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 원전 재가동 제동…가시와자키-가리와 6호기 일정 연기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처음으로 추진하던 원자로 재가동 일정을 연기했다. 일본 정부가 에너지 안보 강화와 화석연료 수입 비용 절감을 위해 원전 활용 확대에 나선 상황에서, 이번 재가동은 도쿄전력은 물론 일본 원자력 산업 전반의 신뢰를 가늠하는 시험대로 주목받아 왔다.
19일 교도통신은 도쿄전력이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 6호기의 재가동 시점을 당초 예정했던 20일에서 며칠 늦추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시설 전반의 상태를 보여주는 위성 이미지.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쓰나미로 심각한 손상을 입은 원전 부지의 건물, 저장 설비, 배관 구조 등이 확인된다. / 출처 = TEPCO(도쿄전력)
제어봉 경보 설정 오류 확인…운영 한계 일탈로 분류
도쿄전력에 따르면 재가동 연기는 지난 18일 제어봉 인출 시험 과정에서 경보 시스템이 정상 작동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결정됐다. 해당 경보 장치는 짝을 이루지 않은 제어봉 두 개가 동시에 인출될 경우 이를 감지하도록 설계돼 있다.
조사 결과, 경보 오작동의 원인은 제어봉 쌍 설정 오류로 밝혀졌다. 이 오류는 6호기가 상업 운전을 시작한 1996년 11월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확인됐다. 도쿄전력은 제어봉 쌍 약 2만 개 가운데 88개에서 설정 오류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경보 시험이 무작위 방식으로 진행돼 그동안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사안은 원전 안전 규정상 운영 한계 일탈로 분류됐다. 도쿄전력은 즉시 모든 제어봉을 완전 삽입 상태로 복귀시켰으며, 설정 오류는 수정 완료됐다. 원전은 19일 저녁 일탈 이전 상태로 복구됐다.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 측은 운영 인력의 실수는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전 책임자는 기자회견에서 우연히 발견된 설정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설명했다.
재가동 일정 재조정…규제 당국과 협의 예정
도쿄전력은 6호기에 설치된 205개 제어봉 전체에 대한 검증 점검과 핵연료 집합체의 핵분열 반응 검사에 수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재가동 일정은 원자력규제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NHK는 검증이 마무리되는 대로 며칠 내 재가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은 총 설비용량 8.2GW로 세계 최대 규모 원전이다. 이 가운데 6호기는 약 1.36GW 규모로, 도쿄전력은 상업 운전을 2월 26일 재개할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원전 재가동 정책의 분수령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의 재가동은 일본 원자력 산업 전반의 신뢰 회복 여부를 가늠하는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이 원전의 7개 호기는 2012년 3월 6호기가 정기점검에 들어간 이후 모두 가동을 멈춘 상태다.
도쿄전력은 지난해 6월 6호기에 핵연료 장전을 완료했다. 당초 7호기를 먼저 재가동할 계획이었으나, 6호기의 대테러 시설 업그레이드 기한이 더 여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순서를 변경했다. 7호기 재가동 시점은 2030년 전후로 예상된다.
재가동에 대한 지역과 규제 당국의 동의를 얻기 위해 도쿄전력은 1·2호기(각 1.1GW)를 폐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으며, 3~5호기의 처리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재가동이 성사되면 도쿄전력은 도호쿠, 간사이, 주고쿠, 규슈, 시코쿠에 이어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을 재가동하는 여섯 번째 일본 전력회사가 된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6호기 재가동 시 도쿄 송전망 지역의 전력 예비율이 약 2% 개선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일본 원자력 업계는 신뢰 문제에도 직면해 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는 이달 주부전력(中部電力)에 하마오카 원전의 지진 데이터 조작과 관련한 상세 보고서 제출을 명령하고, 해당 원전의 재가동 심사를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