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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를 노리는 사마귀를 참새가 노리다…민주당 분열
[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8월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 이 대통령, 김민석 국무총리,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5.8.13. 연합뉴스 며칠 전 유튜브에서 영화를 간결하게 요약해 소개하는 프로그램들을 둘러보다가 라는 제목의 영국 영화를 발견했습니다. 한때 영국을 혼란에 빠뜨릴 만큼 극에 달했던 훌리건 폭력에 대한 실화를 바탕으로 필립 데이비스 감독이 1995년에 내놓은 작품인데요, 영국 경찰청 정보국 경찰 4명이 런던 이스트엔드의 2부리그 축구팀 샤드웰의 훌리건 조직 ‘도그스(The dogs)’에 위장 잠입해 그 우두머리들을 색출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훌리건들은 자기 동네 축구팀을 광적으로 응원하면서 몽둥이와 칼까지 동원해 상대팀 응원단과 패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차량을 파괴하고 상점을 약탈하기까지 합니다. 처음에는 조직에 잠입하기 위해 보여주기식 폭력을 휘두르던 주인공이 점차 폭력 그 자체에 맛을 들여가며 가족과 경찰이라는 신분까지 버리고 스스로 훌리건이 되어 자신의 내면에 잠재해 있던 폭력성을 유감없이 터뜨립니다. 훌리건들은 그 어떠한 합리성과 목적성도 없이, 그저 상대방이 나와 다른 팀을 응원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몽둥이를 휘두르고 칼로 찌르는 것입니다. 주인공이 경찰인지 모르는 조직 우두머리(제너럴)는 그에게 영국은 약간의 무정부상태를 좋아하거든. 한 번 제대로 엉덩이를 차 주는 것”이라고 말하며 마약을 건넵니다. 폭력을 사주하고 지휘하는 자들에게는 졸개들과 다른 어떤 폭력의 목적이 따로 있을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듯했습니다.   영화 ‘i.d.’의 한 장면. 단지 내 편이 아니라는 이유로 행사하는 무차별 폭력 이 영화를 유난히 흥미롭게 본 것은, 짐작하시다시피, 최근 몇 달간 벌어지고 있는 민주당 지지층간 분열과 갈등 때문입니다. 저마다 ‘친명’이니 ‘친청’이니 ‘친석’이니 그럴 듯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객관적인 입장에서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무 실체가 없는 단어들입니다. 더구나 ‘친청은 반명이다’라는 주장에 이르면 헛웃음이 날 지경입니다. 어떠한 증거도 없이 그저 추론과 억지만 가득할 뿐입니다. 훌리건들이 자기 동네팀을 너무 열렬히 응원하다 보니 폭력을 행사하게 된 것이 아니라, 자기들의 폭력을 합리화할 명분을 축구팀 응원에서 찾는 양상과 비슷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훌리건의 패싸움 비슷한 것이 조선시대에도 있었다고 합니다. ‘석전(石戰)’이 바로 그것입니다. 정월대보름이나 단오같은 명절에 두 마을 사람들이 편을 갈라 서로 돌을 던지며 노는 민속놀이였다는데, 말이 놀이이지 실제로는 돌을 맞은 사람의 뼈가 부러지고 머리가 터져 사망자까지 나오는 무시무시한 패싸움이었다고 합니다. 이 역시 두 마을간 특별히 싸울 일도 없고, 이겼다 한들 별로 득이 될 것도 없는데, 단순히 서로 사는 곳이 이 동네 저 동네로 나뉘었다는 이유로 우우 몰려다니며 돌을 던져 상해를 입혔다니 참으로 야만적인 양상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역사서에는 고구려 때부터 이 놀이가 있었고, 일제 강점기에 일제가 금지해서야 없어졌다는데, 최근의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의 내분 양상에서 그 전통이 살아난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돌덩이에다 ‘문’을 새겨 던지고 ‘털’을 새겨 던지면 다른 편에서는 ‘한’이나 ‘똥’이 새겨진 돌을 맞던지는 장면이 연상된다는 말이지요.   1902년 2월 8일자 영국 화보 주간지 ‘그래픽(The Graphic)’에 실린 석전 삽화. 나무위키 ‘허수아비 전법’으로 싸우지 말고 검찰개혁 토론을 해야 이런 상황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우려도 깊은 듯합니다. 이 대통령은 19일 민주당 내의 경쟁과 갈등에 대해, 원수 싸우듯이 하지 말라. 같은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끼리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전쟁을 해야 되겠느냐”고 한탄했습니다. 그러면서 당당하게 내놓고 합리적인 논쟁을 통해서,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누가 이길까’ 재미있게 결과를 지켜봐야지, 보면 막 짜증나게 쳐다보기도 싫게 왜 그렇게 싸우느냐”고 했습니다. 또 정치문화도 더 잘하기 경쟁, 합리적 경쟁, 논쟁을 해야 한다. 진짜 죽일 듯이 싸우고 진짜 죽이면 어떡하느냐. 적도 아니고…”라고도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100% 동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현재의 민주당 지지층 갈등 양상이, 누가 ‘친명’이고 누가 ‘친청’이냐는 ‘허수아비 전법’(대통령 표현) 혹은 누가 차기 민주당 당대표를 맡아야 하느냐는 ‘우물 안 개구리식 싸움’을 벗어나, ‘민생과 개혁은 어떤 관계인가’ ‘보완수사권을 그대로 두고도 검찰개혁은 완성될 수 있는가‘ ’검찰개혁을 완성하지 않고도 진정한 민생이 가능한 것인가‘, 궁극적으로 ‘민생과 개혁은 상충되는가’ 등의 논쟁으로 발전돼야 한다고 믿습니다. 동시에 대통령이 핵심 과제로 내걸고 있는 부동산 개혁이 제대로 성과를 얻기 위해 민주당은 어떤 시스템, 어떤 각오를 갖춰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지지층 내에서 그런 과정이 있어야, 한 정치세력으로서의 힘이 모아지는 것이고, 민주정부의 방향타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고, 정책 추진에 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 생각없이 짱돌 들고 우우 몰려다니는 건 그저 한 무리의 ‘폭도(mob)’에 불과한 겁니다.   지난 6월 5일 국회에서 열린 바람직한 검찰개혁을 위한 ‘시민 주도 신형사소송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 김용민 의원실 악(惡)이 등장했다! 위기다!” 추미애의 비명 민주진보 진영이 더 이상 내부 갈등에 매몰되어서는 안 되는 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최근 민주 구성원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민주 진영의 통합을 위해! 저 추미애가 앞장서겠다”고 공언한 추미애 경기도 지사 당선인은 19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에서 6·3 지방선거의 후유증이 심각하다”며 과거 민주당 분당 사례까지 언급해 위기의식이 어느 정도 수위인지를 드러냈습니다. 특히 윤석열 정권에서 법무부 장관과 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한동훈 의원의 이번 국회 입성에 대해 ”악(惡)이 전면에 등장했다 고 개탄하며 민주 진영의 통합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위기의식을 느끼는 건 추 당선인뿐이 아닐 것입니다. 6.3 지방선거 결과를 접하고, 실망을 넘어 공포까지 느꼈다는 이들이 제 주변에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그러므로 정서적으로도 대한민국의 중심인 서울에서 패한 충격은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오세훈 같은 인물이 서울시장을 넘어 차기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대두됨으로써 일정 정도의 두려움까지 생겼던 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재보궐선거에서 울산 남구갑과 대구 달성, 부산 북구갑 3곳과, 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대구시장 선거 결과에서도 역시 적지 않은 충격과 공포를 느꼈습니다. 이들 선거에서의 당선자들이 누구입니까. 한결같이 윤석열의 12.3 내란사태에 깊숙이 연결(추경호)됐거나, 내란 정권에서 고위직으로 복무하면서 온갖 불법적 행위를 일삼다가(한동훈 이진숙 김태규) 내란이 진압된 후에는 한동훈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내란을 옹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자들 아닙니까? 극우세력 대두의 자양분 될 국민의힘 득표력 더 충격적인 것은 국민의힘 득표율이었습니다. 민주당이 1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개를 석권했다고는 하지만 그 득표율은 광주전남, 세종, 제주를 빼고는 모두 50%~55%로 과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었습니다(전체 평균 득표율 52.34%). 당연히 국민의힘은 50% 안팎으로 승리한 지역을 빼고 패배한 지역에서도 40~45%의 높은 득표율을 보였습니다(전체 평균 득표율 43,15%). 또한 국민의힘은 기초자치 단체장도 119-95, 광역의회 의원도 588-328, 기초의회 의원도 1574-1277로 만만치 않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어떻습니까? 내란을 일으키고, 그에 따른 마땅한 책임을 지기는커녕, 사과조차 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대표라는 사람이 ‘윤어게인’을 부르짖는 정당에게 너무 많은 표가 갔다고 충격을 먹은 것은 저 개인의 심리적 나약함 때문일까요? 사실 저는 지난해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41.2%를 얻는 것을 보고 이미 큰 충격을 받았더랬습니다. 그 표에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8.3%를 합하면 이재명 대통령의 득표 49.4%를 능가(49.4%-49.5%)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모골이 송연해졌던 기억까지 있습니다. 그런데 그 후 1년 동안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가 줄곧 60%를 크게 상회하는 가운데,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갖는다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이 정도로 건재하다는 사실에, 나만 놀라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6일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 앞에서 성조기와 태극기를 휘두르며 투표용지 부족사태에 항의하는 시위대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 6. 16 연합뉴스 죽다 살아난 이들이 달팽이 뿔 위에서 싸워야 되겠나 저는 이것을, 이 대통령이 해석하듯, ‘정권에 대한 국민의 경고’라고만 여겨지지가 않습니다. 국민의힘에게 쏠린 이 놀라운 표는 앞으로 국민의힘이 어떻게 되든, 당내 세력다툼으로 엉망진창이 되든, 설사 해산이 되든, 줄곧 우리나라 파시즘 세력의 자양분 역할을 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떨칠 수 없습니다. 윤석열이 다시 돌아올 일은 없겠지만 윤석열과 다름없는, 어쩌면 윤석열을 능가하는 악한이 언젠가는 등장할 토대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윤석열도 선거를 통해 등장했고, 히틀러의 나치도 무력이 아니라 선거를 통해 등장했다는 사실을 알면 더욱 그렇지요. 대한민국이 재작년 12월 3일 멸망의 문턱까지 갔다가 기사회생 했다고 믿는 사람들이라면 마땅히 저와 같은 두려움을 가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민주당과 일부 지지자들에게는 이런 위기감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파시스트와의 싸움에서 너무 일찍 해이해진 것만 같습니다. 강기석 민들레 상임고문 우리에게 잘 알려진 ‘당랑포선 황작재후(螳螂捕蟬 黃雀在後)’라는 중국의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사마귀가 매미를 잡으려고 노리는데 그 뒤에는 참새가 사마귀를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로, 주변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눈앞의 이익만 탐하다가는 낭패를 면치 못할 터이니 조심하라는 경계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와각지쟁(蝸角之爭)’이란 사자성어도 있습니다. 달팽이 뿔 위에서 싸운다는 말로, 두 국가 간의 전쟁도 이 한없이 넓은 세상의 일에 비추면 달팽이 더듬이들이 다투는 것처럼 사소한 것이라는 비유이지요. 하물며 두 국가 간 전쟁도 아니고 두 정당 간 각축도 아닌, 한 정당 내에서 죽어라 돌을 던지고 똥물을 끼얹는다는 것이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요.강기석 상임고문 kks542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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