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힘 못쓰고 금값은 하늘로 치솟아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주의적 폭주에 달러화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독립성을 거침없이 침해하고 그린란드를 침공할 뜻을 밝히는 등 좌충우돌을 거듭하자 달러화 가치는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면치 못하자 원화는 기력을 차리고 있고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중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화가 훌륭하다 며 자화자찬이다.
‘셀 아메리카’? 맥 못추는 달러화
27일(현지시간) ICE 선물거래소에서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뉴욕증시 마감 무렵 95.86으로 전장 대비 1.2%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22년 2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달러화 가치는 파월 연준의장에 대한 기소 가능성 대두로 불거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 침해 우려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그린란드 합병 위협이 불거진 후 4거래일 연속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민당국 요원에 의한 미니애폴리스 총격 사망 사건 여파로 미 상원 민주당 의원들이 국토안보부 예산안에 문제를 제기하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가능성을 높인 것도 달러화 가치 약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제업체 코페이의 칼 샤모타 수석 시장전략가는 로이터에 미 정부가 또 다른 셧다운으로 향하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다시 급증하고 있다”며 이는 1년 내내 시장을 지배해 온 ‘셀 아메리카’ 거래의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달러화 지폐를 가리키는 트럼프 대통령 미니어처.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달러화 힘 못쓰는데 ‘훌륭하다’는 트럼프
달러화 가치가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는 훌륭하다”며 최근의 달러화 약세를 우려하지 않는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달러화는 외환시장에서 더 약세를 보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아이오와 일정을 위해 출발하기 전 달러화 약세를 우려하느냐는 취재진 질의에 아니다. 훌륭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내 생각에 달러 가치는, 지금 우리의 산업이 해나가는 것을 보라, 달러는 훌륭하게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과 일본을 보면, 나는 그들과 정말 열심히 싸웠다. 그들은 항상 통화를 평가절하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주요 통화에 견준 달러화 가치가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달러화 약세 관련 시장 우려가 커진 가운데 나왔다.
시장 참가자들은 해당 발언을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화 가치 약화를 우려하지 않으며, 오히려 최근 약세를 선호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아이오와로 향하는 트럼프 대통령. AP 연합뉴스
달러 맥 못추자 원화는 기운 차려
한편 원/달러 환율은 28일 달러 약세와 엔화 강세의 영향으로 10원 넘게 떨어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4시 56분 기준 1427원으로 전날 대비 8.50원 떨어졌다. 15.2원 낮은 1431.0원으로 출발해 1430원대 초반에서 등락하다 낙폭을 키웠다. 이는 올해 들어 최저 수준이다.
전날 환율은 대미 관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닷새 만에 반등했으나 간밤에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엔화는 미국과 일본 외환 당국 개입 경계로 이번 주 내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160엔에 육박했던 엔/달러 환율은 이날 152엔대까지 떨어졌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39.24원으로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보다 3.76원 올랐다.
금값은 로켓처럼 하늘로 날아올라
달러가 기진맥진한 사이 금값은 사상최고치를 매일처럼 갱신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 시간 28일 오전 11시34분 현재 금 현물은 온스당 5224.3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대표 안전 자산인 금은 달러 약세 우려에 따른 헤지(위험 분산) 수요,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의 요인으로 가격이 작년 한 해에만 65% 올랐다.
은 현물 가격도 26일 최초로 온스당 11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이날 오전 11시34분 기준 113.6091달러를 나타냈다. 지난해 은값 상승률은 150%가 넘는다.
금·은은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통상 이를 대비하는 수단으로서 몸값이 오른다. 특히 달러화 하락 우려가 번지면서 미국 자산의 비중을 줄이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 움직임이 금·은 가격을 올리는 주요 동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매입을 늘리면서 인기가 더 높아졌고, 은은 인공지능(AI) 전산 장비와 전기차 등 첨단 산업 소재로도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
금 5천200달러 돌파. 연합인포맥스 제공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그린란드 등을 둘러싸고 지정학적 긴장이 계속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달러화 약세를 우려하지 않는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등 금·은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현재 금 랠리는 1980년의 최고치를 무색하게 만드는 수준”이라며 다만 달러화 상승,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완화,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정 등은 금값 하락세를 촉발할 요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달러화 약세를 초래한 트럼프 행정부의 폭주가 그칠 수 있을 것인지, 금값의 상승세는 어디까지 지속될지 오리무중이다.
금.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