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미쓰비시, 하이브리드 옵션 대거 도입...하이브리드 수요 급증, 100% 전기차 전환 발판 될 것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하이브리드 수요 증가가 전기차 100% 전환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각) 전기차 전문 매체 클린테크니카(CleanTechnica)는 기술 발전으로 최근 일부 하이브리드 차량은 순수 전기 주행도 가능하다며 전기차 전환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고 보도했다.
전기차는 둔화... 하이브리드 수요는 고공행진
환경단체, 도요타 하이브리드에 '그린워싱' 비판도
하이브리드의 질주가 심상치 않다. 미국 에너지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117만5597대로 2022년 대비 53% 증가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판매량 또한 2022년 대비 46% 증가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란 전기자동차의 약점인 충전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의 혼합 형태다.
국내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2월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3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차량은 전년 대비 42.5% 증가한 39만1000대가 판매됐다. 보고서는 국산 인기 모델 대부분이 하이브리드 옵션을 제공하면서 판매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전기차 수요는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 에너지 전문 리서치업체 SNE 리서치가 지난 3월 발표한 ‘2024 전기자동차 시장 및 배터리 수급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판매량은 약 1641만대 정도로 2023년 대비 16.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성장률이 33.5%에 비해 16.9% 감소한 수치다. 보고서는 경기 침체, 보조금 폐지 등을 고려한 자동차업체의 판매 전략 조정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실제로 지난해 GM은 2024년 상반기까지 북미 전기차 40만대 생산 목표를 무기한 연기했다. 2023년 3분기 실적이 예상을 상회했음에도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다만 2025년 말까지 1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목표는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차 수요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자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테슬라 또한 흔들리고 있다. 23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연간 2000만대의 차량을 판매할 것이라는 목표를 뺀 것이다. 테슬라는 해당 문구를 2020년 이후 매년 보고서에서 삽입해온 바 있다. 보고서 발표 직후 주가는 전날 대비 3.54% 급락한 173.74달러(약 24만원)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로이터는 테슬라가 회사의 중심 축을 전기차가 아닌 로봇으로 전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후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를 우려하고 있다. 내연기관이 딸린 하이브리드 차량은 기후변화 대응에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소비자단체 퍼블릭 시티즌(Public Citizen)은 지난해 12월 하이브리드를 완전 전기차를 연상시키는 문구로 홍보했다며 도요타의 광고를 미국 연방공정거래위원회(FTC)에 제소했다. 당시 도요타는 내연기관이 장착된 하이브리드 차량을 ‘전기화 이동수단(electrified mobility)’, ‘제로(0)를 넘어선 새로운 가치(beyond zero)’ 등으로 홍보한 바 있다.
이에 도요타는 “업계 표준 마케팅 용어를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이브리드 옵션, 인기 차종에 속속 도입돼...
전기차 전환에 소극적인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흐름 선도
환경단체의 우려도 무리는 아니다. 과거 하이브리드 모델은 가속 페달을 밟을 때마다 가솔린 엔진이 작동하는 등 순수 배터리 주행율이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연비도 광고 수치보다는 낮았다.
그러나 클린테크니카는 최근 기술의 발달로 하이브리드 옵션이 빠르게 보편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시스템이 인기 차종에 도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견인하는 것은 완벽한 전기차 전환에 소극적이었던 일본 자동차업체들다.
실제로 혼다는 대표적인 베스트셀러인 중형 세단 어코드(Accord)와 SUV 모델 CR-V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제공하고 있다. 2025년에는 시빅(Civic)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시빅은 1972년에 출시된 소형차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혼다의 스테디셀러다.
혼다 어코드 터보 / 혼다 웹사이트
클린 테크니카는 혼다가 이러한 인기모델에 적용, 빠르진 않지만 분명한 전기차 전환을 추진 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미쓰비시 또한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미쓰비시는 캠핑, 오버랜딩(overlanding) 등 오프로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시스템을 탑재한 승합차(van)를 출시할 계획이다.
오버랜딩이란 적당한 장비를 갖춘 차량으로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 자연을 즐기고 탐험하는 여행을 말한다.
클린테크니카는 연비가 높고 휘발유 사용량도 절반으로 줄어드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가 기후 변화 대응에 나쁘다고 볼 수 없다며, 소비자들의 하이브리드 선호가 향후 배터리 전기차 구매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