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4월 소비자물가 전년비 3.8%↑…3년만에 최고치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연간 상승률이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탓으로 해석된다. 인플레이션이 살아날 기미가 완연하자 시카고 연은총재는 ‘연준이 고용 보다 인플레이션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고 나섰다. 연준이 금리 인하는 고사하고 금리 인상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몰리는 가운데 씨티은행은 한국은행이 내년까지 기준금리를 네 차례 끌어올려 3.5%로 상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2023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미국 CPI
미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2023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에는 부합하는 수준이다. 다만 전쟁 발발 이전인 2월의 2.4%, 3월의 3.3%와 비교하면 오름폭이 커졌다. 전월 대비로는 0.6%가 올라 역시 전문가 전망치와 일치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2.8%, 전월 대비 0.4% 올라 각각 전망치(2.7%, 0.3%)를 웃돌았다.
이번 발표에서는 에너지 가격이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노동부는 4월 에너지 부문이 전월 대비 3.8% 상승, 전체 물가 상승분의 40% 이상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상품은 한달새 5.6%가 올랐고, 휘발유와 연료유도 각각 5.4%, 5.8%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에너지 지수는 17.9%가 올랐다. 에너지 상품과 휘발유, 연료유 상승률은 각각 29.2%, 28.4%, 54.3%에 이른다.
미 콜로라도주 한 주유소의 주유차량,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주거비 중심의 고착화된 물가 압력도 이어졌다.
주거비는 전월 대비 0.6% 오르며 전체 물가 지수 상승에 큰 비중을 보탰다. 주거비는 CPI 가중치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식품 가격도 전월 대비 0.5% 올랐다. 육류·가금류·생선·달걀 지수가 1.3% 상승한 가운데 특히 소고기 가격이 2.7% 급등했다.
항공료 역시 전월 대비 2.8% 뛰었으며 1년새 20.7%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세와 높은 서비스 물가 압력이 이어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하반기 이후로 밀려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소비자물가 추이, 자료 : 미국노동부
시카고 연은총재 고용보다 인플레이션 고려해야”
한편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해 예상보다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평가하며 서비스 물가 상승세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굴스비 총재는 12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록퍼드 상공회의소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문제는 단지 유가나 관세 관련 때문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발표된 수치는 대체로 예상 범위 안이었지만 개인적으로 예상보다 실망스러웠던 부분은 서비스 부문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굴스비 총재는 유가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는 서비스 물가가 오르는 것에 불안함을 표하며 서비스 물가 상승세가 최소한 멈추고 궁극적으로 다시 내려가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굴스비 총재는 특히 현재 연준이 물가와 고용이라는 이중 책무 사이에서 고민할 상황은 아니라고 봤다. 그는 고용시장은 대체로 안정적이나 인플레이션은 올라가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 청사,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내년까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4회 인상할 것이라는 씨티은행
미국이 CPI폭등으로 소란스러운 가운데 씨티은행이 내년까지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3.5%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김진욱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13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재정 지출 상방 요인으로 인해 한은의 최종 금리 전망을 기존 3.0%에서 3.5%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은이 올해 7월 금리 인상을 시작해 10월과 내년 1월, 4월에 각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씩 총 네 차례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에는 올해 7월과 10월 두 차례 인상할 것이라고만 봤다.
그는 반도체 호조로 인한 추가 세수 덕에 내년까지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성장 상방 요인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반도체 호조로 법인세수가 대략 올해 121조원, 내년 224조원에 달해 작년(85조원)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이에 따라 정부가 재정 지출을 올해 하반기 20조원, 내년에 90조원 정도 증액할 수 있으며 이는 경제 성장에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재정 지출 확대 전망 등을 반영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3.0%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은 2.4%에서 2.8%로 올려잡았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까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높게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으며, 서울 주택 가격과 국내 증시가 상승세인 점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 있는 근거로 들었다.
그는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확장적인 재정 정책과 긴축적인 통화 정책(금리 인상)이 혼합된 양상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의 습격에 완화적 통화정책을 끝낼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한국은행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