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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박성재가 챙긴 것은 법이 아니라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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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박성재가 챙긴 것은 ‘법’이 아니라 ‘서명’이었다 법치의 최후 보루여야 할 법무부 장관이 내란의 밤, 헌법 파괴의 ‘행정적 설계자’ 역할을 했다는 사법부의 준엄한 판단이 나왔다. 지난주 이진관 재판부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1심 판결을 통해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수행한 구체적인 ‘역할’을 적시했다. 하지만 오늘 처음으로 피고인석에 선 박 전 장관은 계엄을 사전에 몰랐고 적극적으로 말렸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것은 재판부가 이미 확정한 사실관계와 정면 충돌하는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재판부가 묘사한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18분의 풍경은 박 전 장관의 주장과는 판이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이른바 ‘2분 국무회의’가 끝나갈 무렵, 박 전 장관은 종이에 무언가를 적으며 국무위원들의 얼굴을 여러 차례 확인했다. 재판부는 이 행동이 단순한 메모가 아니라 국무회의 참석자 명단을 작성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나아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참석자 서명을 받아야 한다”고 처음 건의하고, 이후에도 재차 서명을 챙긴 인물로 박 전 장관을 지목했다. ‘서명’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재판부는 국무위원들의 서명을 받는 행위를 비상계엄 선포의 절차적 요건을 갖추려는 시도로 보았으며, 이것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로 판시했다. 법률 전문가인 법무부 장관이 계엄의 불법성을 인지하고도 이를 공식화하기 위해 앞장서 이름을 적고 서명을 독려했다는 사실은 그가 단순한 조력자가 아니라 내란의 실행을 완성하려 한 핵심 인물임을 증명한다. 더욱이 박 전 장관은 계엄을 몰랐다고 강변하지만,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박 전 장관에게 지시사항 문건 등을 건넸다”고 이미 못 박았다. 대통령실로 불려가 지시 사항을 전달받고, 장관들에게 지시할 사항을 미리 준비했다는 사법부의 판단 앞에서 몰랐다”는 주장은 법조인으로서의 양심마저 저버린 후안무치한 태도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박 전 장관은 말렸다”는 궤변 뒤에 숨지 말고, 본인이 직접 작성한 명단과 독촉했던 서명이 민주 질서를 어떻게 유린하려 했는지 역사와 법정 앞에 참회해야 한다. 이진관 재판부가 이미 판단한 ‘박성재의 역할’은 지금부터 그가 져야 할 법적 책임의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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