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행료 징수 …위안화 결제로 페트로달러 타격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23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해가 저무는 가운데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향해 아라비아만을 항해하고 있다. 2026. 03. 23 [AP=연합뉴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를 공식화하고 나섰다.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는 세계 원유와 가스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과 선박을 상대로 통행료를 부과하는 법안을 승인했다고 30일 이란 국영 TV가 보도했다.
한 위원에 따르면, 이 호르무즈 관련 법안엔 ▲ 금융 및 통행료 부과 ▲ 이란의 주권 강화와 이란군 관리 역할 확대 ▲ 해협 내 보안 조치 대폭 강화 ▲ 미국과 이스라엘 선박 통과 금지 ▲ 일방적 제재 국가의 선박 진입 제한 ▲ 해협 반대편 오만과의 법적 협력 등이 담겼다.
특히 이란은 핵무기 영구 포기와 고농축 우라늄 반출, 미사일 사거리 수와 사거리 제한을 비롯한 15개 항의 미국 종전안에 맞서 제시한 역제안을 통해 호르무즈에 대한 배타적 주권과 그에 따른 통행료 징수 인정을 미국에 요구했다.
미국의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아지즈 이븐 사우드사이 국왕(초대)이 1945년 2월 14일 이집트 수에즈 운하 내 그레이트 비터 호수 위에 띄운 미 해군 순양함 퀸시호에서 안보와 석유 를 교환하는 석유-안보 동맹 에 합의했다. USMC 대령 윌리엄 A. 에디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이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 입법
미국·이스라엘 선박 통과 금지 못 박아
뭣보다 이 법안은 미국·이스라엘의 2·28 불법 선제폭격 이후 이란이 잠정적이고 비공식적으로 부과하던 통행료를 주권과 통제, 감독 (뉴욕타임스) 시스템을 통해 공식화하겠다는 것이다. 영국 해운 전문지 로이드 리스트에 따르면, 이미 해협을 통과한 선박들은 중국 위안화로 통행료를 내거나, 외교 경로를 통해 안전한 통행을 보장받았다.
전쟁 발발 이후 지난 한 달간 이란은 호르무즈를 사실상 봉쇄하고 자국의 허가를 받은 선박만 통과시켰고 그렇지 않은 태국 유조선 등 일부 선박을 타격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6일 이란의 에스마일 바게이 외무부 대변인은 메흐르 통신을 통해 안전한 통행을 위해 비용이 징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27일 미국의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란의 호르무즈 통행료 징수 계획을 불법 이라고 비난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통제는 이란의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 타격,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에너지 시설 타격과 맞물려 글로벌 유가 폭등을 불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누차 이란이 호르무즈를 완전히 다시 개방하지 않는다면 군사력을 동원해 이란의 발전소들을 초토화하겠다고 위협하고 4월 6일을 시한으로 재차 못 박았지만, 이란은 결사 항전 의지를 다지고 있다,
트럼프는 30일 트루스 소셜을 통해 조속히 종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거나 호르무즈가 비즈니스를 위해 즉각 개방되지 않는다면, 이란의 모든 발전소, 유정, 하르그 섬(모든 담수화 시설까지 가능)을 폭파하고 완전히 초토화함으로써 이란에서 아주 훌륭했던 우리의 체류를 마칠 것이다 라고 주장했다. 이란의 거부해도 일방적 공격 후 빠져나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30일 트루스 소셜을 통해 조속히 종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거나 호르무즈가 비즈니스를 위해 즉각 개방되지 않는다면, 이란의 모든 발전소, 유정, 하르그 섬(모든 담수화 시설까지 가능)을 폭파하고 완전히 초토화함으로써 이란에서 아주 훌륭했던 우리의 체류를 마칠 것이다 라고 주장했다 2026. 03. 30 시민언론 민들레
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즉각 개방 또다시 요구
발전소·유정·하르그·담수화 시설 초토화
호르무즈 해협의 국제법적 지위는 복잡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가장 좁은 곳의 폭이 약 48km 미만인 호르무즈는 이란과 오만의 영해에 속하지만, 국제법상으론 선박의 통행이 보장되는 국제 수로로 취급된다. 호르무즈는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의 관할권에 속한다는 얘기다. 이란은 이 협약에 서명은 했지만, 비준은 하지 않은 상태다.
지리적 관문 을 이용해 통행료를 부과 중인 사례도 물론 있다. 이집트와 튀르키예다. 이집트는 2023년 수에즈 운항 통행료로 약 103억 달러를 챙겼으며, 튀르키예는 보스포루스와 다르다넬스 해협을 통과할 때 톤당 요금을 부과한다. 1994년 11월 발효한 유엔해양법협약은 연안국의 통행료 부과를 금지하지만, 이들은 그 이전의 국제협약에 근거해 예외를 인정받고 있다.
전후 규칙에 기반한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정상 작동하는 시기였다면 호르무즈 통행료 징수는 유엔해양법협약에 어긋나는 만큼 이란이 아예 징수 시도조차 안 했을 수 있지만, 미국이 이란을 불법 침공해 유엔 헌장과 각종 국제법을 대놓고 파괴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란이 힘 으로 이 정책을 고수하면서 기정사실 로 만든다고 해서 미국이 비난하긴 어렵다. 현재 호르무즈 인근에는 약 3000척의 선박이 통과를 위해 대기 중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란 전쟁이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가치를 아주 뚜렷하게 드러낸 장면인 셈이다.
눈여겨볼 지점들이 또 있다. 현재 해협 통과 선박들은 제재 대상인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에 통행료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추후 미국의 2차 제재 대상이 될 우려도 있다. 그리고 호르무즈 통행료를 위안화로 받겠다는 건 이란 석유의 대체 결제 수단 구축과 페트로달러 체제 약화, 그리고 글로벌 무역의 탈달러화를 추진하려는 브릭스(비서방 신흥경제국 모임) 시도와 맞물려 있다.
걸프 지역의 담수화 시설 지도. 걸프협력회의(GCC) 통계 센터. 2026. 03. 12 [알자지라 캡처]
수에즈, 보스포루스·다르다넬스도 징수
이란, 호르무즈 통행료는 위안화로 결제
캐나다의 국제정치 분석가인 재커리 버밍엄은 비터 호수 위 석양. 이란 전쟁과 페트로달러 란 30일 자 기사를 통해 이란 전쟁이 중동의 석유를 미국 달러로만 거래하게 해 달러를 세계 기축통화로 만든 페트로달러 체제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페트로달러 체제의 시작은 2차 대전 종전 직전인 1945년 2월 14일로 거슬로 올라간다. 당시 미국의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아지즈 이븐 사우드사이 국왕(초대)은 수에즈 운하 내 그레이트 비터 호수 위의 미 해군 순양함 퀸시호에서 안보와 석유 를 교환하는 석유-안보 동맹 에 합의했다. 사우디는 미국에 안정적인 석유 공급을, 미국은 사우디에 영구적인 안전 보장을 서로 약속했다. 그리고 중동 전쟁에 따른 오일쇼크 직후인 1974년 리처드 닉스 미 행정부는 모든 석유 수출 대금은 오직 미국 달러로만 결제한다 는 약속을 받아내고 사우디에 안보 보장 강화를 약속함으로써 페트로달러 체제로 확장됐다.
버밍엄이 보기에, 미국 패권의 한 축인 페트로달러 체제를 이란 전쟁은 양쪽에서 타격을 주고 있다. 하나는 호르무즈 통행료를 위안화로 받겠다는 이란의 행보다. 또 하나는 미국과 사우디(추후 걸프 전체)가 약속한 페트로달러 체제를 떠받치는 한 기둥인 미국의 안보 보장 능력이 이제 공공연하게 의심받게 됐다는 점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4일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에서 방공망에 의해 요격된 드론 파편으로 인해 발생한 화재와 연기가 석유 산업 단지 위로 피어오르고 있다. 2026. 03. 04 푸자이라 미디어 사무소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페트로달러 받치던 미 안보보장 능력 의심
걸프, 전쟁 개시·휴전 협의에서 완전 소외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 설계나 실행 과정에서 걸프 국가의 평안함은 주요 고려 사항이 아니었음은 명백하다 면서 걸프 지도자들은 2·28 공격을 사전 통보받지 못했고, 이 작전은 끝내 걸프와 미 국내 정보기관들이 오랫동안 예측했던 바로 그 보복 공격들을 불렀다. 걸프 경제들은 이제 본인들이 시작하지도 않은 전쟁의 최전선이 됐다 고 지적했다.
전쟁이 4월까지 지속되면, 쿠웨이트와 카타르는연간 국내총생산(GDP)이 14%,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도 각각 5%와 3% 하락할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전망하고 있다. 버밍엄은 이러한 전망치는 초현대적인 사막의 신기루에서 위험한 지정학적 발화점으로 인식이 변하는 데 따른 더 무형적이고 장기적인 경제적 영향을 반영하지 못한다 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걸프 국가들은 전쟁 전부터 이란을 직접 타격하면 이란은 반드시 호르무즈 봉쇄 또는 걸프 에너지 시설 보복 공격을 할 것 이란 경고를 미국에 지속해서 해왔고, 실제 자신들의 예측대로 최대 피해자가 된 상황에서도, 미국은 휴전을 위한 외교적 작업도 파키스탄을 통해 시도하면서 여전히 걸프 지도자들은 소외시키고 있다 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란 전쟁에 퍼부은 천문학적 전쟁 비용을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국가에 부담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논란을 불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30일 브리핑에서 대통령보다 앞서가고 싶지는 않지만 내가 알기론 대통령이 가진 아이디어 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언급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해군과 해병대 병력 약 3500명으로 구성된 트리폴리 상륙준비단과 제31 해병원정대를 태운 강습상륙함인 트리폴리함이 이란과의 지상전을 위해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 2026. 03. 28 [미 중부사령부 X계정 캡처] 시민언론 민들레
트럼프, 걸프국에 이란 전쟁 비용 메워라?
걸프국, 무엇에든 대비해 위험 분산해야
걸프의 미래와 관련해 버밍엄은 단기적으로 걸프 국가들에겐 자국 경제와 국내 정치 질서를 안정시키기 위해 선택이 가능한 매력적 대안이 거의 없다. 그러나 장기적 전망은 더 어둡다 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지리적 인접성의 횡포는 피할 수 없다. 이란은 가깝고 미국은 멀다. 미국의 독보적 패권 시대엔 이 거리를 메우는 것이 가능했지만, 그 시대는 이제 저물고 있는 만큼 걸프 국가들은 다음에 올 무엇에든 대비해 위험을 분산해야 한다 고 조언했다.
미국 달러는 글로벌 외환보유고의 56%, 모든 외환 시장 거래의 89%를 점하며 여전히 독보적이다. 그래서 탈달러화 시도는 갈 길이 멀지만, 이란 전쟁이 페트로달러 체제의 심장 을 가격하고 있다는 게 그의 견해다. 일례로 이번 전쟁에서 미국은 정부는 이미 이란의 군사력이 압도적으로 파괴 됐다고 말했지만, 분산된 전술과 저비용 무기들을 활용해 이란 정권은 억제력을 유지하고 페트로달러 체제의 한 기둥인 걸프에 대한 미국의 안전 보장 약속을 흔들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프린스 술탄 공군 기지에 대한 이란의 공격을 받고 미국 보잉 E-3 센트리 조기경보통제기가 파괴됐다. 이 사진은 29일 소셜 미디어로 공개됐다., 2026. 03. 29 [로이터=연합뉴스]
버밍엄은 이는 드론 전쟁 시대에 미국 억제력의 실효성을 의심하게 만들며, 워싱턴이 장기적으로 관여를 유지할 수 있는지, 의구심을 증폭시킨다 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걸프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안보 요구가 멀리 떨어진 동맹국에 의존하기보다, 지평선 바로 너머에 있는 적과의 타협을 통해 더 잘 충족될 수 있다고 결론 내릴 수도 있다 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단지 이란 정권이 장기판에 더 오래 머물며 경제적 살상을 통해 협상력을 높일 뿐 아니라, 뭣보다 비터 호수 협정을 가능하게 했던 미국의 질적인 군사적 우위의 핵심부를 타격한다 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