계획으로 답해야 합니다. 그리고 시민의 삶을 말하려면 기후정의와 정의로운 전환의 원칙으로 답해야 합니다. 우리는 오늘의 발표로 역할을 끝내지 않겠습니다. 선거 이후에도 당선자의 약속이 실제 예산, 조례, 조직, 행정계획에 반영되는지 계속 모니터링하겠습니다. 선거 때의 약속은 선거 이후 행정을 이끄는 시장의 책임이 되어야 합니다. 모든 후보가 정책으로 답하고, 실행으로 증명하며, 시민의 삶과 서울의 미래를 서울시정의 중심에 놓기를 촉구합니다.”한승동 에디터 sudohaan@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