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이스라엘, 아동 표적 살해 …팔레스타인 미래 파괴 [국제] 이스라엘 당국과 보안군이 팔레스타인 아동들을 고의로 표적 삼았으며, 그 결과 가자지구에선 제노사이드(집단학살)와 잔혹 범죄들,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선 전쟁 범죄를 초래했다.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점령지와 이스라엘에 관한 유엔 독립 국제조사위원회 (유엔 이스라엘 조사위)의 스리니바산 무랄리다르 위원장은 23일 유엔 제네바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94쪽짜리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고 유엔 공보국이 전했다.
23일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북부 요르단강 서안의 나블루스 구시가지 시장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순찰하는 가운데,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상점 밖에 앉아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부터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점령해 왔으며,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가자 전쟁이 촉발된 이후 이 지역의 폭력은 급격히 증가했다. 2026. 06. 23 [AFP=연합뉴스]
유엔 조사위 이스라엘, 팔 아동 표적 살해
팔 아동 사망자는 2만, 부상자 4만4000명
무랄리다르 위원장은 회견을 통해 증거는 이스라엘 보안군이 팔레스타인 아동들을 고의로 표적 삼고 살해했음을 보여준다 면서 2025년 10월 휴전 이후에도 아동들은 계속 살해되고 중상을 입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휴전과 국제법상 팔레스타인 아동들에게 주어진 보호를 계속 무시하고 있다 고 비판했다. 이 조사위는 2021년 유엔 인권이사회가 설립했다.
보고서가 다룬 기간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1200명을 살해하고 250명을 납치했고, 이에 이스라엘이 가자에 대한 보복 군사 작전을 개시한 2023년 10월 7일 이후부터 올해 3월 31일까지다. 이 보고서에서 사용한 아동 (child)이란 용어는 유엔아동권리협약에서 규정한 18세 미만의 모든 사람 으로 청소년까지 포함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자 전쟁 발발 이후 7만 명 넘는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 특히 아동은 약 30%에 달하는 최소 2만 179명이 살해되고 4만 4143명이 다쳤다. 가자에서 자행된 이스라엘의 아동 표적 살해는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나는 쿼드콥터 같은 정밀 무기와 저격수를 활용해 팔 아동의 핵심 장기를 직접 겨냥해 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고위력 탄약과 무기를 사용해 아동이 밀집된 주거지와 학교, 난민 캠프 등에 대한 광범위하고 체계적 타격을 가하는 것이다. 가자 주민 전체를 하마스와 연루된 적대 집단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유엔 이스라엘 독립 조사위원회가 23일 제네바에서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아동 표적 살해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2026. 06. 23 [출처. 유엔 공보국 웹사이트 갈무리] 시민언론 민들레
피격 14세 소년, 45분간 피 흘리며 죽어갔다
가자에선 집단학살, 서안에선 전쟁 범죄 자행
보고서는 가자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은 평생 장애를 지고 살아갈 새로운 팔레스타인 아동 세대를 만들어 냈다 며 극심한 신체적·정신적 상처, 대규모 트라우마, 고아 양산, (가족) 이산, 장애, 반복적 강제 이주, 굶주림, 그리고 교육과 보건 의료의 붕괴로 인해 아동 시절은 지워졌으며, 평생에 걸쳐 가자 아동들에게 계속 영향을 미칠 것이다 라고 경고했다.
또한 팔레스타인 아동들은 행방을 모른 채 체포돼 이스라엘 교도소와 구금 시설에서 고문과 다른 심각한 형태의 가혹행위를 당했다. 특히 이스라엘 보안군은 오랜 점령과 적대 행위 과정에서 고착된 민족적·성차별적·세대 간 억압 구조 속에서, 팔레스타인 전체에 대한 집단적 굴욕과 억압 수단으로 팔레스타인 아동들을 상대로 성폭력을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견에 참석한 크리스 시도티 위원은 팔 아동에 대한 이스라엘의 고의적 표적화와 살해의 실례를 들었다. 시도티에 따르면, 14세의 한 팔레스타인 소년이 집을 나서다가 이스라엘군 순찰대의 총격을 받고 중상을 입고 땅에 쓰러졌다. 당시엔 아무런 전투도 없었던 상황이었다. 시도티는 이 14세 소년은 잡담하며 일부는 담배를 피우고 있었을 이스라엘 군인들에 둘러싸여 있었고, 그 상태로 45분 동안 피를 흘리며 죽어갔다 고 전했다.
2023년 11월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아 인큐베이터 작동이 멈추자, 미숙아들이 세균 노출과 저체온 위험을 무릅쓰고 일반 침대에 뉘어져 있다(Ⓒ로이터/작가 미상)
신생아 시설 공격·굶주림 강요·성폭력 자행
미래 팔레스타인인 재생산에 직접적 타격
보고서에 따르면, 또한 이스라엘이 가자의 신생아와 임신부 케어 센터를 표적 삼은 건 유산과 기형을 포함해 신생아의 생존과 미래의 팔레스타인인 재생산에 직접적 타격을 가했다. 이스라엘이 봉쇄와 포위를 통해 강제한 굶주림은 팔 아동의 추가 사망을 초래했고 많은 아동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가자와 서안의 고아원과 교육 시설의 해체와 파괴는 인지적, 사회적, 감정적 보살핌과 발달을 가로막았고 팔레스타인 사회의 기반을 와해시켰다.
무랄리다르 위원장은 가자와 서안에서 폭음과 총성이 멈춘다고 해도 팔레스타인 아동들이 그냥 하룻밤 사이에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의 건강, 교육, 발달에 대한 파괴는 되돌릴 수 없다 고 말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아동들의 보호, 보살핌, 생존은 팔레스타인 인민의 자결권과 분리될 수 없다 라며 아동들을 표적으로 삼음으로써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인민이 생존하고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역량 자체를 공격하고 있다 라고 비판했다.
유엔 이스라엘 독립 국제조사위원회의 스리니바산 무랄리다르 위원장이 23일 제네바 유엔 사무소에서 이스라엘 보안군의 팔레스타인 아동 표적 살해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2026. 06. 23 [유엔 공보국 X계정 갈무리] 시민언론 민들레
유엔, 이스라엘 향한 16개 권고사항 채택
팔 아동 살해 이스라엘 군부대 11곳 식별
이를 토대로 유엔 이스라엘 조사위는 이스라엘 정부를 향해 ▲ 가자 내 군사 작전 즉각 중단과 1967년 이스라엘-가자 경계선으로 이스라엘 보안군의 철수 ▲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점령지 서안에서의 주둔 종식 ▲ 팔 아동 대상 범죄 책임자 전원 처벌 보장 ▲ 자의적이고 행정 편의적인 아동 구금과 고문 및 가혹행위 중단 ▲ 모든 아동 시신의 가족 인계 ▲ 보건 의료 및 교육 시설, 그리고 고아원 등 다른 아동 시설에 대한 공격 중지 ▲ 의료, 식량, 식수 등 아동에 대한 인도주의 접근 보장을 포함해 16개 항의 권고를 채택했다.
조사위는 작년 11월 남부 가자의 칸 유니스 인근에서 10세와 9세 형제를 드론 공격으로 살해했던 크피르 여단을 포함해 팔 아동 살해에 책임 있는 이스라엘 보안군 소속 군부대 11곳을 식별해 공개하고 국제사회에 책임 규명과 처벌을 촉구했다.
유엔 이스라엘 독립 조사위원회가 23일 공개한 가자 보고서에서 적시한 팔레스타인 아동 살해에 관여한 이스라엘 보안군 부대 11곳. 2026. 06. 23 [출처. 보고서 갈무리] 시민언론 민들레
23일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의회 크네세트 본회의장에서 열린 토론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참석하고 있다. 2025. 07. 23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안보리에, 이스라엘과 군사 무역 금지 권고
가자 학살 책임자들 포괄적 제재 부과 요구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향해선 이스라엘과의 모든 양방향 군사 관련 무역을 금지하고, 2023년 10월 이후 가자지구에서 국제 범죄를 저질렀거나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는 군인들과 이스라엘 보안군 지도부, 군 지휘관 직위, 지휘 책임 직위에 있는 이스라엘 관료들에게 여행 금지, 자산 동결, 금융 제한을 포함한 즉각적이고 포괄적인 제재를 부과하라 고 권고했다.
앞서 조사위원회는 작년 9월 17일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제노사이드를 저질렀다는 결론을 담은 72쪽짜리 조사 보고서를 공개하고 이스라엘과 모든 국가가 국제법상의 의무를 다해 제노사이드를 끝내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고 촉구했다.
인도의 고등법원장 출신으로 인권, 헌법, 공익 소송 분야 전문가인 무랄리다르는 2025년 11월부터 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이유 에디터 yooillee22@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