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충격 속 농업 양극화…캐나다는 기록적 수확, 아르헨티나는 침수, 이유는?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기후변화로 가뭄과 홍수가 일상화되는 가운데, 농업 생산성은 ‘기후’가 아니라 ‘적응 전략’에 따라 명확히 갈리고 있다.
로이터는 15일(현지시각) 캐나다 서부 농가들이 가뭄과 홍수 속에서도 사상 최대 수확을 기록한 반면, 아르헨티나에서는 폭우로 수확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후 적응력에 따라 농업 생산력이 좌우되고 있다. / 출처 = 픽사베이
캐나다, 가뭄·홍수 겪고도 봄밀·카놀라 사상 최대 수확
로이터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2025년 봄밀과 카놀라 수확량이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봄밀 수확량은 에이커당 58.8부셸로, 3년 평균 기준 30년 전보다 77% 증가했다. 이는 봄밀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4톤/헥타르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카놀라 수확량도 에이커당 44.7부셸로, 1994~1996년 평균 대비 거의 두 배에 달했다.
이 같은 생산성 개선은 무경운·저경운 농법, 지하 배수 시스템, 완효성 비료, 정밀 농업 기술, 종자 개량 등 기후 적응 전략이 누적된 결과로 분석됐다. 로이터는 농가와 과학자, 농업 산업 관계자 25명을 인터뷰하고 12편 이상의 학술 논문을 검토한 결과, 단일 기술이 아니라 여러 개선이 축적되면서 수확량을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매니토바주 와와네사 지역에서 4대째 농사를 짓고 있는 사이먼 엘리스는 홍수와 장기 가뭄이 이어진 뒤에도 예상과 달리 작황이 양호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농가들은 기후 충격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토양 보호와 수분 관리, 투입재 효율 개선을 통해 피해를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적응 비용은 높아…장비·기술 투자 격차가 성패 가른다
다만 이러한 적응 전략에는 상당한 비용이 따른다. 로이터에 따르면 스마트 콤바인 가격은 100만캐나다달러(약 10억7200만원) 이상이며, 고속 데이터 기반 트랙터와 파종기 가격은 200만캐나다달러(약 21억4400만원) 수준이다.
정밀 농업 장비는 제초제·살충제 사용량을 9%, 연료를 6%, 물 사용을 4% 절감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초기 투자 여력이 있는 대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고령 농가의 기술 수용성 문제와 농촌 지역 통신 인프라 부족도 보급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농업 전문가들은 최근 캐나다의 수확 증가를 기후 위기 자체가 완화됐다는 신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농학자 롭 사익은 과거에는 밀 에이커당 30~35부셸이면 풍작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그 수준이 오히려 실패로 받아들여질 만큼 생산성 기준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네이처에 실린 연구 역시 기후변화가 지속될 경우 2100년까지 북미 밀 수확량이 최대 40%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로이터는 무경운 농법, 수분 관리, 종자 개량 등 기후 적응 전략을 전제로 할 경우 생산성을 일정 수준 유지하거나 개선할 여지는 남아 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폭우에 수확 차질…기후 충격의 또 다른 단면
같은 시기 아르헨티나 농업 지대는 정반대 상황에 놓였다. 로이터는 5월 중순 부에노스아이레스 인근 농업 지역에 평년의 3~4배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지며 대두와 옥수수 수확이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강수량이 400밀리미터를 넘겼고, 농경지가 물에 잠기며 수확 지연과 작물 손실 우려가 커졌다.
아르헨티나는 세계 최대 대두박·대두유 수출국이자 옥수수 3위 수출국으로, 이번 기상 피해는 글로벌 곡물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로이터는 현지 농민들은 수확 지연이 병해 발생과 꼬투리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