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셸·BP·엑손모빌도 샀다…EU 시장 유통된 中 ‘가짜 탄소크레딧’
[환경]
셸과 BP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이 구매한 중국발 탄소크레딧 일부가 실제 감축 없이 발급됐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블룸버그는 25일(현지시각) 중국 유전 현장 취재와 위성·드론 분석 결과, 유럽 시장에 유통된 일부 크레딧 프로젝트에서 가스 포집 설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국발 유령 탄소 크레딧이 유럽 시장에 유통됐다./AI 생성 이미지   위성·드론에 잡힌 ‘유령 시설’…현장 실사 결과, 설비 전무 이번에 문제가 된 중국발 크레딧은 EU의 ‘업스트림 배출 감축(UER)’ 제도를 통해 유럽 시장에 유통됐다. UER은 원유·가스 생산 단계의 배출 감축 실적을 탄소크레딧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블룸버그가 집중적으로 확인한 곳은 중국 중부의 창칭 유전과 동부의 성리 유전이다. 두 유전 모두 중국의 대표적인 석유·가스 생산지다. 문제가 된 프로젝트들은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가스를 포집해 대기 배출을 줄였다는 명목으로 크레딧을 발급받았다. 창칭 유전 프로젝트는 약 12만톤의 이산화탄소 환산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며 룩셈부르크, 오스트리아, 폴란드 당국에 등록됐다. 블룸버그는  등록 문서에 적힌 일부 좌표를 찾아갔을 때, 한 곳은 아직 개발 중인 현장이었고 가스 포집 설비는 보이지 않았다 고 설명했다.  성리 유전 프로젝트는 2020~2022년 영국, 오스트리아, 폴란드 기업에 크레딧을 판매했다. 검증 보고서에는 해당 시설이 원래 플레어로 태워질 가스를 포집하는 곳이라고 적혀 있었다. 실제 현장에는 원유 추출용 펌프, 액체 회수용 설비, 가스를 태우는 플레어 타워만 있었고, 가스 포집 설비는 확인되지 않았다.   개발자가 셀프 검증…민간 위탁 검증의 허점 노출 허점은 검증 단계에서 드러났다. EU가 운영한 제도였지만, 프로젝트 검증은 민간 인증기관이 맡았다. 이 과정에서 사업을 개발한 인물이 검증에도 관여한 정황이 확인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컨설팅사 베이징 카본에서 UER 프로젝트 개발 업무를 맡았던 왕징은 같은 기간 독일 민간 검증기관 베리코의 검증인으로도 일했다. 그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베이징 카본이 개발한 20개 넘는 프로젝트를 검증했다. 해당 프로젝트들은 독일 시장에 크레딧을 판매했다. 베이징 카본은 또한 실제로 소유하지 않은 중국 내 부지에 최소 5개 UER 프로젝트를 등록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프로젝트는 검증기관이 현장을 방문했다고 보고했지만, 위성사진에서는 유전 시설이 없는 빈 땅으로 확인됐다. 독일에서는 이미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조치가 이뤄졌다. 독일 경찰은 지난 2024년 검증 기관인 튀프 라인란드, 뮐러-BBM Cert, 베리코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베를린 검찰은 UER 프로젝트의 허위 인증 의혹을 조사했다.  독일 당국은 45개 중국 탄소상쇄 프로젝트를 의심 대상으로 판단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에서 발생한 UER 크레딧을 회수했다. 무효 처리된 30개 프로젝트가 보고한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는 총 210만톤에 달했다. 다만 검증 담당자 17명에 대한 수사는 올해 1월 증거 부족으로 종결됐다.   구매 정유사들은 면책…EU, 국제 크레딧 활용 앞두고 부담 문제가 된 크레딧을 산 기업에는 셸, BP, 엑손모빌, 토탈에너지, 프랑스전력공사(EDF), OMV 등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이들 기업은 벌금 등 제재를 피하게 됐다. 독일 관세당국은 구매 기업들이 사기 정황을 알고 산 것이 아니라, 당국이 승인한 크레딧을 정상적으로 구매한 것으로 판단했다. 기업에는 직접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일부 유럽 국가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제도 정비에 나섰다. 오스트리아는 2023년부터 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 이행에서 업스트림배출감축(UER) 크레딧의 활용 비중을 최대 1%로 제한했고, 2024년부터는 아예 인정하지 않고 있다. 에스토니아도 온실가스 감축 조치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UER 제도를 중단하는 방향으로 법을 고쳤다. UER 제도는 종료 수순에 들어갔지만, EU의 국제 탄소크레딧 활용 전략에는 과제가 남아 있다. EU는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90% 줄이는 목표를 추진하면서 고품질 국제 탄소크레딧을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EU 내부에서 향후 국제 탄소크레딧 제도를 다시 도입하더라도, 기존 검증기관들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환경단체와 기후 정책 전문가들은 국제 탄소크레딧 제도에 더 엄격한 검증 기준과 감독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환경단체 교통과환경(T&E)의 페데리코 테레니는 엄격한 안전장치가 없다면 유럽의 기후 노력은 종이호랑이가 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유엔 탄소배출권 자문을 지낸 기후변화 컨설팅사 인프라스의 위르크 퓌슬러 대표도 이런 크레딧 제도에는 강력한 규정과 일관된 감독, 충분한 자원, 강한 제재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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