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AI 데이터센터 침수 위험 세계 4위…전력 확보만으론 부족 [뉴스] 개발 예정 데이터센터의 물리적 기후위험 분포도. 한국은 주요 25개국 가운데 8위, 서울은 전 세계 광역 행정구역 가운데 4위로 평가됐다. / 출처=XDI
AI 데이터센터 입지 경쟁의 변수로 침수 위험이 부상했다.
18일 글로벌 기후위험 분석기관 엑스디아이(XDI)는 보고서를 내고 한국의 개발 예정 데이터센터 27곳 가운데 22%가 침수 등 물리적 기후위험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한국은 조사 대상 25개국 중 8위에 올랐으며, 고위험군 비중은 일본(9%)과 미국(4%)을 크게 웃돌았다.
보고서는 데이터센터 입지 선정 과정에서 전력 확보뿐 아니라 침수와 홍수 위험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발 예정 데이터센터 22% 고위험…주요 원인은 지표수 침수
엑스디아이는 한국에서 분석한 개발 예정 데이터센터 27곳 가운데 22%를 물리적 기후위험 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 주요 위험 요인은 지표수 침수였다. 지표수 침수는 집중호우로 발생한 빗물이 배수시설과 도시 인프라의 처리 용량을 초과하면서 발생하는 침수를 뜻한다.
문제는 앞으로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고배출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한국의 평균 물리적 손상 위험이 2026년부터 2100년까지 13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개발 예정 데이터센터 27곳 중 22%가 침수 등 물리적 기후위험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 출처=XDI
이번 분석은 글로벌 데이터센터 정보 플랫폼 데이터센터맵(Data Center Map)에 등록된 전 세계 데이터센터 개발 계획 2595건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엑스디아이는 대부분의 사업이 아직 설계 단계인 점을 고려해 입지별 기후위험을 평가했으며, 기후위험 대응을 강화한 설계를 적용하더라도 한국 데이터센터의 7%는 여전히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서울은 지표수 침수, 경기는 하천 범람
수도권에서도 위험 양상은 달랐다.
서울의 최대 위험 요인은 지표수 침수로 분석됐다. 집중호우로 발생한 빗물이 배수시설 처리 용량을 초과하면서 발생하는 도시형 침수 위험이 높게 평가된 결과다.
서울은 전 세계 광역 행정구역 가운데 4위에 올랐으며, 분석 대상 데이터센터 7곳 가운데 3곳이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기후위험 대응을 강화한 설계를 적용해도 1곳은 여전히 고위험군에 남았다.
반면 경기도는 하천 범람 위험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전 세계 순위는 22위로 서울보다 낮았으며, 분석 대상 데이터센터 9곳 가운데 2곳이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다만 기후위험 대응을 강화한 설계를 적용할 경우 고위험 비율은 0%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수도권이라도 서울은 집중호우에 따른 도시형 침수, 경기도는 하천 범람이 핵심 위험으로 분석됐다. 데이터센터 입지에 따라 노출되는 기후위험의 성격과 대응 전략도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데이터센터가 멀쩡해도 운영은 멈춘다
보고서는 데이터센터의 회복력이 시설 자체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데이터센터는 전력망과 통신망, 용수 공급, 교통망, 공급망 등 주변 인프라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시설 자체가 극한기상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더라도 전력 공급이 끊기거나 통신망이 마비되면 운영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의 기후위험을 개별 건물이 아닌 인프라 시스템 전체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엑스디아이가 유럽의 기존 및 개발 예정 데이터센터 138곳으로 구성한 가상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결과, 전력망과 통신망 장애 등 간접 위험까지 반영하면 운영 차질에 따른 생산성 손실은 시설 자체의 직접 손상만 고려했을 때보다 10배 높게 나타났다.
칼 맬런 엑스디아이 설립자는 차세대 디지털 인프라가 어디에 건설되는지만이 더 이상 핵심 질문이 아니다 라며 해당 자산이 의도한 수명 동안 운영 가능하고, 보험 가입이 가능하며, 경제적으로 회복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질문이 되고 있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